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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청소노동자 숨진 서울대 휴게실 실태조사

노동부, 청소노동자 숨진 서울대 휴게실 실태조사
휴게실 설치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집중 조사
[한겨레] 이유진 기자 | 등록 : 2019-08-20 14:44 | 수정 : 2019-08-20 15:04


▲ 지난 9일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제2공학관 지하 1층 직원휴게실. 사방에 창문 하나 없이, 막고 좁힌 공간이다. 360도 카메라로 찍었다. 김정효 기자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노동부가 서울대 휴게실 실태조사에 나섰다.

20일 노동부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관악지청)과 서울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관악지청은 이날 오전 10시께 청소노동자가 숨진 서울대 관악캠퍼스 제2공학원 지하1층 직원휴게실을 시작으로, 서울대 캠퍼스 안 수백여개 휴게실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이번 주 내내 이뤄질 예정이며, 관악지청은 지난해 8월 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에서 제시한 기준을 서울대가 준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관악지청 관계자는 “경찰은 사인을 ‘병사’로 기록했다지만 휴게실의 환경적 요인이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사실 확인 차원에서 실태조사 및 점검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범위에는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휴게실 전수조사 내용과 진척 여부 등도 포함됐다. 관악지청 관계자는 “조사 뒤 필요하다면 학교 쪽에 개선 조처나 시정 사항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청소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환경분회도 참여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향후 노동부에서 권고안을 제시하면 정책 추진에 반영하겠다”며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낮 12시 30분께 서울대학교 휴게실에서 67살의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휴게실은 계단 아래 가건물 형태로 만들어진 곳으로 실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3.52㎡(1.06평)에 불과할 정도로 좁았다. 평소 3명의 노동자가 이용한 휴게실엔 창문도 에어컨도 없었다. 청소노동자가 직접 설치한 환풍기와 벽에 걸린 선풍기 한 대가 더위를 식힐 유일한 도구였다. 이를 두고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에어컨도 없는 열악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다 참변을 당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출처  [단독]고용노동부, 청소노동자 숨진 서울대 휴게실 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