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
[토요판/ 커버스토리]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당신들은 과연 그 지분을 팔 자격이 있는가…합의 내용과 문제점
[한겨레] 최성진 기자 | 등록 : 2012.10.12 20:26 | 수정 : 2012.10.13 10:09
부산일보를 지역기업에 파는 건 김지태씨 유족과 소송중에 장물을 내다팔겠다는 의도
법원서도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
MBC는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민영화로 가는 지분 매각을 회사내부·국민적 공론화 없이 김재철 등 몇 명이서 은밀 추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문화방송>(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10월8일 회동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및 <부산일보> 매각 방침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추진 계획 △정수장학회 매각 자산의 활용방안 등이다.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정수장학회의 투명한 사회환원을 요구하며 그 전제조건으로 정수장학회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영향력 배제와 최필립 이사장 사퇴를 앞세웠다. 최 이사장의 개인적 판단, 혹은 그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밀실협의에 따른 ‘정수장학회 자산 처분’ 방침은 시민사회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끊이지 않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논란
가장 먼저 정수장학회의 현 이사진이 보유 자산 매각을 결정할 권한 및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제기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이자 언론인인 고 김지태씨가 만든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 삼화고무와 부산일보 등을 이끌어온 김씨는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부정축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해인 1962년 6월20일 부일장학회를 국가에 헌납하는 조건으로 옥중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부일장학회는 이때 5·16장학회로, 1982년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과 그의 부인 육영수씨의 ‘수’를 이어붙인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정수장학회는 최근까지도 강제헌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07년 “(1962년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부일장학회 소유의)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며 국가가 김씨 유족에게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김지태씨 유족들도 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2010년 6월 “정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반환하고, 반환이 곤란하면 국가가 10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냈다.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효(10년)가 지났다”며 반환청구를 기각했지만 “과거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행위로 김씨가 각 주식을 증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강제헌납은 인정했다. 김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항소심은 현재 진행중이다.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결정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왔다. 당장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71)씨는 정수장학회의 결정에 대해 12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모든 시민사회가 현재의 정수장학회를 ‘장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장학회가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면 이는 장물 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교양학부) 역시 “유족들이 장물을 돌려달라는 상황에서, ‘장물아비’가 이를 매각하겠다는 건 대단히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정수장학회가 끝내 매각을 강행한다면 파는 사람은 물론 이를 사는 사람도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민영화 추진 최적기로 판단”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회동을 통해 드러난 김재철 사장의 문화방송 상장 추진계획도 정치권과 언론계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사안이다. 문화방송 상장은 곧 민영화 추진의 첫 단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민영화 추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공론화 절차를 강조하며 유보적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7월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문화방송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민영화는) 사원들 생각과 방문진의 의견,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도 민영화 추진 의혹에 대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일부 있어서 검토를 시켜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상옥 문화방송 전략기획부장은 지난 8일 최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방송의 상장은) 대주주인 방문진의 12월초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이 속한 전략기획부는 민영화를 포함한 문화방송 소유구조 개편에 관한 연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외부에 밝힌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문화방송 상장 등 민영화 작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시켜왔다는 이야기다. 문화방송 핵심 관계자는 12일 오후 <한겨레> 누리집을 통해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민영화는 문화방송의 오랜 숙원으로 김재철 사장이 지금 시점을 민영화 추진의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김 사장 등이 문화방송 상장 및 민영화와 함께 오는 19일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주식 처분 기자회견까지 기획하고 나선 것은 “정수장학회와 무관하지 않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문화방송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여야 합의로 공영방송이 됐다”며 “공영에서 민영으로 소유구조를 바꾸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온갖 부정·비리 혐의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이 이런 식의 밀실협상을 통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과 그 배경도 논란거리다. 최필립 이사장은 지난 8일 부산일보와 아무 관계도 없는 문화방송 관계자들 앞에서 “노조에서 지랄들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더이상 손을 못 대겠다”며 부산·경남 지역 기업인들과의 부산일보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부산일보 노동조합을 겨냥해 “자꾸 이러면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매각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부산일보는 2011년 11월부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돕겠다는 의도”…민주당, 국조 요구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12일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에 대해 “장학회가 부산일보를 기업에 팔아넘긴다는 것은 사회환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부산일보 사원과 시민들의 바람을 짓밟는 횡포”라며 “재단은 빼앗은 장물인 부산일보를 매각할 권한이 없으며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환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지난 9월10일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씨는 “지난 3월 법원으로부터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놓았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적으로 부산일보 주식 단 한 주도 팔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의 매각 대금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과 노인층, 난치병 환자 등을 위한 선심성 사업에 대거 쏟아붓는다면 이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부산·경남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경남 지역의 정권교체 희망 여론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매각 대금 활용 방안에 대해 “정치 쇼”라는 태도다. 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배재정 의원은 “부산·경남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 지분 및 부산일보 매각 대금을 여기에 집중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의 이번 결정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출처 :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
[토요판/ 커버스토리]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당신들은 과연 그 지분을 팔 자격이 있는가…합의 내용과 문제점
[한겨레] 최성진 기자 | 등록 : 2012.10.12 20:26 | 수정 : 2012.10.13 10:09
▲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들머리에서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
부산일보를 지역기업에 파는 건 김지태씨 유족과 소송중에 장물을 내다팔겠다는 의도
법원서도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
MBC는 내년 상반기 상장 계획
민영화로 가는 지분 매각을 회사내부·국민적 공론화 없이 김재철 등 몇 명이서 은밀 추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문화방송>(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10월8일 회동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및 <부산일보> 매각 방침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추진 계획 △정수장학회 매각 자산의 활용방안 등이다. 그동안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정수장학회의 투명한 사회환원을 요구하며 그 전제조건으로 정수장학회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영향력 배제와 최필립 이사장 사퇴를 앞세웠다. 최 이사장의 개인적 판단, 혹은 그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밀실협의에 따른 ‘정수장학회 자산 처분’ 방침은 시민사회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끊이지 않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논란
가장 먼저 정수장학회의 현 이사진이 보유 자산 매각을 결정할 권한 및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에 관한 논란이 제기된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이자 언론인인 고 김지태씨가 만든 부일장학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 삼화고무와 부산일보 등을 이끌어온 김씨는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부정축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해인 1962년 6월20일 부일장학회를 국가에 헌납하는 조건으로 옥중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부일장학회는 이때 5·16장학회로, 1982년 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과 그의 부인 육영수씨의 ‘수’를 이어붙인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정수장학회는 최근까지도 강제헌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07년 “(1962년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부일장학회 소유의)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며 국가가 김씨 유족에게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김지태씨 유족들도 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2010년 6월 “정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반환하고, 반환이 곤란하면 국가가 10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냈다.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시효(10년)가 지났다”며 반환청구를 기각했지만 “과거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행위로 김씨가 각 주식을 증여한 점이 인정된다”며 강제헌납은 인정했다. 김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항소심은 현재 진행중이다.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결정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왔다. 당장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71)씨는 정수장학회의 결정에 대해 12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모든 시민사회가 현재의 정수장학회를 ‘장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장학회가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면 이는 장물 처분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교양학부) 역시 “유족들이 장물을 돌려달라는 상황에서, ‘장물아비’가 이를 매각하겠다는 건 대단히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정수장학회가 끝내 매각을 강행한다면 파는 사람은 물론 이를 사는 사람도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민영화 추진 최적기로 판단”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회동을 통해 드러난 김재철 사장의 문화방송 상장 추진계획도 정치권과 언론계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사안이다. 문화방송 상장은 곧 민영화 추진의 첫 단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민영화 추진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공론화 절차를 강조하며 유보적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7월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문화방송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민영화는) 사원들 생각과 방문진의 의견,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도 민영화 추진 의혹에 대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이 일부 있어서 검토를 시켜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상옥 문화방송 전략기획부장은 지난 8일 최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방송의 상장은) 대주주인 방문진의 12월초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이 속한 전략기획부는 민영화를 포함한 문화방송 소유구조 개편에 관한 연구를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외부에 밝힌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문화방송 상장 등 민영화 작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시켜왔다는 이야기다. 문화방송 핵심 관계자는 12일 오후 <한겨레> 누리집을 통해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민영화는 문화방송의 오랜 숙원으로 김재철 사장이 지금 시점을 민영화 추진의 최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최필립-김재철 |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과 그 배경도 논란거리다. 최필립 이사장은 지난 8일 부산일보와 아무 관계도 없는 문화방송 관계자들 앞에서 “노조에서 지랄들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더이상 손을 못 대겠다”며 부산·경남 지역 기업인들과의 부산일보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도 부산일보 노동조합을 겨냥해 “자꾸 이러면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며 수차례 매각 의사를 나타낸 적이 있다. 부산일보는 2011년 11월부터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돕겠다는 의도”…민주당, 국조 요구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12일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에 대해 “장학회가 부산일보를 기업에 팔아넘긴다는 것은 사회환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부산일보 사원과 시민들의 바람을 짓밟는 횡포”라며 “재단은 빼앗은 장물인 부산일보를 매각할 권한이 없으며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환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지난 9월10일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매각 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씨는 “지난 3월 법원으로부터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놓았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적으로 부산일보 주식 단 한 주도 팔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의 매각 대금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과 노인층, 난치병 환자 등을 위한 선심성 사업에 대거 쏟아붓는다면 이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부산·경남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경남 지역의 정권교체 희망 여론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매각 대금 활용 방안에 대해 “정치 쇼”라는 태도다. 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배재정 의원은 “부산·경남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 지분 및 부산일보 매각 대금을 여기에 집중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의 이번 결정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출처 : “장물아비가 장물 내다파는 격…파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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