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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왕차관도 문건서 “대운하”…MB 거짓말 또 들통

왕차관도 문건서 “대운하”…MB 거짓말 또 들통
2009년 기획단 비밀 문건에 “궁극 목적은 대운하” 명시
‘수심3m·보6개’ 국토부안 좌초, 낙동강 수심6m ‘대운하안’ 승리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7.30 20:38 | 수정 : 2013.07.30 22:38


▲ 4대강살리기 기획단이 마스터플랜 수립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 등이 모여 업무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2009년 2월13일자로 작성한 ‘현황보고’ 문건. 4대강 사업을 대운하로 추진해야 한다는 당시 박준영 국무차관의 발언이 적시돼 있다.

대국민 사기극의 민낯이 드러났다. ‘4대강살리기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로 전환할 것을 전제로 추진됐다는 사실이 당시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한 4대강 살리기 기획단 비밀 문건을 통해 입증됐다. 특히 ‘왕차관’으로 불리며 국정 전반에 깊숙히 관여했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한반도 대운하’ 방식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민주당 김현 의원이 감사원에서 제출받은 기획단의 내부 문건들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던 한반도 대운하를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포장하기 위한 ‘꼼수’로 가득했다. 2009년 2월13일 4대강 살리기 기획단장이 작성한 ‘주요쟁점 업무협의 결과보고’ 문건을 보면, 국토부는 박재완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 오정규 청와대 국책비서관과 업무협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협의 대상은 기획단이 제시한 최소수심 2.5~3m 안(국토부 안)과 최소수심 6.1m 한반도 대운하 안이었다. 박 전 수석은 “홍수 소통에 문제없다면 국토부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박 전 차관은 “한반도 대운하 안은 지금 분위기로는 할 수 없음. 1단계로 국토부 안을 추진하고, 경제가 좋아지고 경인운하 등으로 분위기가 성숙되면 대운하 안으로 추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오 비서관도 박 전 차장과 마찬가지로 “궁극적 목표(한반도 대운하)는 동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국토부 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6월, 촛불 집회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뒤 “국민이 원치않는 대운하는 추진하지 않겠다”며 대운하 포기의사를 밝힌 뒤의 일이다.

기획단은 업무협의 직후인 2009년 2월16일 ‘4대강 살리기 추진 현황보고’ 문건을 통해 다시 한번 한반도 대운하 안과 국토부 안의 쟁점을 정리했다. 기획단은 문건에서 “그동안 4대강 살리기가 사실상 대운하라는 반대측 공세가 극심했다”며 “대운하 안대로 당장 화물선 운항에 필요한 수심 6.1m로 할 경우, 정부 신뢰도 저하는 물론 반대측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토부 안 역시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기획단은 이 문건에서 “향후 지역 요구에 부응해 대운하를 추진할 경우에도 기술적 경제적 어려움없이 추가 준설(3~4m) 등으로 운하 추진이 가능하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대운하)은 동일”하다고 적고 있었다.

결과는 대운하 안의 승리였다. 국토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2009년 7월 공식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은 낙동강 하구둑~칠곡보 사이 200㎞ 남짓 물길을 최소 수심 6m로 준설키로 했다. 당초 국토부 안은 중·소규모(높이 8m 안팎) 6개 보만 건설하면 충분하다고 제안했으나, 실제 4대강 전역에 건설된 보는 대규모 보 6개(높이 20m 안팎)를 포함해 16개로 늘었다. 국토부 안은 당초 13.9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추산했지만, 결국 22조원의 재원을 잡아먹은 괴물이 탄생했다. 당시 기획단 관계자는 “모든 강은 퇴적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낙동강은 퇴적현상이 심한 강이다. 끊임없이 재준설해서 수심 6m를 유지하는 것은 미친 짓에 가깝지만, 실제로 그것이 일어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출처 : 왕차관도 문건서 “대운하”…MB 거짓말 또 들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