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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종교와 개독교

“교회 경매는 타락 보여주는 한 장면”

“교회 경매는 타락 보여주는 한 장면”
교계 개혁 외치는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시사저널 1239호] 조혜지 인턴기자 | 기사입력시간 2013.07.17 (수)


교회 거대화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교단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교회가 커질수록 예수와 멀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형 교회 목사들은 설교에서 “법을 지켜야 한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부 대형 교회 목사들은 ‘돈 문제’로 검찰에 불려가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상징으로 불리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나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이 그러하다.

많은 목사가 순복음교회·금란교회 같은 대형 교회를 꿈꾸고 있다. 그러면서 교회를 더 크게, 더 화려하게 짓고 있다. 최근 경매에 넘어가거나 매물 시장에 나온 교회들은 대부분 ‘거대화 현상’에 따른 부작용의 산물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문위원장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들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문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대형 교회들이 경매 매물로 많이 나왔다.
교회가 계속 성장할 줄 알고 그렇게 벌여놓은 건데 한국 교회의 타락성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신축하다 부도난 교회도 많다. 남은 신도들은 어떻게 되나.
남은 신도들은 대부분 바람직한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 한국 교인들은 대체로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대한 로열티가 없다.

부도가 나면 해당 교회 담임목사는 어디로 가는가.
실업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

같은 종단이나 종파에서 거두는 경우는 없나.
안수받은 목사가 교회 수에 비해 너무 많다. 점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교회는 줄어드는데 목회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교회 매물 사이트에 신시가지·개발지구 등 역세권 여부를 광고한 곳이 많다.
부끄러운 일이다. 기존에 꾸려왔던 지역에선 신도 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 신도를 유치하기가 어렵다. 신시가지나 개발지구는 이사 인구가 많아 일부러 옮기는 게 아니겠나.

무리한 신축으로 위기를 맞은 교회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한국 교회는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했다. 해결 방안이 있을지 모르겠다. 교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는 수밖에 없다. 도덕성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런 비도덕적 교인들은 엄중하게 처벌하든지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교단에서 처벌할 수단이 있는가.
교단 자체는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 슬픈 일이다. 맘대로 교단을 탈퇴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교단이 없다. 엉터리들에게 잘못 배운 탓이다.

엉터리란 무엇을 말하는가.
기독교의 본질보다는 세속적인 선택을 가르치는 데 치중하는 것이다. 예수 믿으면 돈 나오고, 출세한다고 가르치는 현상을 봐라. 저급한 욕망을 만족시키는 데 종교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대형 교회들이 계속 몸집을 불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교회를 크게 짓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하나님이 복을 줘서 교회가 성장했다는 식이다.

이런 세태의 중심에 있는 교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돈, 출세, 건강, 복을 주는 게 교회라고 가르쳐선 안 된다. 기독교는 원래 십자가의 종교다. 옳은 일을 위해 희생하고, 낮게, 겸손하게, 힘들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 고난을 겪는 그런 종교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예수님이 가장 고난을 겪고 저주받은 자일 것이다. 성경은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스스로의 양심에 호소했으면 좋겠다.


출처 :“교회 경매는 타락 보여주는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