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위험한 발언들 “야당을 강에 처박아야… 판사도 적”
검찰, 정치·선거 개입 ‘신종 매카시즘 행태’ 규정
[경향신문] 류인하 기자 | 입력 : 2013-08-26 22:17:26 | 수정 : 2013-08-26 22:54:08
검찰이 26일 열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2)에 대한 첫 공판에서 원 전 원장이 4년 재임기간 중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개인이나 단체를 ‘종북’ 또는 ‘적’으로 매도한 발언을 다수 공개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원 전 원장의 ‘척결 대상’에는 단순히 북한 또는 종북세력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여당의 정책이나 입장을 반대하는 야당 정치인과 사법부, 야권 성향의 교육감, 시·도지사 등이 망라돼 있다.
“부서장들은 이 정권하고밖에 더 하겠어요” - 2009년 11월20일, 회의 녹취록
“판사도 적이 돼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을 거야. 다 똑같은 놈들일 텐데” - 2010년 지방선거 전, 전체 부서장 회의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의 포퓰리즘적 허구성 적극 홍보해야” - 2010년 11월19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야당이 되지 않는 소리 하면 강에 처박아야지” - 2012년 2월17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국정 성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종북좌파에 이기는 길” - 2012년 6월15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 대북 심리전 명분 내세워 국정원 직원들 이용, 원세훈 측은 검찰에 반발 “기소 목적에 끼워맞춘 것”
원 전 원장은 지난해 2월17일 부서장 회의에서 “진짜 금년 한 해가 아주 중요한 해 아닙니까. 이제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고,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어떻게든지 다시 정권을 잡으려 그러고…”라며 “야당이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하면 강에 처박아야지. 금년에 잘못 싸우면 국정원이 없어지는 거야. 여러분들 잘 알잖아”라고 말했다.검찰은 이 발언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권을 두고 과거 종북좌파가 정권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특정 야당 대선 후보가 정권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이 18대 대선에서 야당의 문재인 후보 등이 당선되지 않도록 ‘국정원의 존망을 걸고’ 활동해야 한다는 지침을 국정원 직원들에게 내렸다는 것이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11월20일 회의에선 “부서장들은 이 정권하고밖에 더 하겠어요”라며 국정원 간부들과 이명박 정권이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 부서장 회의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도 잘 차단하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 전 전체 부서장 회의에서 “그땐 판사도 아마 적이 돼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을 거야. 다 똑같은 놈들일 텐데”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들이 당선된 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가 쉽게 나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사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극우단체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1월19일 회의에서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의 포퓰리즘적 허구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정치적 이슈인 무상급식 문제에 국정원 직원들이 적극 개입해 여당의 주장을 홍보토록 지시한 것이다.
원 전 원장은 19대 총선 직후이자 18대 대선을 8개월 앞둔 지난해 4월20일 부서장 회의에서 “금년에 종북좌파 40명이 여의도에 진출했는데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계속 흔들리고 할 것이고…”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선 “비한나라당 후보(박원순)가 시장이 됐는데 이는 온라인상의 활동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 직전인 4월16일 부서장 회의에선 “선거에서 단일화해라 하는 게 북한의 지령이라고. 북한 지령대로 움직이는 건 결국은 종북단체 아니냐”라며 ‘야권 단일화 추진 세력=종북세력’이라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며 “원 전 원장이 국정원 내 심리전단팀에 (정치·선거 개입이라는) 범행을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은 “재임기간 동안 수백건 이상의 발언을 했는데 그중 고작 몇 개를 뽑아서 ‘이게 범죄 지시’라고 하는 것은 기소 목적에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원 전 원장 측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실제 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햇볕정책, 금강산 관광, 제주 해군기지,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 미사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응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정상적인 국정원 업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은 “국정원은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게시글을 단 것에 불과한데 그 시점에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정부의 해당 정책을 반대하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마치 국정원이 문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끼워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원’의 위험한 발언들 “야당을 강에 처박아야… 판사도 적”
검찰, 정치·선거 개입 ‘신종 매카시즘 행태’ 규정
[경향신문] 류인하 기자 | 입력 : 2013-08-26 22:17:26 | 수정 : 2013-08-26 22:54:08
검찰이 26일 열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2)에 대한 첫 공판에서 원 전 원장이 4년 재임기간 중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개인이나 단체를 ‘종북’ 또는 ‘적’으로 매도한 발언을 다수 공개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원 전 원장의 ‘척결 대상’에는 단순히 북한 또는 종북세력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여당의 정책이나 입장을 반대하는 야당 정치인과 사법부, 야권 성향의 교육감, 시·도지사 등이 망라돼 있다.
“부서장들은 이 정권하고밖에 더 하겠어요” - 2009년 11월20일, 회의 녹취록
“판사도 적이 돼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을 거야. 다 똑같은 놈들일 텐데” - 2010년 지방선거 전, 전체 부서장 회의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의 포퓰리즘적 허구성 적극 홍보해야” - 2010년 11월19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야당이 되지 않는 소리 하면 강에 처박아야지” - 2012년 2월17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국정 성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종북좌파에 이기는 길” - 2012년 6월15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 대북 심리전 명분 내세워 국정원 직원들 이용, 원세훈 측은 검찰에 반발 “기소 목적에 끼워맞춘 것”
원 전 원장은 2009년 11월20일 회의에선 “부서장들은 이 정권하고밖에 더 하겠어요”라며 국정원 간부들과 이명박 정권이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 부서장 회의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도 잘 차단하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 전 전체 부서장 회의에서 “그땐 판사도 아마 적이 돼서 사법처리를 하지 않을 거야. 다 똑같은 놈들일 텐데”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들이 당선된 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가 쉽게 나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사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극우단체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1월19일 회의에서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의 포퓰리즘적 허구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정치적 이슈인 무상급식 문제에 국정원 직원들이 적극 개입해 여당의 주장을 홍보토록 지시한 것이다.
원 전 원장은 19대 총선 직후이자 18대 대선을 8개월 앞둔 지난해 4월20일 부서장 회의에서 “금년에 종북좌파 40명이 여의도에 진출했는데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계속 흔들리고 할 것이고…”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선 “비한나라당 후보(박원순)가 시장이 됐는데 이는 온라인상의 활동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 직전인 4월16일 부서장 회의에선 “선거에서 단일화해라 하는 게 북한의 지령이라고. 북한 지령대로 움직이는 건 결국은 종북단체 아니냐”라며 ‘야권 단일화 추진 세력=종북세력’이라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며 “원 전 원장이 국정원 내 심리전단팀에 (정치·선거 개입이라는) 범행을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은 “재임기간 동안 수백건 이상의 발언을 했는데 그중 고작 몇 개를 뽑아서 ‘이게 범죄 지시’라고 하는 것은 기소 목적에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원 전 원장 측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실제 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햇볕정책, 금강산 관광, 제주 해군기지,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 미사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응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정상적인 국정원 업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 측은 “국정원은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게시글을 단 것에 불과한데 그 시점에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정부의 해당 정책을 반대하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마치 국정원이 문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끼워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원’의 위험한 발언들 “야당을 강에 처박아야… 판사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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