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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노조원 자살에 코레일 거짓 해명

노조원 자살에 코레일, “7월 전보 계획 없었다” 거짓 해명
코레일 전기분야 하달한 공문 통해 '7월 순환전보 준비' 사실 확인
[민중의소리] 윤정헌·김보성 기자 | 입력 2014-04-04 18:36:36 | 수정 2014-04-04 19:48:09


지난 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순환전보(강제전출)에 불안해하던 철도조합원 조모(5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코레일은 조씨의 자살 이유로 지목된 7월 예정된 강제전출에 대해 "계획된 바 없다"라고 밝혔지만 전보 시행 주기가 표기된 '계획전보 세부 시행계획'이 공개되며 코레일의 해명이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마산신호제어사업소 소속 조씨는 지난 3일 오후 3시45분께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95년 입사 이후 20년 가까이 근무해온 베테랑 전기원이었던 그는 지난달 4일 마산에서 진주로 전환배치 받았고, 12일 만인 18일 강제전보 대상자가 되면서 평소 우울증세와 함께 심리적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조씨는 다행히 4월 예정된 1차 전출 대상자에는 빠졌으나, 7월에 있을 2차 전출 대상자가 될까 불안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코레일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이 소속된 전기분야의 경우 철도노조에서 주장하는 7월의 순환전보 계획 자체가 없다"며 "지난 4월 1일 철도노사 논의 내용에도 7월에는 전기분야가 순환전보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전기직은 7월 순환전보 대상이 아닌데 조씨가 오해해 걱정을 하다 자살했다는 것이다.

▲ 철도 전기분야로 내려진 ‘계획전보 세부 시행계획’ ⓒ민중의소리

하지만 지난 2월 코레일이 각 지사와 영업소 등에 하달한 '2014 순환전보 및 정기 인사교류 시행계획'에 따르면 향후 매년 정기적으로 연 2회(상, 하반기) 전보를 진행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민중의소리>는 4일 고인이 포함된 전기분야에 내려진 '계획전보 세부 시행계획'을 입수했다. 이 문서에는 순환전보를 연 2회 실시함은 물론 2월과 7월로 시행시기까지 명시돼 있다. 당초 2월 실시 예정이던 상반기 전보가 노조의 반발로 4월로 미뤄졌을 뿐, 코레일은 이미 7월에도 순환전보 시행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앞서 코레일은 3월 27일에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첫 순환전보는 4월 초순 정원대비 3%인 850명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5개 권역 내 순환전보 비율은 운전(기관사)직은 1.9%(103명), 차량직은 3.2%(163명) 수준이며 시설직과 전기직은 이미 순환전보해 오고 있었다"면서 전 직종에 걸쳐 순환전보를 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코레일이 7월 순환전보 대상으로 계획을 바꾼 운전 및 차량직도 애초에는 상반기에도 순환전보 대상이었음이 드러나 있다.

▲ 반극동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전기처장이 노조 조합원과 주고 받은 메시지. ⓒ민중의소리

또 반극동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전기처장은 "일차로 이번에 미포함 시켰음", "이번에 한해 제외", "차기 대상자" 등의 표현을 해 하반기인 7월 순환전보 계획을 전제로 노조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반발할 뿐만 아니라 현장 관리자들도 4월에 이어 7월 순환전보 사실을 알리고 이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코레일이 애초부터 전기직은 7월 순환전보 예정도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된 조상만씨가 소속됐던 철도노조 부산본부의 고창식 교선국장은 "공사가 지난 2월 내린 공문에는 이미 2월과 7월에 강제전보를 하겠다고 돼 있다"면서 "전보 대상자인 부산지역 철도노동자들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단독] 노조원 자살에 코레일, “7월 전보 계획 없었다” 거짓 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