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차장 사퇴로 끝냈다
국정원 아닌 개인 차원서 간첩증거조작 사과 ‘봉합’
검찰도 최종수사결과 발표서 남재준 원장 ‘무혐의’
[경향신문] 정제혁·안홍욱 기자 | 입력 : 2014-04-15 06:00:07 | 수정 : 2014-04-15 09:52:57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34)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간첩 혐의 증거조작 사건은 대공수사처장(3급)을 최고위급 책임자로 대공수사팀 과장급(4급) 직원들이 벌인 날조극으로 검찰 수사에서 결론 났다.
국정원 서천호 2차장(53·국내 담당)은 14일 저녁 자신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사퇴했다. 서 차장은 “증거제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진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사안이지만 지휘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 차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기경찰청장·경찰대학장을 지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별도 사과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국정원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느냐’는 질문에 “따로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가 최고정보기관의 사법체계 근간을 뒤흔든 불법행위에 대해 2차장 사퇴 선에서 수습하겠다는 것으로 남 원장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날 국정원 이모 대공수사처장(54), 국정원 소속 이인철 중국 선양총영사관 영사(48·4급)를 형법상 모해증거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소속 권모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50·4급)를 시한부 기소정지하는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 처장의 증거조작 개입을 확인하고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음에도 남 원장, 대공수사국장·부국장 등 국정원 윗선과 담당 검사들은 무혐의 처분했다. 혐의가 확인된 국정원 간부들에겐 처벌이 무거운 국가보안법 대신 형법을 적용했다.
국정원의 무리한 대공수사와 위법한 증거수집, 검찰의 ‘받아쓰기’식 공소유지라는 공안수사시스템의 폐단과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등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기소된 이 처장은 중국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사실확인서와 영사확인서의 위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처장이 싼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 명의의 문서 위조비용 740만원의 집행을 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윤갑근 수사팀장은 이 처장을 구속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범행을 주도한 것은 과장 이하이고, 이 처장은 아래서 방법을 고안하면 승인하고 결재하는 정도였다”며 “27년간 대공수사 업무를 한 점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 처장 등이 증거조작을 모의하며 주고받은 외교전문의 전결권자는 대공수사국 부국장이고, 일부는 대공수사국장이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은 “대공수사국장·부국장은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재했다고 주장하고, 이 처장 등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아래는 이날밤 각 언론사에 이메일로 보낸 서 2차장의 사과문.
출처 : 국정원 2차장 사퇴로 끝냈다
국정원 아닌 개인 차원서 간첩증거조작 사과 ‘봉합’
검찰도 최종수사결과 발표서 남재준 원장 ‘무혐의’
[경향신문] 정제혁·안홍욱 기자 | 입력 : 2014-04-15 06:00:07 | 수정 : 2014-04-15 09:52:57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34)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간첩 혐의 증거조작 사건은 대공수사처장(3급)을 최고위급 책임자로 대공수사팀 과장급(4급) 직원들이 벌인 날조극으로 검찰 수사에서 결론 났다.
국정원 서천호 2차장(53·국내 담당)은 14일 저녁 자신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사퇴했다. 서 차장은 “증거제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진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사안이지만 지휘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 차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기경찰청장·경찰대학장을 지냈다.
▲ 예민한 검찰총장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14일 김진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다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자 자신을 촬영하는 기자들에게 손가락질하며 "어이 임마 밥먹고 나오는데"라고 화를 내며 돌아서고 있다. | 강윤중 기자 |
남재준 국정원장은 별도 사과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국정원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느냐’는 질문에 “따로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가 최고정보기관의 사법체계 근간을 뒤흔든 불법행위에 대해 2차장 사퇴 선에서 수습하겠다는 것으로 남 원장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날 국정원 이모 대공수사처장(54), 국정원 소속 이인철 중국 선양총영사관 영사(48·4급)를 형법상 모해증거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소속 권모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50·4급)를 시한부 기소정지하는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 처장의 증거조작 개입을 확인하고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음에도 남 원장, 대공수사국장·부국장 등 국정원 윗선과 담당 검사들은 무혐의 처분했다. 혐의가 확인된 국정원 간부들에겐 처벌이 무거운 국가보안법 대신 형법을 적용했다.
국정원의 무리한 대공수사와 위법한 증거수집, 검찰의 ‘받아쓰기’식 공소유지라는 공안수사시스템의 폐단과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등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기소된 이 처장은 중국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사실확인서와 영사확인서의 위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처장이 싼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 명의의 문서 위조비용 740만원의 집행을 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윤갑근 수사팀장은 이 처장을 구속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범행을 주도한 것은 과장 이하이고, 이 처장은 아래서 방법을 고안하면 승인하고 결재하는 정도였다”며 “27년간 대공수사 업무를 한 점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 처장 등이 증거조작을 모의하며 주고받은 외교전문의 전결권자는 대공수사국 부국장이고, 일부는 대공수사국장이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은 “대공수사국장·부국장은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재했다고 주장하고, 이 처장 등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아래는 이날밤 각 언론사에 이메일로 보낸 서 2차장의 사과문.
■대국민 사과문
그동안 대공수사팀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간첩수사에 최선을 다했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증거제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실무진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사안이지만,
지휘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는 오늘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 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서도 깊이 해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국정원을 떠나지만, 남은 직원들과 국정원은 이 중차대한 시기에 더 이상 흔들림 없이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2014. 4. 14
국정원 2차장 서천호
그동안 대공수사팀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간첩수사에 최선을 다했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증거제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실무진에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한 사안이지만,
지휘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는 오늘 모든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 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서도 깊이 해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국정원을 떠나지만, 남은 직원들과 국정원은 이 중차대한 시기에 더 이상 흔들림 없이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2014. 4. 14
국정원 2차장 서천호
출처 : 국정원 2차장 사퇴로 끝냈다
'세상에 이럴수가 > 조작과 탄압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재준 지키기’ 각본 있었나 (0) | 2014.04.17 |
---|---|
검찰, 증거조작 규명 ‘하다만 수사’ (0) | 2014.04.17 |
"굳게 믿고 위조하면 국보법상 날조 아니다"는 검찰 (0) | 2014.04.17 |
[결과] 국정원장·검사들 무혐의 (0) | 2014.04.14 |
국정원, 증거 조작 비난 피하려 ‘언론 공작’ (0) | 2014.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