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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의심’ 드루킹 특검 후보에 대한 변협의 거짓말

‘부적격 의심’ 드루킹 특검 후보에 대한 변협의 거짓말
20여개 단체 추천 받았다? 실제로는 단 한 곳만 요청에 응해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발행 : 2018-06-04 17:08:47 | 수정 : 2018-06-04 17:29:34


▲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의철 기자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가 지난 3일 ‘드루킹 특별검사’ 후보군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20여개 변호사 단체의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단 한 곳만 변협의 추천 요청에 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변협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등에 따르면 변협은 드루킹 특검 후보군을 추천하기 전 전국 변호사 단체 20여 곳에 후보군 추천을 의뢰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실제 후보군을 추천한 단체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단 한 곳 뿐이었다.

변협은 전날 드루킹 특검 후보군을 발표하면서 “드루킹 사건 수사에 적합한 후보자를 찾기 위해 전국 2만4천여명의 회원과 14개 지방변호사회,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사내변호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연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으로부터 특검 후보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다. 발표 내용대로라면 21개 단체가 추천 과정에 의견을 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셈이다. 이 발표는 김현 변협 회장이 직접 공개석상에서 했다.

변협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보도자료에 언급한 단체들에 추천 의뢰 공문을 보낸 건 맞지만, (20여개 단체 중) 서울변회만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민변의 경우 드루킹 사건 자체가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변협의 추천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변 관계자는 “민변에 드루킹 특검 후보군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이 왔으나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 권력형 비리거나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개입한 ‘농단’의 성격이 짙다면 특검 추천을 했을텐데, 드루킹 사건은 정쟁의 성격에 가깝다고 판단해 이번 추천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민변 관계자는 “변협이 왜 저렇게(민변도 추천했다고) 발표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변협은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전체 회원들과 20여개 변호사 단체에 특검 후보군을 추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구성된 변협 특검후보추천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3시간여 회의를 거쳐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했다.

서울변회와 개별 변호사들로부터 받은 후보군은 총 65명이었으나, 이들 중 50여명은 ‘특검 수사 사안이 아님’, ‘정치적 민감성’ 등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가 검토한 후보군은 총 13명이었고, 투표를 거쳐 이들 중 4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이렇게 추천한 특검 후보군에는 뉴라이트‧공안검사 출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 사건 변호인 출신 등이 포진해 있어 부적격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변협이 드루킹 특검 후보로 선정한 인물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임정혁(62·16기), 오광수(58·18기), 김봉석 변호사(51·23기) 등 4명이었다. 허익범 변호사는 ‘뉴라이트’로 분류되고, 임정혁 변호사는 대표적인 공안검사 출신이다. 오광수 변호사는 2007년 ‘삼성 비자금 및 검사 대상 로비 의혹’ 수사를 맡았으나 전혀 진척시키지 못했고, 작년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전력이 있다. 김봉석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여당 주요 인사들이 연루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을 맡아 꼬리자르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처  [단독] ‘부적격 의심’ 드루킹 특검 후보, 20여개 단체 추천 받았다? 변협의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