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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나도 엄마니 믿어 달라’더니” 민식이법 무산에 오열한 부모들

“나경원, ‘나도 엄마니 믿어 달라’더니” 민식이법 무산에 오열한 부모들
“민식이법 외면하는 건 우리가 아닌 민주당” 책임 회피하는 적반하장 토착왜구당
[민중의소리] 김도희 기자 | 발행 : 2019-11-29 20:26:05 | 수정 : 2019-11-29 21:13:56


▲ 토착왜구당 왜창 나베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어린이 생명 안전법을 촉구하는 선거제도 개혁안 저지를 위한 본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29 ⓒ정의철 기자

“토착왜구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게 직접 말했습니다. ‘나도 엄마다 믿어 달라’고. 저한테 직접 제 몸을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불과 이틀 전 왜창 나베에게 ‘어린이 생명 안전 법안’ 통과를 약속받았던 고(故) 김태호 군의 엄마 이소현 씨는 29일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졌다. 왜창 나베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에서 199개 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할 수 있는 국회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이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준다면 토착왜구당은 필리버스터를 하기에 앞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에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러한 협상안을 거론하는 왜창 나베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부모들은 “사실상 민식이를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왜창 나베에게도 직접 물었지만 그는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은 채 급히 자리를 떠났다.

왜창 나베 원내대표실 앞에서 한참을 오열한 부모들은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김민식 군의 엄마 박초희 씨는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울부짖었다. 박 씨는 “우리 아이들을 이용하지 말라. 당신들 그렇게 하라고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내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김태호 군의 아빠 김장회 씨는 “가족들이 의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때 정말 그만하고 싶었다. 이렇게 비굴할 수가 없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거니 참았다”며 “민식이법 하나라도 해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 이게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라 하니 이 나라가 진짜 싫다”고 가슴을 쳤다.

태호 엄마 이소현 씨는 “여야 간 협상이 안 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선거법과 관련해 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부모들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라며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달라는 부모의 목소리가 왜 정치적으로 이용돼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나경원의 기자회견을 듣고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에 가서도 무릎을 꿇길 바라나, 부모로서 그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정말 나경원는 여기 계신 부모들에게 사과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이해인 양의 아빠 이은철 씨는 “도대체 왜 아이들을 이용해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꼭 이유를 듣고 싶다”며 “우리 아이를 살려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제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힘든가”라며 통탄했다.

고 최하준 군의 엄마 고유미 씨는 “저는 오늘 우리나라 정치의 민낯을 봤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게 국회의원들의 선의에 의한, ‘부모로서의 마음’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나경원이 사실을 말해줬다. (그들은) 저희 아이들의 목숨과 거래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씨는 “정말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는 누가하고 계시는지 얼굴 좀 한번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왜창 나베에게 “사과를 꼭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를 토착왜구당이 올바르게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며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토착왜구당은 “민식이법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라며 도리어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왜창 나베는 발언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기자회견을 또 한 번 자처하고 자신의 말이 왜곡됐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오해가 좀 있으신 것 같다”며 “저희는 무슨 조건으로 그것(민식이법)을 내 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하기 전 민식이법을 처리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고 거꾸로 덮어씌우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왜창 나베는 민식이법과 같은 민생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할 이유가 없었다며 애초에 그것을 먼저 처리한 뒤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 199개 중 민식이법은 해당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은) 소수당에 보장된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며 “문희상 의장이 의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될 사회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직무를 마음대로 유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창 나베는 토착왜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버젓이 앉아있는데도 회의를 열고 있지 않은 문 의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유감을 표시했다.

토착왜구당 김현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민식이법을 볼모로 야당을 협박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즉각 멈추라. 당장 본회의에 참석하라”며 “본회의에 참석해서 민식이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국회법이 인정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경청하기 바란다”고 겁박했다.

▲ 해인이, 태호, 민식이 유가족과 정치하는엄마들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어린이 생명 안전법 본회의 의결 조건으로 유치원3법, 선거법 상정거부 등을 주장한 토착왜구당 왜창 나베 원내대표를 규탄하고 있다. 2019.11.29 ⓒ정의철 기자

▲ 토착왜구당 왜창 나베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개회를 거부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29 ⓒ정의철 기자


출처  “나경원, ‘나도 엄마니 믿어 달라’더니” 민식이법 무산에 오열한 부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