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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조선일보, 불 끄자는데 수돗물 값 아끼자는 것인가?

조선일보, 불 끄자는데 수돗물 값 아끼자는 것인가?
<조선일보>, 문 대통령 3차 추경안 문제 삼아
성 선임기자, “곧 부도날 것처럼 호들갑”
2008년 금융위기 때 오바마 행정부 향한
미국 보수세력 주장과 한국 보수세력 비슷
“문재인 정부 성공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 | 등록 : 2020-05-13 14:08 | 수정 : 2020-05-13 15:13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는 13일 <한겨레 티브이(TV)> 코너 ‘성한용의 일침’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한 문재인 정부의 재정투입을 비판하는 <조선일보>의 사설을 언급하며 “보수세력이 국가부채비율 상승에 대한 우려를 과장하고 공포감까지 조성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성 선임기자는 지난 11일 <조선일보> 사설 ‘100만원 나눠주면서 500만원 새 빚 안긴다’ 등을 언급했는데요.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3차 추경안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일보>는 “3차 추경은 전액 적자 국채로 조달해야 할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적자 국채 총액은 104조원으로 늘어난다”며 “우리는 곧바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스러운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성 선임기자는 “국가 부채비율이 올라가면 곧 부도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선임기자는 감염 재난으로 민생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집에 불이 난 다급한 상황에 비유하며, “(지금은) 주위에 있는 물을 다 끌어다가 불을 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적극적 재정 투입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 선임기자는 우리 정부가 국가재정이 감당하는 수준에서 감염재난에 대한 재정 지출을 하려는데도 <조선일보>가 비판적 사설을 쓰는 데 대해 “불을 꺼야 하는 와중에 수돗물값 걱정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게 말이 되는 논리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성 선임기자는 또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쓴 미국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미국 공화당의 극우 정치인과 논객들이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위기 원인’이라고 주장한 것을 소개하며, 지금 한국의 ‘수구·보수 세력’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과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성 선임기자는 “개인이든 국가든 부채비율이 높아서 좋을 일은 없다. 다른 나라와 달리 가계부채가 많은 우리나라는 국가부채비율이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것도 상식”이라며 “보수세력은 1997년 외환위기를 자신들이 일으켜 놓고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김대중 정부의 발목을 잡은 전과가 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제 좀 자제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래는 성 선임기자의 논평 전문입니다.

집에 불이 났습니다.

워낙 큰불이라서 그대로 두면 집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집 안에는 사람이 갇혀 있습니다.

집이 무너지면 사람이 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우선 불을 꺼야 합니다.

주위에 있는 물을 다 끌어다가 불을 꺼야 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수돗물값 걱정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수돗물값이 너무 많이 나오면

가난하게 살아야 하니까 물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말이 되는 논리인가요?

코로나발 충격으로 국내외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냥 두면 대한민국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산층과 서민, 사회적 약자는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도 이른바 보수세력 일각에서는

국가부채비율 40%를 무슨 신줏단지 모시듯 하고 있습니다.

국가부채비율이 올라가면 곧 부도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국가부채 급증’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사설 제목은 ‘100만원 나눠주면서 500만원 새 빚 안긴다’였습니다.

두 번째 사설 제목은 ‘선진국도 고령화 전엔 우리보다 부채비율 낮았다’였습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부채비율이 높아서 좋을 일은 없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가계부채가 많은 우리나라는 국가부채비율이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것도 상식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 눈앞에 닥친 위기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보수세력이 국가부채비율 상승에 대한 우려를 과장하고 공포감까지 조성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미국 공화당의 극우 정치인들과 극우 논객들은 위기를 넘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오바마 행정부가 바로 금융위기의 원인이며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적반하장 공세를 편 일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이른바 보수세력의 논리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왜들 이러는 걸까요?

혹시 우리 국민과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를 잘 극복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른바 보수세력은 1997년 외환위기를 자신들이 일으켜 놓고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김대중 정부의 발목을 잡은 전과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제 좀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국민과 정부가 손을 잡고 함께 위기의 강을 건너야 할 때입니다.

성한용의 일침이었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불 끄자는데 수돗물 값 아끼자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