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 노동자 또… 무리한 ‘속도전’에 12명째 안타까운 희생
ㆍ낙동강 현장 작업인부 숨져
ㆍ해빙기 지반 약화 위험에도 조기 완공 매달려 안전 소홀
입력 : 2011-03-11 21:36:54ㅣ수정 : 2011-03-11 23:23:47
날이 풀려 지반은 약해지는데, 9월까지 4대강 공사 끝내라고 하고….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속도전으로 치달으면서 현장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해빙기를 맞아 지반 약화 등으로 사고 우려가 큰데도 ‘3월 준설 완료-장마철까지 보 공사 완료-9월 중 모든 공사 완료 후 시운전’이라는 살인적인 공기에 맞추기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오전 7시50분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낙동강 사업 농지 리모델링 작업장 인근 도로에서 차량 수신호 작업을 하던 인부 김모씨(59·안동시 대석동)가 25t 덤프트럭(운전자 안모씨·48)에 치여 숨졌다. 이날 사고로 4대강 사업이 본격화한 2009년 8월 이후 지금까지 4대강 공사장에서 모두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들어서만 5명이 숨졌다.
이날 사고는 안동시 수상동 낙동강 공사장에서 모래를 싣고 오던 덤프트럭이 수신호를 하던 김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났다.
사고가 난 안동 수상동 낙동강에서 풍천면 가곡리 농경지까지 20㎞가량의 구간에는 매일 25t 덤프트럭 200여대가 오간다. 수상동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를 풍천면 가곡리 농경지에 쌓기 위해서다.
가곡리 주민들은 “커다란 덤프트럭들이 행렬을 이루다시피 하며 좁은 도로를 쉴 새 없이 오가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장 동료들은 “오전 6시부터 밤 8시까지 하루 12시간씩 작업을 하고 있다”며 “업체 측이 한 번 운행할 때마다 얼마씩 주기로 하는, 일명 ‘탕뛰기’로 임금을 주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더 다니려고 무리한 운행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작업 구조 때문에 ‘빨리 들어가고 또 나오려다’ 사고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오후 6시쯤에는 경북 구미시 해평면 해평리 낙동강 사업 28공구에서 38t짜리 대형 굴착기가 준설작업을 마치고 나오다 작업용 도로가 침하되면서 강에 빠져 기사 윤모씨(54·부산)가 숨졌다. 지난 2월7일에는 낙동강 낙산지구 리모델링 구간에서 교량 거푸집 제거작업 중이던 장비기사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송찬흡 지부장은 “해빙기에는 모래로 된 가물막이나 작업용 도로의 지반이 파이핑 현상 등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도 업체들이 속도전에 내몰려서 공기 단축과 수익 확대에만 매달려 안전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4대강 사업 속도전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정부는 ‘조기 완공’ 타령만 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슬기 기자
ㆍ낙동강 현장 작업인부 숨져
ㆍ해빙기 지반 약화 위험에도 조기 완공 매달려 안전 소홀
입력 : 2011-03-11 21:36:54ㅣ수정 : 2011-03-11 23:23:47
날이 풀려 지반은 약해지는데, 9월까지 4대강 공사 끝내라고 하고….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속도전으로 치달으면서 현장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해빙기를 맞아 지반 약화 등으로 사고 우려가 큰데도 ‘3월 준설 완료-장마철까지 보 공사 완료-9월 중 모든 공사 완료 후 시운전’이라는 살인적인 공기에 맞추기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오전 7시50분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낙동강 사업 농지 리모델링 작업장 인근 도로에서 차량 수신호 작업을 하던 인부 김모씨(59·안동시 대석동)가 25t 덤프트럭(운전자 안모씨·48)에 치여 숨졌다. 이날 사고로 4대강 사업이 본격화한 2009년 8월 이후 지금까지 4대강 공사장에서 모두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들어서만 5명이 숨졌다.
이날 사고는 안동시 수상동 낙동강 공사장에서 모래를 싣고 오던 덤프트럭이 수신호를 하던 김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났다.
사고가 난 안동 수상동 낙동강에서 풍천면 가곡리 농경지까지 20㎞가량의 구간에는 매일 25t 덤프트럭 200여대가 오간다. 수상동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를 풍천면 가곡리 농경지에 쌓기 위해서다.
가곡리 주민들은 “커다란 덤프트럭들이 행렬을 이루다시피 하며 좁은 도로를 쉴 새 없이 오가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장 동료들은 “오전 6시부터 밤 8시까지 하루 12시간씩 작업을 하고 있다”며 “업체 측이 한 번 운행할 때마다 얼마씩 주기로 하는, 일명 ‘탕뛰기’로 임금을 주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더 다니려고 무리한 운행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작업 구조 때문에 ‘빨리 들어가고 또 나오려다’ 사고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오후 6시쯤에는 경북 구미시 해평면 해평리 낙동강 사업 28공구에서 38t짜리 대형 굴착기가 준설작업을 마치고 나오다 작업용 도로가 침하되면서 강에 빠져 기사 윤모씨(54·부산)가 숨졌다. 지난 2월7일에는 낙동강 낙산지구 리모델링 구간에서 교량 거푸집 제거작업 중이던 장비기사가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송찬흡 지부장은 “해빙기에는 모래로 된 가물막이나 작업용 도로의 지반이 파이핑 현상 등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도 업체들이 속도전에 내몰려서 공기 단축과 수익 확대에만 매달려 안전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4대강 사업 속도전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정부는 ‘조기 완공’ 타령만 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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