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라떼'의 진실... 이래도 거짓말 할래요?
정부의 황당 해명, 과학으로 반박합니다... 녹조 해결하려면 댐을 터라
[오마이뉴스] 김정욱 | 12.08.14 21:33 | 최종 업데이트 12.08.15 14:32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하여 자화자찬하기 바쁘다. 얼마 전에 이명박은 극심한 가뭄으로 땅이 마르고 갈라지는데 4대강 사업으로 홍수를 막았다고 엉뚱한 자랑을 했었다.
환경부는 또 며칠 전에 "극심한 가뭄에도 4대강 수질은 대폭 개선"되었다면서 4대강 사업의 효과라고 크게 선전하였다. 그 근거로 댄 것이 지난 2007~2009년과 비교하여 올해 상반기에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는데, 특히 총 인 농도가 44%나 줄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발표를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4대강은 온통 녹조로 뒤덮여 냄새가 진동을 하고 국민들은 마실 물을 찾아 소동을 벌이고 있다.
첫째, 수질은 해마다 상당한 변동이 있는데도 정부는 짧은 기간 동안의 자료를 가지고 조급하고 경솔하게 떠들었다. 둘째, 댐을 짓고 총 인 농도가 준 것은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고 다 강바닥에 축적된 것이어서 녹조 대발생의 전조가 되기 때문에 전혀 자랑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셋째, COD(Chemical Oxygen Demand, 화학적 산소 요구량으로 물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가 악화된 것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정부의 거짓말, 진실은 이겁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를 예방하고 물그릇을 키워 수질을 개선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리고 4대강 사업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정부 측 증인들은 한결같이 댐을 만들면 물그릇이 커져서 수질이 개선되고 또 조류 성장이 억제된다는 논리를 폈고 심지어 "남조류는 없다"고 큰소리 쳤다.
참고로, 지금 한강에서 흙냄새,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은 남조류 때문이다. 그리고 공사 중에 4대강에 흙탕물이 내려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사 중에 물이 맑아졌다고 주장하였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을 죄로 취급하지 않으니 선거에서나 재판에서나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이 '꼼수'의 진실은 이렇다. 4대강 사업 공사 중에 엄청난 흙탕물이 일었는데도 공사 전에 비해서 오히려 맑아졌다고 발표했는데, 공사는 남한강에서 벌여놓고 수질은 북한강의 수질을 가지고 말했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보면 팔당댐의 수질측정 지점들이 나타나 있는데, 정부에서 발표하는 팔당댐의 수질은 팔당댐2의 수질이다. 팔당에서는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섞이지 않은 채 따로따로 흘러가는데 북쪽 호안에 붙은 팔당댐2에는 북한강의 물이 흘러간다. 정부는 이 팔당댐2의 물이 마치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인양 발표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의 취수장은 팔당댐2의 맞은 편, 즉, 팔당댐 남쪽 호안에 붙어 있어서 남한강과 또 팔당에서 가장 수질이 나쁜 경안천의 물이 흘러들어 오는 곳에 있다. 즉, 수도권 시민들이 마시는 물 원수의 수질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팔당의 수질과는 다르다. 팔당에서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섞이지 않고 따로 흘러가는 증거는 위 사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두 물은 따로 흘러간다.
또 정부는 팔당댐, 소양댐, 충주댐의 예를 들면서 댐에서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도 알고 보면 댐 안의 묘한 지점들을 잡아서 수질이 개선된 듯이 말하는데 이것도 알고 보면 속임수이다. 물론 댐에서는 하류로 흘러가면서 오염물이 침전되기 때문에 오염도가 어느 정도 낮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낮아진 오염은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직한 눈으로 자료를 잘 들여다보면 댐에서 오히려 수질이 크게 악화된다는 알 수 있다. 팔당댐 수질을 보면 북한강의 물은 삼봉리에서 BOD(Biochemical Oxygen Demand,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1.1 ppm이던 것이 댐에 유입되자마자 1.5 ppm으로 오르고 남한강도 강상에서 1.6 ppm 이던 것이 댐에 이르면 2.0 ppm으로 확 오른다. 수질이 거의 20~40% 악화되는 것이다.
기본도 모르는 정부,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더구나 정부가 팔당댐의 대표 수질이라고 발표하는 팔당댐2는 팔당댐의 수질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팔당댐2는 호수 북쪽 귀퉁이에 수초들이 자라는 묘한 곳인데 팔당에서 수질이 가장 깨끗하게 측정되는 곳이다(1.3 ppm). 이 지점이 팔당의 수질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팔당댐을 넘쳐 흘러나간 하류의 수질(1.5 ppm)이 이 지점의 수질보다 더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류의 수질이 1.5ppm 으로 나타나 팔당 유입부 평균의 수질(1.6 ppm)과 거의 비슷하다. 정부는 소양댐과 충주댐에서도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는데, 그 내막을 살펴보면 팔당댐과 똑같은 꼼수가 숨어 있다. 진실은, 소양강에서 0.9ppm이던 수질이 소양댐에 들어가자마자 1.3 ppm으로 오르고, 충주댐에서도 똑같이 댐 상류 강에서 0.9 ppm이던 것이 충주댐에 유입되면 1.3 ppm으로 오른다. 즉, 수질이 40% 정도 악화된다. 그것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침전의 효과로 인하여 약간 BOD가 내려가는데 그런 것을 호수에서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래하천은 호수와는 크게 달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질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모래가 수질정화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낙동강의 경우를 보면, 금호강에서 BOD 3.6ppm이던 것이 고령에서 3.1ppm, 함안에서 2.1ppm, 물금에서 1.7 ppm으로 팍팍 떨어진다.
남한강에서도 여주 상류에서 1.6 ppm 이던 것이 여주 하류에서 1.2ppm로 떨어지고, 이포에서 2.0ppm 이던 것은 강상에 내려오면 1.6 ppm으로 팍팍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상수처리 공정이라는 것도 강물을 강모래에 한번 쓱 걸렀다가 소독하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이런 모래가 강바닥에 지천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강에서는 정화가 잘 되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런 모래를 다 걷어내고 댐을 줄줄이 쌓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제대로 정화가 될 리가 없다.
또 4대강 사업으로 총인 농도가 확 줄었다는 것을 수질 개선의 증거로 삼는데, 이것도 잘못된 주장이다. 인은 주로 부유물질에 붙어 있기 때문에 댐을 만들면 물이 잔잔해지면서 부유물이 침전되고 따라서 인 농도도 떨어진다. 그러나 인이라는 원소가 분해되어서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댐이 크면 클수록 인은 더 많이 침전되고 농도도 더 떨어진다.
그러나 이 침전된 인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댐 바닥에 그대로 축적되어서 언젠가는 다시 부유하든지 녹아나와 녹조를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바닥에 가라앉은 인은 해가 갈수록 축적되기 때문에 호수의 수질은 해가 갈수록 나빠진다.
우리나라의 강들은 이미 인이 충분히 많아서 절반 정도 가라앉는다고 하더라도 녹조를 일으키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녹조는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일어나면 잘 자라지 못하지만 호수를 만들어 잔잔하게 만들면 번성한다. 그래서 호수는 크면 클수록 인 농도는 떨어지지만 녹조는 더 많이 발생한다. 4대강 사업으로 인 농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물을 흐르지 못하게 했다는 증거일 뿐이다.
COD는 4대강 사업 후에 오히려 악화되었는데도 이것은 말없이 넘어갔는데, 역시 꼼수다. 호수에서는 COD를 오히려 지표로 삼아야 한다. 왜냐하면 댐의 바닥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들과 조류로 인한 오염은 BOD로는 잡히지 않고 COD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호수의 오염은 BOD가 아니라 COD와 용존산소(DO)로 가늠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녹조 악화시켰다
정부는 남한강이 아니라 공사를 안 한 북한강에서 녹조가 먼저 발생한 것을 두고 폭염 때문이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고 변명한다. 이것도 아전인수 격인 해석이다. 북한강에서는 지난 추운 겨울에도 녹조가 생겨 생선 비린내가 났었다.
북한강은 수질분석결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강 중의 하나이다. 북한강은 댐이 생기기 전, 지금부터 4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너무나 깨끗한 강이었다. 팔당도 너무나 깨끗하여 깨끗한 물 보려면 팔당에 가보라고 할 정도였다. 녹조는커녕 그 그림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댐이 북한강과 한강에 들어섰다. 평화의 댐, 소양댐,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잠실수중보, 신곡수중보. 이렇게 댐으로 연결되면서 해마다 지역에서 배출되고 큰비에 씻겨 내려온 오염은 댐의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왔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르는 동안 이 댐에 적응된 수십 종의 조류들이 나타나 각기 때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걸핏하면 북한강에 녹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이 무슨 짓을 하였는가? 모든 강을 댐으로 연결하여 물이 흐르지 못하게 가두어 놓았다.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영산강 하구둑 앞에 죽산댐을 쌓으면 죽산댐의 물은 영산호의 물과 같이 녹조가 발생하여 썩어갈 것이고, 낙동강 하구둑 앞에 함안댐을 세우면 함안댐의 물도 낙동강 하구호의 물처럼 된다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이치이다. 지금 낙동강과 영산강에 번진 녹조는 바로 하구호의 녹조가 그대로 상류로 올라온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30조 원 이상을 맑은 물 대책에 투자했지만 수질이 개선된 호수는 찾아 볼 수 없고 다 악화됐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호수에는 오염이 축적되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수질이 악화된다. 위 그림에서 나타나 있듯이, 우리나라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고 이후 맑은 물 대책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하여 많은 강이 맑아졌지만 호수의 물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비근한 예로 시화호는 막은 후에 오염이 해마다 악화되어 결국 3년째 되던 해에 둑을 털 수밖에 없었고, 낙동강 하구 둑도 4년째에 되던 해부터 오염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가 없어서 바닷물을 일부 유입시키고 퇴적물을 준설했다.
새만금호를 막을 때, 1990년대 초만 해도 영산호의 물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정부 측에서는 새만금을 막아도 영산호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으나 지금 영산호는 썩은 냄새가 날 정도로 극심하게 오염됐다. 당시 금강호의 물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금강호의 물을 새만금호에 끌어 와서 희석하기로 했으나 지금 금강호는 새만금호의 목표수질보다 더 오염돼 버렸다.
이러한 전례는 4대강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해서 보아야 한다. 지금 총인의 44%가 4대강에서 줄었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 말은 44%의 인이 흘러가지 못하고 계속 4대강 바닥에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이는 앞으로 급속하게 오염이 축적되어 가고 있어서 곧 더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간단한 진리, 고인 물은 썩습니다
수변구역의 식생들은 비가 올 때에 땅 바닥을 씻어 강으로 바로 흘러들어오는 오염을 잘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강변 식생들을 다 파헤쳐 밀어내고 거기에다가 자전거 도로, 수변공원, 체육시설, 위락시설 등 온갖 개발 사업을 다 벌여 비가 올 때에 강으로 씻겨 들어갈 오염을 많이 만들었기에 지난 장마 때에 상당량의 오염이 강으로 바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친수구역 특별법을 만들어 수변구역 제도를 무력화하고 강변도시를 비롯한 온갖 개발을 다 허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앞으로 오염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4대강조사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낙동강과 영산강에서의 녹조는 이미 지난 봄부터 심하게 진행되어 있어서 조류경보제에서 최고 단계인 '조류 대발생'이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적당한 조건만 주어진다면 지금과 같은 '녹차 라떼'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4대강 녹차 라떼'를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댐을 쌓아 물이 흐르지 않게 만든 것이 근본 원인이다. 조류는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일어나면 크게 번성하지 못하고 항상 물이 잔잔한 곳에서만 크게 번성한다. 둘째는, 오랜 가뭄 끝에 장마가 왔기 때문에 땅바닥을 씻고 강으로 유입된 오염이 많았고, 거기에다가 강우가 바닥에 가라앉았던 오염을 재부유시켜 조류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해 두었다. 마지막은 폭염이다.
이런 조건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이란 무엇일까?
댐을 터라. 가뭄도 해결 못하고 홍수도 해결 못하고 물을 썩게 할 따름이다. 댐을 터라.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얼 안다고 자꾸 헛발질을 하면서 국토를 난도질하고 국민들을 괴롭히고 나라 곳간을 축내는가?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댐이나 터라.
덧붙이는 글 | 글을 쓴 김정욱 기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입니다.
출처 : '녹차 라떼'의 진실... 이래도 거짓말 할래요?
정부의 황당 해명, 과학으로 반박합니다... 녹조 해결하려면 댐을 터라
[오마이뉴스] 김정욱 | 12.08.14 21:33 | 최종 업데이트 12.08.15 14:32
▲ 녹색성장을 향한 MB의 집념 지난 5월 2일 녹색성장위원회에 참석한 이명박의 모습. ⓒ 청와대 |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하여 자화자찬하기 바쁘다. 얼마 전에 이명박은 극심한 가뭄으로 땅이 마르고 갈라지는데 4대강 사업으로 홍수를 막았다고 엉뚱한 자랑을 했었다.
환경부는 또 며칠 전에 "극심한 가뭄에도 4대강 수질은 대폭 개선"되었다면서 4대강 사업의 효과라고 크게 선전하였다. 그 근거로 댄 것이 지난 2007~2009년과 비교하여 올해 상반기에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는데, 특히 총 인 농도가 44%나 줄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발표를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4대강은 온통 녹조로 뒤덮여 냄새가 진동을 하고 국민들은 마실 물을 찾아 소동을 벌이고 있다.
첫째, 수질은 해마다 상당한 변동이 있는데도 정부는 짧은 기간 동안의 자료를 가지고 조급하고 경솔하게 떠들었다. 둘째, 댐을 짓고 총 인 농도가 준 것은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고 다 강바닥에 축적된 것이어서 녹조 대발생의 전조가 되기 때문에 전혀 자랑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셋째, COD(Chemical Oxygen Demand, 화학적 산소 요구량으로 물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가 악화된 것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정부의 거짓말, 진실은 이겁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를 예방하고 물그릇을 키워 수질을 개선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리고 4대강 사업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정부 측 증인들은 한결같이 댐을 만들면 물그릇이 커져서 수질이 개선되고 또 조류 성장이 억제된다는 논리를 폈고 심지어 "남조류는 없다"고 큰소리 쳤다.
참고로, 지금 한강에서 흙냄새,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은 남조류 때문이다. 그리고 공사 중에 4대강에 흙탕물이 내려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사 중에 물이 맑아졌다고 주장하였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을 죄로 취급하지 않으니 선거에서나 재판에서나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 팔당댐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 고정미 |
▲ 팔당에서 섞이지 않는 북한강과 남한강 물 위의 흙탕물이 4대강 공사 중인 남한강 물이고 아래의 푸른 물이 북한강 물이다. ⓒ 팔당공대위 |
이 '꼼수'의 진실은 이렇다. 4대강 사업 공사 중에 엄청난 흙탕물이 일었는데도 공사 전에 비해서 오히려 맑아졌다고 발표했는데, 공사는 남한강에서 벌여놓고 수질은 북한강의 수질을 가지고 말했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보면 팔당댐의 수질측정 지점들이 나타나 있는데, 정부에서 발표하는 팔당댐의 수질은 팔당댐2의 수질이다. 팔당에서는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섞이지 않은 채 따로따로 흘러가는데 북쪽 호안에 붙은 팔당댐2에는 북한강의 물이 흘러간다. 정부는 이 팔당댐2의 물이 마치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인양 발표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수도권의 취수장은 팔당댐2의 맞은 편, 즉, 팔당댐 남쪽 호안에 붙어 있어서 남한강과 또 팔당에서 가장 수질이 나쁜 경안천의 물이 흘러들어 오는 곳에 있다. 즉, 수도권 시민들이 마시는 물 원수의 수질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팔당의 수질과는 다르다. 팔당에서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섞이지 않고 따로 흘러가는 증거는 위 사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두 물은 따로 흘러간다.
또 정부는 팔당댐, 소양댐, 충주댐의 예를 들면서 댐에서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도 알고 보면 댐 안의 묘한 지점들을 잡아서 수질이 개선된 듯이 말하는데 이것도 알고 보면 속임수이다. 물론 댐에서는 하류로 흘러가면서 오염물이 침전되기 때문에 오염도가 어느 정도 낮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낮아진 오염은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직한 눈으로 자료를 잘 들여다보면 댐에서 오히려 수질이 크게 악화된다는 알 수 있다. 팔당댐 수질을 보면 북한강의 물은 삼봉리에서 BOD(Biochemical Oxygen Demand,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1.1 ppm이던 것이 댐에 유입되자마자 1.5 ppm으로 오르고 남한강도 강상에서 1.6 ppm 이던 것이 댐에 이르면 2.0 ppm으로 확 오른다. 수질이 거의 20~40% 악화되는 것이다.
기본도 모르는 정부,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더구나 정부가 팔당댐의 대표 수질이라고 발표하는 팔당댐2는 팔당댐의 수질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팔당댐2는 호수 북쪽 귀퉁이에 수초들이 자라는 묘한 곳인데 팔당에서 수질이 가장 깨끗하게 측정되는 곳이다(1.3 ppm). 이 지점이 팔당의 수질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팔당댐을 넘쳐 흘러나간 하류의 수질(1.5 ppm)이 이 지점의 수질보다 더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류의 수질이 1.5ppm 으로 나타나 팔당 유입부 평균의 수질(1.6 ppm)과 거의 비슷하다. 정부는 소양댐과 충주댐에서도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는데, 그 내막을 살펴보면 팔당댐과 똑같은 꼼수가 숨어 있다. 진실은, 소양강에서 0.9ppm이던 수질이 소양댐에 들어가자마자 1.3 ppm으로 오르고, 충주댐에서도 똑같이 댐 상류 강에서 0.9 ppm이던 것이 충주댐에 유입되면 1.3 ppm으로 오른다. 즉, 수질이 40% 정도 악화된다. 그것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침전의 효과로 인하여 약간 BOD가 내려가는데 그런 것을 호수에서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래하천은 호수와는 크게 달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질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모래가 수질정화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낙동강의 경우를 보면, 금호강에서 BOD 3.6ppm이던 것이 고령에서 3.1ppm, 함안에서 2.1ppm, 물금에서 1.7 ppm으로 팍팍 떨어진다.
남한강에서도 여주 상류에서 1.6 ppm 이던 것이 여주 하류에서 1.2ppm로 떨어지고, 이포에서 2.0ppm 이던 것은 강상에 내려오면 1.6 ppm으로 팍팍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상수처리 공정이라는 것도 강물을 강모래에 한번 쓱 걸렀다가 소독하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이런 모래가 강바닥에 지천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강에서는 정화가 잘 되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런 모래를 다 걷어내고 댐을 줄줄이 쌓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제대로 정화가 될 리가 없다.
또 4대강 사업으로 총인 농도가 확 줄었다는 것을 수질 개선의 증거로 삼는데, 이것도 잘못된 주장이다. 인은 주로 부유물질에 붙어 있기 때문에 댐을 만들면 물이 잔잔해지면서 부유물이 침전되고 따라서 인 농도도 떨어진다. 그러나 인이라는 원소가 분해되어서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댐이 크면 클수록 인은 더 많이 침전되고 농도도 더 떨어진다.
그러나 이 침전된 인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댐 바닥에 그대로 축적되어서 언젠가는 다시 부유하든지 녹아나와 녹조를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바닥에 가라앉은 인은 해가 갈수록 축적되기 때문에 호수의 수질은 해가 갈수록 나빠진다.
우리나라의 강들은 이미 인이 충분히 많아서 절반 정도 가라앉는다고 하더라도 녹조를 일으키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녹조는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일어나면 잘 자라지 못하지만 호수를 만들어 잔잔하게 만들면 번성한다. 그래서 호수는 크면 클수록 인 농도는 떨어지지만 녹조는 더 많이 발생한다. 4대강 사업으로 인 농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물을 흐르지 못하게 했다는 증거일 뿐이다.
COD는 4대강 사업 후에 오히려 악화되었는데도 이것은 말없이 넘어갔는데, 역시 꼼수다. 호수에서는 COD를 오히려 지표로 삼아야 한다. 왜냐하면 댐의 바닥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들과 조류로 인한 오염은 BOD로는 잡히지 않고 COD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호수의 오염은 BOD가 아니라 COD와 용존산소(DO)로 가늠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녹조 악화시켰다
정부는 남한강이 아니라 공사를 안 한 북한강에서 녹조가 먼저 발생한 것을 두고 폭염 때문이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고 변명한다. 이것도 아전인수 격인 해석이다. 북한강에서는 지난 추운 겨울에도 녹조가 생겨 생선 비린내가 났었다.
북한강은 수질분석결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강 중의 하나이다. 북한강은 댐이 생기기 전, 지금부터 4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너무나 깨끗한 강이었다. 팔당도 너무나 깨끗하여 깨끗한 물 보려면 팔당에 가보라고 할 정도였다. 녹조는커녕 그 그림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댐이 북한강과 한강에 들어섰다. 평화의 댐, 소양댐,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잠실수중보, 신곡수중보. 이렇게 댐으로 연결되면서 해마다 지역에서 배출되고 큰비에 씻겨 내려온 오염은 댐의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왔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르는 동안 이 댐에 적응된 수십 종의 조류들이 나타나 각기 때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걸핏하면 북한강에 녹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이 무슨 짓을 하였는가? 모든 강을 댐으로 연결하여 물이 흐르지 못하게 가두어 놓았다.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영산강 하구둑 앞에 죽산댐을 쌓으면 죽산댐의 물은 영산호의 물과 같이 녹조가 발생하여 썩어갈 것이고, 낙동강 하구둑 앞에 함안댐을 세우면 함안댐의 물도 낙동강 하구호의 물처럼 된다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이치이다. 지금 낙동강과 영산강에 번진 녹조는 바로 하구호의 녹조가 그대로 상류로 올라온 것이다.
▲ 댐의 수질 변화 추세. ⓒ 고정미 |
지난 20여 년간 30조 원 이상을 맑은 물 대책에 투자했지만 수질이 개선된 호수는 찾아 볼 수 없고 다 악화됐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호수에는 오염이 축적되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수질이 악화된다. 위 그림에서 나타나 있듯이, 우리나라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고 이후 맑은 물 대책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하여 많은 강이 맑아졌지만 호수의 물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비근한 예로 시화호는 막은 후에 오염이 해마다 악화되어 결국 3년째 되던 해에 둑을 털 수밖에 없었고, 낙동강 하구 둑도 4년째에 되던 해부터 오염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가 없어서 바닷물을 일부 유입시키고 퇴적물을 준설했다.
새만금호를 막을 때, 1990년대 초만 해도 영산호의 물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정부 측에서는 새만금을 막아도 영산호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으나 지금 영산호는 썩은 냄새가 날 정도로 극심하게 오염됐다. 당시 금강호의 물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금강호의 물을 새만금호에 끌어 와서 희석하기로 했으나 지금 금강호는 새만금호의 목표수질보다 더 오염돼 버렸다.
이러한 전례는 4대강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해서 보아야 한다. 지금 총인의 44%가 4대강에서 줄었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 말은 44%의 인이 흘러가지 못하고 계속 4대강 바닥에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이는 앞으로 급속하게 오염이 축적되어 가고 있어서 곧 더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간단한 진리, 고인 물은 썩습니다
수변구역의 식생들은 비가 올 때에 땅 바닥을 씻어 강으로 바로 흘러들어오는 오염을 잘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강변 식생들을 다 파헤쳐 밀어내고 거기에다가 자전거 도로, 수변공원, 체육시설, 위락시설 등 온갖 개발 사업을 다 벌여 비가 올 때에 강으로 씻겨 들어갈 오염을 많이 만들었기에 지난 장마 때에 상당량의 오염이 강으로 바로 흘러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친수구역 특별법을 만들어 수변구역 제도를 무력화하고 강변도시를 비롯한 온갖 개발을 다 허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앞으로 오염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 지금 낙동강은 '녹조라떼'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 달성보 하류지역에서 광범위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중부내륙낙동대교 아래에서 채취한 녹조가 마치 '녹차라떼'와 같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 권우성 |
4대강조사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낙동강과 영산강에서의 녹조는 이미 지난 봄부터 심하게 진행되어 있어서 조류경보제에서 최고 단계인 '조류 대발생'이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적당한 조건만 주어진다면 지금과 같은 '녹차 라떼'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4대강 녹차 라떼'를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댐을 쌓아 물이 흐르지 않게 만든 것이 근본 원인이다. 조류는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일어나면 크게 번성하지 못하고 항상 물이 잔잔한 곳에서만 크게 번성한다. 둘째는, 오랜 가뭄 끝에 장마가 왔기 때문에 땅바닥을 씻고 강으로 유입된 오염이 많았고, 거기에다가 강우가 바닥에 가라앉았던 오염을 재부유시켜 조류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해 두었다. 마지막은 폭염이다.
이런 조건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이란 무엇일까?
댐을 터라. 가뭄도 해결 못하고 홍수도 해결 못하고 물을 썩게 할 따름이다. 댐을 터라.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얼 안다고 자꾸 헛발질을 하면서 국토를 난도질하고 국민들을 괴롭히고 나라 곳간을 축내는가?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댐이나 터라.
덧붙이는 글 | 글을 쓴 김정욱 기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입니다.
출처 : '녹차 라떼'의 진실... 이래도 거짓말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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