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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국정원 일베 초청 안보특강, 보수성향 강사들 하는 말이...

국정원 일베 초청 안보특강, 보수성향 강사들 하는 말이...
야권인사 종북 매도, 애국세력 단결 강조...정치관여 금지 국정원법 위반
[민중의소리] 정웅재 기자 | 입력 2013-05-25 03:59:27 | 수정 2013-05-25 10:01:52


최근 5.18 역사왜곡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을 초청한 국정원 안보 특강이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정원이 일베 회원들을 초청해 고급스런 점심을 먹이고 시계 등 선물까지 줘 가면서 일베 회원들의 비이성적인 종북 마타도어, 역사왜곡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일베 회원들은 "애국시민으로서 간첩을 열심히 신고해서 국정원에 초청받은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발하고 있고, 국정원도 초청행사는 "111 콜센터에 간첩신고를 한 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 여는 것으로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저 일베를 초청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문제는 일베 등 보수성향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10~20대를 초청해 정치편향 강연을 하고,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강연을 여과없이 받아들인 참석자들이 온라인에서 그것을 유포하면서 활동을 한다는데 있다. 국정원의 안보특강이 '젊은층 우군화 강화 심리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다.

▲ 국정원이 일반인을 초청해 여는 안보 특강 행사가 예정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에서 안보 특강에 초청된 사람들이 셔틀버스에 타고 있다. 국정원의 안보 특강 행사는 최근 5.18 역사 왜곡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 모욕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베 회원들이 초청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승빈 기자

국정원이 섭외한 보수성향 강사들 안보특강에서 10대~20대에게
"이정희, 낸시랭, 공지영 대표적 종북주의자...박원순도 종북"
"종북좌익들의 주특기, 거짓을 이용한 대중 선동"


젊은층 우군화 강화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데, 국정원 안보 특강은 국정원의 정치 관여를 금지하고 있는 국정원법을 사실상 위반하고 있다. 국정원법 9조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은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그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라고 부연설명하고 있다.

국정원이 111 콜센터 우수 신고자라는 명분으로 일반인을 초청해 진행하는 안보 특강은 국정원법 9조를 정면으로 거스른다. 국정원 안보 특강은 △보수성향 인사와 탈북자의 강연 △점심(중식 코스 요리) △시뮬레이션 권총 사격 △안보전시관 견학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면 참가자들에게 시계, 문화상품권(또는 교통카드), 핸드폰케이스(또는 마우스), 도서 등의 선물을 제공한다.

이중 보수성향 인사의 강연과 국정원에서 제공하는 도서 등에서 국내 정치 개입 등의 문제가 발생했었다. 지난 2월 28일 111 콜센터 우수 신고자 초청행사에서는 보수 논객인 변희재 빅뉴스 대표가 강사로 나섰는데, 당시 경향신문은 행사참가자와 인터뷰를 통해 변 대표가 '종북'을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이정희와 낸시 랭, 공지영이 대표적인 종북주의자"라며 "이정희는 대학 시절 종북 운동권이었고 남편도 종북 운동권 출신이다. 이정희는 말을 잘해서 종북진영에서 대표로 내보내기로 예정돼 있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도 같은 케이스다", "통합진보당 경선 투표 결과는 이정희가 아니라 유시민이 조작했다. 박원순과 인터넷 언론 '민중의소리'도 종북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논객인 변 대표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장소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행사였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트위터 등을 통해 활발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변 대표의 평소 생각과 정치 성향을 몰랐을리가 없으니, 사실상 국정원이 이런 강연을 의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내부의 적 주제로 강연한 인사는
"대한민국 긍정세력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부정하는 세력과 대결하자"는 단체 인물


111 콜센터 우수 신고자 초청 안보 특강에는 뉴라인트 인사인 홍진표 전 시대정신 상임이사(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도 강사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11월 5일 국정원 초청 안보 특강에 참여했던 한 일베 회원은 추후 일베 사이트에 올린 후기에서 "골수 좌빨에서 우익으로 전향한 분의 강연이 있었는데 주제는 종북주의였다. 주로 광우병, 천안함 사건을 언급하면서 종북좌익놈들의 주특기는 '거짓을 이용한 대중선동'이라고 규정했다. 당시엔 그 강사가 누군지 잘 몰랐는데 시대정신 상임이사였고, 지금은 국가인권위 상임이사인 홍진표 씨다"라고 밝혔다.

또 현대사상연구회 소속의 한 인사가 강사로 나서기도 했는데, 아이디 'heigun'의 네티즌은 국정원 초청 안보 특강 참여 후기 글에서 "현대사상연구회에서 나오신 한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의 안보 현실'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이념인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내부의 적(즉, 종북세력 및 간첩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해주셨다. 전체적으로는 맞는 말이었지만 다소 정치색이 묻어나오는 발언들이 많아서 약간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현대사상연구회는 한국학 중앙연구원 양동안 회장이라는 인물이 대표로 있는 단체인데, "좌익세력의 국권장악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세력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과 대결하자"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는 단체다.

문제 소지가 많은 강연을 개최한 국정원은 강연이 끝나고 '굳빠이 전교조', '어느 지식인의 죽음' 등의 책을 나눠주기도 했다. '굳빠이 전교조'는 전교조를 종북 정치조직으로 규정한 책이다. '어느 지식인의 죽음'은 1960년대 통일혁명당 사건 핵심 멤버였던 간첩 김질락의 옥중 수기다.

경기도에서는 정치 편향 강사에 100만원 강사료 지급한 것만도 논란 일었는데,
'정치중립' 더욱 엄격해야 할 국정원, 편향적 특강에 참가자들에게 향응까지 제공...
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정원이 정치적 입장 갖고 강사 섭외해 주로 종북 타령, 명백한 정치개입"


굳이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더라도 타 지자체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국정원의 안보 강연이 얼마나 문제의 소지가 많은지 금새 알 수 있다. 2011년 8월, 당시 경기도(김문수 도지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던 '희망의 경기포럼'의 상당수의 강연 주제가 도정을 벗어나데다 정치적 성향까지 띠어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경기포럼은 매월 2차례 강사를 초청해 경기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렸는데, 강연 주제가 '북한에도 민주화 혁명이 가능한가', '중국의 부상과 미·중 패권 경쟁...한국의 선택' 등 도정과 거리가 멀었고, 강사들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들이 많이 섭외된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도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1시간 강사료로 100만원을 지급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데 국정원은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강연을 개최하면서 심지어 참가자들에게 식사 대접 선물 증정 등 1인당 20~40만원의 금품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의 편향적인 안보 특강의 효과는 일베 사이트에서 '5.18 역사왜곡',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공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이같은 안보 특강은 국정원의 직무하고는 거리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행정기관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 홍보활동을 하지만 그것이 국내정치 개입이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홍보나 비방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모든 국가기관들이 이를 준수해야 하는데 국정원은 특히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5.18 민주화운동 왜곡 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박범계 의원은 "국정원이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그에 맞는 강사를 섭외해 주로 종북 타령을 하고 있다"라며 "이는 정보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것으로 명백한 정치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이 이런 식으로 한다면 음지에서 일 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말을 하지 말고, 우리는 양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것으로 모토를 바꿔야 한다"라고 비꼬았다.

국정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안보 특강과 관련해 "111 콜센터에 간첩 신고를 한 것에 대한 감사 표시"라고만 할 뿐, 소요 예산, 구체적 행사 내용 등을 묻는 물음에 "아무 것도 대답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일베 초청 안보 특강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도 24일 계획대로 안보 특강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탈북자 특강, 안보전시관 견학, 시뮬레이션 사격 등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는 일베 회원들 사이에서 '절대시계'로 불리는 국정원 로고가 새겨진 손목시계, 마우스 등의 선물을 지급했다.


출처 : 국정원 일베 초청 안보특강, 보수성향 강사들 하는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