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소원 한 번 들어줍시다. 이번 추석 달맞이는 4대강으로!
[함께 만드는 뉴스] 4대강 사업, 국민이 보고 말할 때... 사진과 의견 보내주세요
[오마이뉴스] 최지용 | 13.09.18 12:56 | 최종 업데이트 13.09.18 12:56
이포보 앞이었습니다. 군복을 입은 젊은이 두 명이 저희 뒤로 접근했습니다. 보통 취재 중에 관리인이나 경찰이 다가오는 경우는 있었어도 군인이 다가 온 적은 처음이라 잠시 움찔 했습니다. 게다가 모자도 안 쓰고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실외 탈모를 하고 다가오는 그들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난 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을 때입니다. 막대기 하나 그려진 계급장에 아직 줄도 안 잡힌 군복을 입고 있었거든요.
그날 이포보에는 미니버스를 타고 온 이등병들 몇 명과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전부였습니다. 아, 잔디밭에 무성한 잡초를 뽑고 있던 어르신 몇 분도 계셨습니다. 10여 년 전 저도 훈련소를 마치고 막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위로 차원으로 하룻동안 임진각 통일전망대 견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이날 이포보를 찾은 군인들도 같은 이유로 방문을 한 것입니다. '이제 4대강 인근에 있는 군부대 신병들은 이런 곳으로 견학을 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그날 이포보 보 본체 상단 구조물에 균열이 간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보에서 발생하는 누수현상이나 균열은 물과 직접 접촉하는 하단부에서 주로 발견 됐는데, 처음으로 보의 수문을 끌어올리는 기계가 설치된 상단부에서 포착된 것입니다. 당연히 보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제기됐습니다.(관련기사 : 4대강 이포보 상단에 균열... "명품보라더니 부실시공")
취재를 목적으로 이포보를 방문한 건 약 1년만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사기간 내내 집 앞 목욕탕보다 더 자주 갔던 곳입니다. 2010년 여름,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42일 동안안 37일을 현장에 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도하훈련 준비를 하던 군인 6명이 보 구조물에 걸려 숨졌을 때, 봄비 때문에 보 구조물이 무너졌을 때도 이포보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 지역 명물인 '천서리 막국수'를 하도 먹어 질릴 정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자주 가다 보니 보에 대한 설명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지경이 됐습니다. 이포보 하류방향으로 보를 덮고 있는 큰 구조물은 백조를 상징하고, 공도교 상단에 설치한 구형은 백조의 알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4대강 전체 16개 보 가운데 건축미가 가장 뛰어난 명품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설명도 빠뜨리면 안 되겠죠. 강 우안에는 물고기가 다니는 어도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중광장이 설치돼 있고 좌안에는 발전용량 3천Kw짜리 소수력발전소가 있습니다.
4대강, 거짓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글을 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4대강 홍보 전도사가 된 기분입니다. 이미 1000만 명이나 다녀갔다는 4대강인데 제가 굳이 이런 홍보를 할 필요는 없겠죠?
1년 만에 다시 가본 이포보는 엉망이었습니다. 백조는 때가 껴서 누래졌고, 구조물 틈새에는 미처 제거 못한 거미줄과 얼룩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물놀이 하라고 만들어 놓은 수중광장은 아예 사람이 들어 갈 수 없게 통제돼 있었고, 어도는 물살이 심해 얕고 잔잔한 물에 사는 어종은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물에 가까이 갈 수 없게 된 건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근 마을에 늘어난 건 편의점뿐입니다.
사람을 동원하지 않으면 금새 엉망이 돼 버리는 잔디밭도 문제입니다. 마을 어르신들로 보이는 분들이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지만 그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은 잡풀이 무성했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보 수문 곁에는 어른 키만한 나무가 떠내려와 걸려 있었습니다. 큰 비가 오고나서 수문을 개방했기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엄청난 쓰레기가 고여 있었을 겁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보가 이런데 저기 낙동강 산골에 위치한 곳은 어떨까요?
공사 관계자, 취재진, 환경단체 등을 제외하고 이포보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이 볼 수 있던 사람들은 단체 관람객들입니다. 큰 버스를 나눠 타고 한 번에 몇 백 명씩, 마을 노인회에서, 산악회에서, 복지센터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이 대부분입니다. MB정부 때 이런 행사를 국가가 지원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앞서 보와 관련해 설명한 내용은 그때 이 관람객들과 섞여서 가이드들에게 들은 것들입니다. 앞서 군인들이 견학을 왔던 것처럼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포보에는 아주 좋은 캠핑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주말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찾습니다. 시설도 잘 돼 있고 기존에 있던 늪지를 그대로 보존한 지역과 가까워 운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종종 보입니다. 주말에는 물론 더 많습니다. 그분들은 그것이 4대강 사업의 성과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평가는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유흥에 만족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자전거 길은 만들 수 있었고, 더 친자연적인 캠핑장도 가능했습니다.
비가 왔다고만 하면 다리가 무너졌습니다. 남한강만 3개, 낙동강에서 1개입니다. 낡아서 그렇다는데 4대강 사업 전에 낡은 다리가 무너졌다는 뉴스를 얼마나 들어보셨나요? 농경지가 침수됐고, 9월이 돼서도 녹조가 남아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예정된 문화재도 4대강 사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물고기들의 집단 폐사와 악취 발생은 이제 흔한 일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고, 물이 맑아지고, 사람이 강과 더 가까워진다는 건 현재까지는 명백히 거짓말입니다.
보, 녹조, 습지... 우리가 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과 영산강… 4대강 사업 구간을 전부 이으면 약 3000km가 됩니다. 24조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정말 엄청난 사업이죠. 이 사업을 몇몇 언론사가, 얼마 안 되는 환경단체가 일일이 감시하기란 불가능합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발표 보셨죠?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 세 번이나 감사를 했는데도 아직까지 밝히지 못한 의혹들이 숱하게 많습니다. 온 국민이 감시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가 여러분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고향 가시는 길 멀고 피곤하시겠지만 우리 고향 근처 4대강 사업 현장에 한번 가보면 어떨까요? 아직 한 번도 안 가본 분들 많으시죠? 고향 오가는 길에, 고향에 머물면서 가까운 4대강 현장에 가보는 걸 적극 추천 드립니다. 우리 MB 소원 한 번 들어줍시다. 가족들하고 손잡고 달맞이를 가도 좋겠습니다. 하늘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가서 사진을 찍어서 <오마이뉴스>로 보내주시면 '국민이 본 4대강'이란 기사로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함께 쓰는 뉴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너무 막연하시다고요? 그럼 제가 포인트 몇 곳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남한강에서는 3개 보를 빼먹을 수 없겠죠? 상류에서부터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가 있습니다. 마침 영동고속도로 우회도로에 나란히 있으니 강원도 쪽으로 오가는 분들이 가보면 좋겠습니다. 각 보에서는 구조물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시고 강이 사람과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지를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직 보 주변에서 물에 발 한 번 못 담가 봤는데 누가 가능하실지 모르겠네요. 참. 위험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낙동강은 어디든 다 포인트입니다. 얼마 전까지 녹조가 심했다고 하죠? 다행히 큰 비가 와서 좀 떠내려 갔다고 하는데 여전히 녹조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낙동강에 있는 8개 보 모두 하나 같이 감시해야 할 대상이지만 특히 가장 하류에 있는 함안보는 유심히 보세요. 강바닥이 파여 나가는 세굴현상이 심해 추석기간에도 '공사중'일지도 모릅니다. 또 구미 인근에 조성된 가장 큰 체육공원시설도 가보면 좋겠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충청권으로 넘어가 금강 인근에 가실 분은 이번에 무너져 내린 충남 공주 공산성을 꼭 가보셔야 합니다. 붕괴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1500년 전 백제 유물이 무너졌다는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변 문화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됐고 공산성 역시 강과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 불안했던 곳입니다. 강 준설 탓에 달라진 지하수가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산강은 다른 강에 비해 잠잠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워낙 다른 강들이 난리가 났기 때문이고, 영산강 역시 올 여름 녹조와 물고기 폐사 등으로 몸살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담양습지 훼손 논란이 있었습니다. 주변 지역민들과 인근을 오가는 분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 MB 소원 한 번 들어줍시다. 이번 추석 달맞이는 4대강으로!
[함께 만드는 뉴스] 4대강 사업, 국민이 보고 말할 때... 사진과 의견 보내주세요
[오마이뉴스] 최지용 | 13.09.18 12:56 | 최종 업데이트 13.09.18 12:56
▲ 4대강 사업 전과 후 4대강 사업 전의 조감도에는 이렇게 수영장을 만든다고 자랑하더니,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금엔 수심이 깊어 빠져 죽는다고 수영금지 팻말을 세워놓았습니다. 이미 이포보 공사로 훈련중이던 군인 4명을 비롯하여 근로자들이 익사한 수로가 되었으니 아이들에겐 얼마나 위험할까요? ⓒ 이포보조감도. 황인철 |
이포보 앞이었습니다. 군복을 입은 젊은이 두 명이 저희 뒤로 접근했습니다. 보통 취재 중에 관리인이나 경찰이 다가오는 경우는 있었어도 군인이 다가 온 적은 처음이라 잠시 움찔 했습니다. 게다가 모자도 안 쓰고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실외 탈모를 하고 다가오는 그들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난 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을 때입니다. 막대기 하나 그려진 계급장에 아직 줄도 안 잡힌 군복을 입고 있었거든요.
그날 이포보에는 미니버스를 타고 온 이등병들 몇 명과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전부였습니다. 아, 잔디밭에 무성한 잡초를 뽑고 있던 어르신 몇 분도 계셨습니다. 10여 년 전 저도 훈련소를 마치고 막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위로 차원으로 하룻동안 임진각 통일전망대 견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이날 이포보를 찾은 군인들도 같은 이유로 방문을 한 것입니다. '이제 4대강 인근에 있는 군부대 신병들은 이런 곳으로 견학을 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그날 이포보 보 본체 상단 구조물에 균열이 간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보에서 발생하는 누수현상이나 균열은 물과 직접 접촉하는 하단부에서 주로 발견 됐는데, 처음으로 보의 수문을 끌어올리는 기계가 설치된 상단부에서 포착된 것입니다. 당연히 보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제기됐습니다.(관련기사 : 4대강 이포보 상단에 균열... "명품보라더니 부실시공")
취재를 목적으로 이포보를 방문한 건 약 1년만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사기간 내내 집 앞 목욕탕보다 더 자주 갔던 곳입니다. 2010년 여름,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42일 동안안 37일을 현장에 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도하훈련 준비를 하던 군인 6명이 보 구조물에 걸려 숨졌을 때, 봄비 때문에 보 구조물이 무너졌을 때도 이포보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 지역 명물인 '천서리 막국수'를 하도 먹어 질릴 정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자주 가다 보니 보에 대한 설명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지경이 됐습니다. 이포보 하류방향으로 보를 덮고 있는 큰 구조물은 백조를 상징하고, 공도교 상단에 설치한 구형은 백조의 알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4대강 전체 16개 보 가운데 건축미가 가장 뛰어난 명품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설명도 빠뜨리면 안 되겠죠. 강 우안에는 물고기가 다니는 어도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중광장이 설치돼 있고 좌안에는 발전용량 3천Kw짜리 소수력발전소가 있습니다.
4대강, 거짓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글을 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4대강 홍보 전도사가 된 기분입니다. 이미 1000만 명이나 다녀갔다는 4대강인데 제가 굳이 이런 홍보를 할 필요는 없겠죠?
1년 만에 다시 가본 이포보는 엉망이었습니다. 백조는 때가 껴서 누래졌고, 구조물 틈새에는 미처 제거 못한 거미줄과 얼룩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물놀이 하라고 만들어 놓은 수중광장은 아예 사람이 들어 갈 수 없게 통제돼 있었고, 어도는 물살이 심해 얕고 잔잔한 물에 사는 어종은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물에 가까이 갈 수 없게 된 건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근 마을에 늘어난 건 편의점뿐입니다.
사람을 동원하지 않으면 금새 엉망이 돼 버리는 잔디밭도 문제입니다. 마을 어르신들로 보이는 분들이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지만 그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은 잡풀이 무성했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보 수문 곁에는 어른 키만한 나무가 떠내려와 걸려 있었습니다. 큰 비가 오고나서 수문을 개방했기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엄청난 쓰레기가 고여 있었을 겁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보가 이런데 저기 낙동강 산골에 위치한 곳은 어떨까요?
공사 관계자, 취재진, 환경단체 등을 제외하고 이포보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이 볼 수 있던 사람들은 단체 관람객들입니다. 큰 버스를 나눠 타고 한 번에 몇 백 명씩, 마을 노인회에서, 산악회에서, 복지센터에서 찾아오는 관람객들이 대부분입니다. MB정부 때 이런 행사를 국가가 지원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앞서 보와 관련해 설명한 내용은 그때 이 관람객들과 섞여서 가이드들에게 들은 것들입니다. 앞서 군인들이 견학을 왔던 것처럼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포보에는 아주 좋은 캠핑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주말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찾습니다. 시설도 잘 돼 있고 기존에 있던 늪지를 그대로 보존한 지역과 가까워 운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종종 보입니다. 주말에는 물론 더 많습니다. 그분들은 그것이 4대강 사업의 성과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평가는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유흥에 만족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자전거 길은 만들 수 있었고, 더 친자연적인 캠핑장도 가능했습니다.
비가 왔다고만 하면 다리가 무너졌습니다. 남한강만 3개, 낙동강에서 1개입니다. 낡아서 그렇다는데 4대강 사업 전에 낡은 다리가 무너졌다는 뉴스를 얼마나 들어보셨나요? 농경지가 침수됐고, 9월이 돼서도 녹조가 남아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예정된 문화재도 4대강 사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물고기들의 집단 폐사와 악취 발생은 이제 흔한 일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고, 물이 맑아지고, 사람이 강과 더 가까워진다는 건 현재까지는 명백히 거짓말입니다.
보, 녹조, 습지... 우리가 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 '명품보'라던 이포보 상단 균열 발견 10일 오전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 상류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서 두번째 권양기(가동보 수문을 들어올리는 기계)가 놓인 B-6 기둥 상단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 권우성 |
한강과 낙동강, 금강과 영산강… 4대강 사업 구간을 전부 이으면 약 3000km가 됩니다. 24조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정말 엄청난 사업이죠. 이 사업을 몇몇 언론사가, 얼마 안 되는 환경단체가 일일이 감시하기란 불가능합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발표 보셨죠?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 세 번이나 감사를 했는데도 아직까지 밝히지 못한 의혹들이 숱하게 많습니다. 온 국민이 감시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가 여러분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고향 가시는 길 멀고 피곤하시겠지만 우리 고향 근처 4대강 사업 현장에 한번 가보면 어떨까요? 아직 한 번도 안 가본 분들 많으시죠? 고향 오가는 길에, 고향에 머물면서 가까운 4대강 현장에 가보는 걸 적극 추천 드립니다. 우리 MB 소원 한 번 들어줍시다. 가족들하고 손잡고 달맞이를 가도 좋겠습니다. 하늘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가서 사진을 찍어서 <오마이뉴스>로 보내주시면 '국민이 본 4대강'이란 기사로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함께 쓰는 뉴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너무 막연하시다고요? 그럼 제가 포인트 몇 곳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남한강에서는 3개 보를 빼먹을 수 없겠죠? 상류에서부터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가 있습니다. 마침 영동고속도로 우회도로에 나란히 있으니 강원도 쪽으로 오가는 분들이 가보면 좋겠습니다. 각 보에서는 구조물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시고 강이 사람과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지를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직 보 주변에서 물에 발 한 번 못 담가 봤는데 누가 가능하실지 모르겠네요. 참. 위험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낙동강은 어디든 다 포인트입니다. 얼마 전까지 녹조가 심했다고 하죠? 다행히 큰 비가 와서 좀 떠내려 갔다고 하는데 여전히 녹조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낙동강에 있는 8개 보 모두 하나 같이 감시해야 할 대상이지만 특히 가장 하류에 있는 함안보는 유심히 보세요. 강바닥이 파여 나가는 세굴현상이 심해 추석기간에도 '공사중'일지도 모릅니다. 또 구미 인근에 조성된 가장 큰 체육공원시설도 가보면 좋겠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 낙동강 녹조가 수그러 들지 않고 여전히 있어 환경당국이 계속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창원 본포교 부근에 발생한 녹조. ⓒ 마창진환경연합 |
충청권으로 넘어가 금강 인근에 가실 분은 이번에 무너져 내린 충남 공주 공산성을 꼭 가보셔야 합니다. 붕괴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1500년 전 백제 유물이 무너졌다는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변 문화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됐고 공산성 역시 강과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 불안했던 곳입니다. 강 준설 탓에 달라진 지하수가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산강은 다른 강에 비해 잠잠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워낙 다른 강들이 난리가 났기 때문이고, 영산강 역시 올 여름 녹조와 물고기 폐사 등으로 몸살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담양습지 훼손 논란이 있었습니다. 주변 지역민들과 인근을 오가는 분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 MB 소원 한 번 들어줍시다. 이번 추석 달맞이는 4대강으로!
'세상에 이럴수가 > 死大江'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산성 추가 붕괴 가능성... 금강변 500m 전면 출입통제 (0) | 2013.09.23 |
---|---|
4대강 사업 탓? 공산성 성곽 10m '와르르' (0) | 2013.09.23 |
낙동강은 없다 ‘죽음의 호수’가 있을 뿐 (0) | 2013.09.06 |
“4대강 사업뒤 여주군 다리 5개 붕괴·유실” (0) | 2013.08.11 |
[신음하는 4대강 복원이 답이다] 1부 (하) “운하 아냐”, “홍수 예방 위해”, “수질 좋아져” 모두 거짓말 (0) | 2013.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