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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부인 문화클럽 건물 지하공사로 ‘왕궁터’ 훼손

재벌부인 문화클럽 건물 지하공사로 ‘왕궁터’ 훼손
청와대 소유 궁궐터 홍석현 회장에 간 뒤 지하공사 이례적 허가
[한겨레] 박기용 기자 | 등록 : 2012.05.07 08:10 | 수정 : 2012.05.07 11:37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창의궁 터에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굴착기, 천공기 등 공사장비가 반입돼 있다. 김태형 기자

청와대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소유의 삼청동 땅과 맞바꿔 내준 땅은 청와대 경호처가 관리하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35-32, 35-33번지 국유지로 확인됐다. 이곳은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가 즉위 전에 지냈던 궁궐 ‘창의궁’의 터로, 좀처럼 지하층 신축 허가가 나지 않는데도 문화재청이 이례적으로 지하층 공사를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한겨레>가 부동산 등기 명세를 확인해보니, 이 땅은 지난해 2월 11일 ‘교환’을 통해 대통령실에서 홍 회장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대통령실은 이 땅을 2010년 6월 8일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아 8개월 만에 다시 홍 회장에게 넘겼다. 홍 회장은 삼청동 145-20번지 ‘삼청장’ 땅을 내주고 이 땅을 받았다.

창의궁 터인 통의동 땅은 조금만 파 내려가도 유물과 유구(遺構·옛 토목건축의 자취)가 나오는 곳이어서 지하층 건축 허가가 좀체 나지 않는다. 2008년 지하층 신축 허가를 신청한 통의동 35-○번지와 35-○○번지 음식점은 지하층 공사가 불허됐다. 최근 5년 동안 종로구청에 통의동 일대 지하층 신축 허가가 신청된 것은 4건인데, 지하 유구가 나온 3건 가운데 문화재청은 ‘지하 유구의 일부 복원·이전’을 조건으로 홍 회장 땅에만 지하층 공사를 허용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문화재위원회 전문가 검토회의는 ‘이 땅이 창의궁의 터로 추정되고 다양한 유물까지 발굴됐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지하공사를 허가했다”며 부실 심의 및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홍 회장의 통의동 땅 면적은 613.5㎡(185평)로, 지난해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는 27억여 원이지만 시세는 65억~93억 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홍 회장이 2009년 2월 삼청동 땅을 낙찰받은 가격(40억1000만 원)에 견주면 결과적으로 2년 만에 25억~53억 원의 시세차익을 본 셈이다. 홍 회장은 이곳에 부인 신연균 씨 등 재벌가 부인들로 꾸려진 문화유산 보존단체 ‘아름지기’의 건물(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204㎡)을 지을 예정이다.


출처 : 재벌부인 문화클럽 건물 지하공사로 ‘왕궁터’ 훼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