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적자라 닫으면, 늘 적자인 마창대교도 끊을건가”
‘성남시립의료원 설립노력 10년’ 이재명 시장
“홍지사,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공의 편익 꼼꼼히 따져보길”
성남의료원은 올해안 착공
“아트센터도 연 170억 적자...의료원 손해 30억 안팎이면 충분히 감수해야 하지 않나”
[한겨레] 성남/김기성 기자 | 등록 : 2013.04.05 19:53 | 수정 : 2013.04.05 21:23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해마다 40억~60억원의 적자가 불어나 몇년 안에 파산할 것이라며 도립진주의료원 휴업을 5일로 사흘째 강행하고 있지만, 경기도 성남시는 공공의료서비스에 따른 ‘건강한 적자’는 감수해야 한다며 1931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립의료원을 짓고 있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3년 전 성남시는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를 안고 있었다. 2010년 7월12일. 취임한 지 열흘을 갓 넘긴 이재명(사진) 성남시장은 “전임 시장의 무리한 개발사업으로 시의 곳간이 바닥났다”며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다. 5400억원에 이르는 빚을 갚지 못해 지방채 발행으로 단계적인 채무 상환을 하는 ‘지급유예’란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쇼’라는 주장도 고개를 들었다. 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이 핵심 공약인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둔 꼼수라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성남시의원 등 일부에서는 설립비용만 2000억원 가까이 들어가고 한해 3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시립의료원 설립 공약부터 포기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하지만 성남시는 “공공의료서비스는 장사꾼 관점에서 보면 적자만 내는 골칫덩이지만, 공공의 편익에서 바라보면 재정투자이다.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공공이 나서 보장하는 것인 만큼 다른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면 된다”고 맞받았다. 시민의 생명과 건강,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는 어떠한 논리로도 축소되거나 외면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성남시는 모라토리엄 선언 3년5개월 만인 올해 모든 채무를 청산할 예정이다. 시는 “복지예산에 손을 대지 않는 대신 긴축재정과 시유지 등의 매각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 잔여부채 3081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52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2561억원을 하반기에 최종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100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성남시에서 아트센터는 170억원, 탄천종합운동장은 58억원의 적자를 해마다 낸다. 그런데 주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원이 30억원 안팎 적자를 낸다면 한해 예산 2조2000억인 성남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한해 40억~60억원의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몰아붙이는 경남도의 올해 예산 규모는 5조3165억원이다.
‘가시밭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사업은 2003년 성남시 수정·중원구 등 기존 시가지 종합병원 두 곳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이 지역 주민 55만명의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되자, 1만8525명이 주민발의로 ‘시립의료원 설립·운영 조례안’을 냈다. 하지만 수익성을 앞세운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발목 잡기로 이 조례는 무산됐다.
2005년 11월 1만6083명의 시민들이 같은 조례를 다시 청구했고, 2006년 3월 민선4기 지방선거를 앞둔 한나라당이 표심을 의식해 태도를 바꿔 해당 조례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한나라당 주도의 성남시의회는 여전히 어깃장을 놨다. 당시 진주의료원을 견학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립의료원은 적자 운영이 불 보듯 뻔하다.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2003년부터 의료원 설립운동을 이끌어온 이 시장이 의료원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2010년 6월 시장에 당선됐다. 시는 올해 안으로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터에 지하 4층, 지상 11층, 22개 진료과목, 510병상 규모로 의료원을 짓는다. 2016년 12월 준공돼 시험운영을 거쳐 2017년 4월 개원할 예정이다. 의료원 건립에는 공사비 1446억원을 포함해 193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 시장은 진주의료업 휴업을 강행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겨냥해 “그렇게 시장 논리만 따진다면 늘 적자 타령인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나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도 끊어버려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공공이익을 무시한 채 손해나 적자가 쌓인다고 없애고 줄이기만 한다면, 통행량이 적은 다리는 놓지도 말고 돈 안 되는 버스 노선도 폐쇄해야 할 것 아니냐. 경남지사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돈으로만 보지 말고 인권과 복지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가져야 한다”며 홍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은 “공공사업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공공의료 비중을 늘려야 할 시점에 진주의료원 휴업 사태가 터져 너무도 안타깝다. 홍 지사는 이제라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공의 편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진주의료원 적자라 닫으면, 늘 적자인 마창대교도 끊을건가”
‘성남시립의료원 설립노력 10년’ 이재명 시장
“홍지사,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공의 편익 꼼꼼히 따져보길”
성남의료원은 올해안 착공
“아트센터도 연 170억 적자...의료원 손해 30억 안팎이면 충분히 감수해야 하지 않나”
[한겨레] 성남/김기성 기자 | 등록 : 2013.04.05 19:53 | 수정 : 2013.04.05 21:23
▲ 이재명 시장. |
3년 전 성남시는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를 안고 있었다. 2010년 7월12일. 취임한 지 열흘을 갓 넘긴 이재명(사진) 성남시장은 “전임 시장의 무리한 개발사업으로 시의 곳간이 바닥났다”며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다. 5400억원에 이르는 빚을 갚지 못해 지방채 발행으로 단계적인 채무 상환을 하는 ‘지급유예’란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쇼’라는 주장도 고개를 들었다. 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이 핵심 공약인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둔 꼼수라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성남시의원 등 일부에서는 설립비용만 2000억원 가까이 들어가고 한해 3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시립의료원 설립 공약부터 포기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하지만 성남시는 “공공의료서비스는 장사꾼 관점에서 보면 적자만 내는 골칫덩이지만, 공공의 편익에서 바라보면 재정투자이다.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공공이 나서 보장하는 것인 만큼 다른 부문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면 된다”고 맞받았다. 시민의 생명과 건강,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는 어떠한 논리로도 축소되거나 외면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성남시는 모라토리엄 선언 3년5개월 만인 올해 모든 채무를 청산할 예정이다. 시는 “복지예산에 손을 대지 않는 대신 긴축재정과 시유지 등의 매각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 잔여부채 3081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52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2561억원을 하반기에 최종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성남시립의료원 조감도. |
이재명 시장은 지난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100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성남시에서 아트센터는 170억원, 탄천종합운동장은 58억원의 적자를 해마다 낸다. 그런데 주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원이 30억원 안팎 적자를 낸다면 한해 예산 2조2000억인 성남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한해 40억~60억원의 적자를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몰아붙이는 경남도의 올해 예산 규모는 5조3165억원이다.
‘가시밭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사업은 2003년 성남시 수정·중원구 등 기존 시가지 종합병원 두 곳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이 지역 주민 55만명의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되자, 1만8525명이 주민발의로 ‘시립의료원 설립·운영 조례안’을 냈다. 하지만 수익성을 앞세운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발목 잡기로 이 조례는 무산됐다.
2005년 11월 1만6083명의 시민들이 같은 조례를 다시 청구했고, 2006년 3월 민선4기 지방선거를 앞둔 한나라당이 표심을 의식해 태도를 바꿔 해당 조례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한나라당 주도의 성남시의회는 여전히 어깃장을 놨다. 당시 진주의료원을 견학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립의료원은 적자 운영이 불 보듯 뻔하다.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2003년부터 의료원 설립운동을 이끌어온 이 시장이 의료원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2010년 6월 시장에 당선됐다. 시는 올해 안으로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터에 지하 4층, 지상 11층, 22개 진료과목, 510병상 규모로 의료원을 짓는다. 2016년 12월 준공돼 시험운영을 거쳐 2017년 4월 개원할 예정이다. 의료원 건립에는 공사비 1446억원을 포함해 193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 시장은 진주의료업 휴업을 강행한 홍준표 경남지사를 겨냥해 “그렇게 시장 논리만 따진다면 늘 적자 타령인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나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도 끊어버려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공공이익을 무시한 채 손해나 적자가 쌓인다고 없애고 줄이기만 한다면, 통행량이 적은 다리는 놓지도 말고 돈 안 되는 버스 노선도 폐쇄해야 할 것 아니냐. 경남지사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돈으로만 보지 말고 인권과 복지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가져야 한다”며 홍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시장은 “공공사업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공공의료 비중을 늘려야 할 시점에 진주의료원 휴업 사태가 터져 너무도 안타깝다. 홍 지사는 이제라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공의 편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진주의료원 적자라 닫으면, 늘 적자인 마창대교도 끊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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