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위조’ 궁지 몰린 국정원 ‘오락가락 변명’ 급급
‘간첩사건’ 조작 의혹 증폭
“공문서, 선양영사관서 받았다”→“비공식 입수했다”
도장 위조엔 “중국 여러개 도장 쓴다”
[한겨레] 김정필 기자 | 등록 : 2014.03.02 20:13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로 제출된 중국 공문서들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지만, 이 공문서들을 입수해 제출한 국정원은 잇따라 말을 바꿔가며 변명에 급급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지난달 14일 “검찰이 법원에 낸 중국 공문서 3건은 모두 위조됐다”는 중국 정부의 사실조회 회신서를 공개할 때만해도, 국정원은 문서를 입수한 절차와 내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정원은 당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어 “서울고법에 제출한 (피고인 유우성씨의) 북한 출입 내용은 중국 선양주재 영사관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사실과 부합하며 항소심 재판에서 출입 내용이 사실임을 자세히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 총영사관이라는 외교 경로를 통해 문서들을 입수했다는 주장이었다. 사흘 뒤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관계자와의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리며 “국정원 쪽은 ‘위조되지 않았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확신하면 중국 정부 쪽에 왜 맞받아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외교적 마찰 등을 고려해 참고 있다’는 변명을 했다”고 전했다.
증거로 제출한 중국 공문서들
위조 가능성 점점 커지는데도
“문서 내용 맞다” 주장 고수
공문서 도장 위조 의혹에
“도장 같아도 완벽일치 안돼”
감정 결과 ‘불복’ 태도
그런데 지난달 18일과 21일 국정원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 국회에서 터져나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씨의 중국-북한 출입경기록 관련 중국 공문서 2건에 대해 “선양 영사관이 (중국 쪽에) 정식으로 발급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문서들을 입수했다는 뜻이었다. 조백상 선양 총영사의 답변에선 국정원에서 파견 나간 이인철 영사의 존재가 공개되며, 문서들의 ‘입수·공증·전달’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국정원은 말을 바꿨다. 국정원은 지난달 25일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진상조사팀에 낸 자체 조사보고서에서 ‘국정원 현지 요원이 비공식으로 얻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철 영사도 문서를 전달하기만 했고, 문서 입수는 다른 직원이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문서의 내용은 맞다. 위조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의 문서감정 결과를 통해, 국정원이 입수한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발급 문서의 도장이 사실상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자, 국정원은 아예 ‘문서감정 결과를 못 믿겠다’는 취지로 둘러댔다. 대검은 삼합변방검사참이 발급한 변호인 쪽 문서와 국정원·검찰 쪽 문서에 찍힌 도장이 다르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는데, 앞서 중국 정부는 변호인 쪽 문서가 ‘진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중국은 관공서 안에서도 복수의 인장을 사용하거나 같은 인장도 찍을 때 힘의 강약·인주 상태 등에 따라 글자 굵기 등이 달라져 정밀 감정시 완벽하게 일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삼합변방검사참이 실제 관인을 여러 개 사용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않고, 중국의 다른 성들을 예로 들었다.
특수부 출신의 한 검사는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의 문서감정 결과는 ‘팩트’의 영역이다. 국정원이 제시한 여러 불일치 가능성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감정한 결과물로 보면 된다. 문서감정 결과조차 못 믿겠다는 건 앞으로 나올 수사 결과도 못 믿겠다고 우기는 꼴밖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 ‘문서 위조’ 궁지 몰린 국정원 ‘오락가락 변명’ 급급
‘간첩사건’ 조작 의혹 증폭
“공문서, 선양영사관서 받았다”→“비공식 입수했다”
도장 위조엔 “중국 여러개 도장 쓴다”
[한겨레] 김정필 기자 | 등록 : 2014.03.02 20:13
▲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씨(왼쪽에서 네번 째)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로 제출된 중국 공문서들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지만, 이 공문서들을 입수해 제출한 국정원은 잇따라 말을 바꿔가며 변명에 급급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지난달 14일 “검찰이 법원에 낸 중국 공문서 3건은 모두 위조됐다”는 중국 정부의 사실조회 회신서를 공개할 때만해도, 국정원은 문서를 입수한 절차와 내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정원은 당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어 “서울고법에 제출한 (피고인 유우성씨의) 북한 출입 내용은 중국 선양주재 영사관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사실과 부합하며 항소심 재판에서 출입 내용이 사실임을 자세히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 총영사관이라는 외교 경로를 통해 문서들을 입수했다는 주장이었다. 사흘 뒤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관계자와의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리며 “국정원 쪽은 ‘위조되지 않았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확신하면 중국 정부 쪽에 왜 맞받아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외교적 마찰 등을 고려해 참고 있다’는 변명을 했다”고 전했다.
증거로 제출한 중국 공문서들
위조 가능성 점점 커지는데도
“문서 내용 맞다” 주장 고수
공문서 도장 위조 의혹에
“도장 같아도 완벽일치 안돼”
감정 결과 ‘불복’ 태도
그런데 지난달 18일과 21일 국정원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 국회에서 터져나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씨의 중국-북한 출입경기록 관련 중국 공문서 2건에 대해 “선양 영사관이 (중국 쪽에) 정식으로 발급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문서들을 입수했다는 뜻이었다. 조백상 선양 총영사의 답변에선 국정원에서 파견 나간 이인철 영사의 존재가 공개되며, 문서들의 ‘입수·공증·전달’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국정원은 말을 바꿨다. 국정원은 지난달 25일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진상조사팀에 낸 자체 조사보고서에서 ‘국정원 현지 요원이 비공식으로 얻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철 영사도 문서를 전달하기만 했고, 문서 입수는 다른 직원이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문서의 내용은 맞다. 위조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의 문서감정 결과를 통해, 국정원이 입수한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발급 문서의 도장이 사실상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자, 국정원은 아예 ‘문서감정 결과를 못 믿겠다’는 취지로 둘러댔다. 대검은 삼합변방검사참이 발급한 변호인 쪽 문서와 국정원·검찰 쪽 문서에 찍힌 도장이 다르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는데, 앞서 중국 정부는 변호인 쪽 문서가 ‘진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중국은 관공서 안에서도 복수의 인장을 사용하거나 같은 인장도 찍을 때 힘의 강약·인주 상태 등에 따라 글자 굵기 등이 달라져 정밀 감정시 완벽하게 일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삼합변방검사참이 실제 관인을 여러 개 사용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않고, 중국의 다른 성들을 예로 들었다.
특수부 출신의 한 검사는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의 문서감정 결과는 ‘팩트’의 영역이다. 국정원이 제시한 여러 불일치 가능성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감정한 결과물로 보면 된다. 문서감정 결과조차 못 믿겠다는 건 앞으로 나올 수사 결과도 못 믿겠다고 우기는 꼴밖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 ‘문서 위조’ 궁지 몰린 국정원 ‘오락가락 변명’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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