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앙일보 기자, 국정원에서 탄원서 받았다” 실토
증언유출 피해 탈북자 “탄원서 유출 피해 더 심각”
“국정원이 대가 거론하며 ‘문화일보 고소’도 만류”
[한겨레] 이경미 김원철 기자 | 등록 : 2014.04.14 02:01 | 수정 : 2014.04.14 11:46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34)씨의 재판에서 비공개로 증언한 내용이 북한에 알려져 피해를 입었다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탈북자 ㄱ씨의 탄원서가 <문화일보>에 보도된 뒤, ㄱ씨가 소송을 내겠다고 항의하자 국가정보원이 ‘대가’를 제시하며 소송을 만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문화일보> 보도 다음날 <중앙일보>에 보도된 ㄱ씨의 탄원서는 국정원이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 사건 증거조작으로 궁지에 몰린 국가정보원이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고 벌인 ‘언론공작’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ㄱ씨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탄원서 내용이 4월1일 문화일보에 처음 보도된 뒤 문화일보에 소송을 내겠다고 항의했더니 국정원 (대공수사처) 이 처장이 찾아와 소송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며 “(만류에는) 대가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국정원이 조작된 증거를 제출하도록 해 파문이 인 유씨 사건의 수사팀장으로, 증거조작 관련 회의를 주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ㄱ씨는 또 “탄원서를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에게 전화로 항의하니 ‘국정원에서 받았다’고 실토했다. 대화 내용을 녹음해 (9일) 검찰 조사에서 들려줬다”고 말했다. ㄱ씨 증언대로라면, 국정원이 문화일보 보도 뒤에도 중앙일보에 탄원서를 건네면서 언론 보도를 종용한 셈이다. 이는 탄원서 내용이 공개되면 증언 유출자로 유씨 쪽이 의심받게 돼, 증거조작으로 국정원에 쏠린 비난을 유씨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으리라는 계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ㄱ씨는 지난해 12월6일 유씨 재판에 나가 북한과 중국 사이의 불법 월경 상황에 대해 비공개로 증언했다. ㄱ씨는 그로부터 한달 남짓 뒤 북한의 가족들이 보위부 조사를 받아 피해를 봤다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 ㄱ씨는 유씨 사건에서 증거조작이 확인된 2월 중순 이후 국정원이 탄원서와 관련해 <동아일보> 등 3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주선(<한겨레> 9일치 5면, 12일치 8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문화일보(1일) 중앙일보·조선일보(2일) 등이 잇따라 탄원서를 보도한 뒤인 7일 검찰에 유출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유씨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탄원서가 언론에 보도된) 2차 유출보다 (비공개 증언 사실이 북한 당국에 알려진) 1차 유출이 더 중한 것 아니냐. 어떻게 수사할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ㄱ씨 비공개 증언을 지켜본 이는 재판부와 검찰, 유씨, 유씨 변호인 2명이 전부여서, 수사 방향은 유씨와 변호인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ㄱ씨는 “증언 사실 유출(1차 유출)이 꽃을 꺾은 것이라면, 탄원서 유출(2차 유출)은 겨우 줄기를 붙여놓은 꽃을 뿌리째 뽑은 것”이라며 2차 유출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1차 유출로 가족이 보위부 조사를 받았지만 ‘모른다’고 답한 뒤 풀려난 반면, 탄원서 보도로 자신과 통화한 사실까지 공개됐고 현재는 연락이 끊겼다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한편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14일 오후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출처 : [단독] “중앙일보 기자, 국정원에서 탄원서 받았다” 실토
증언유출 피해 탈북자 “탄원서 유출 피해 더 심각”
“국정원이 대가 거론하며 ‘문화일보 고소’도 만류”
[한겨레] 이경미 김원철 기자 | 등록 : 2014.04.14 02:01 | 수정 : 2014.04.14 11:46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당사자 유우성 씨가 '검찰이 증거까지 위조해 날 간첩 몰았다'며 기자회견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유정아 기자 |
ㄱ씨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탄원서 내용이 4월1일 문화일보에 처음 보도된 뒤 문화일보에 소송을 내겠다고 항의했더니 국정원 (대공수사처) 이 처장이 찾아와 소송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며 “(만류에는) 대가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국정원이 조작된 증거를 제출하도록 해 파문이 인 유씨 사건의 수사팀장으로, 증거조작 관련 회의를 주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ㄱ씨는 또 “탄원서를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에게 전화로 항의하니 ‘국정원에서 받았다’고 실토했다. 대화 내용을 녹음해 (9일) 검찰 조사에서 들려줬다”고 말했다. ㄱ씨 증언대로라면, 국정원이 문화일보 보도 뒤에도 중앙일보에 탄원서를 건네면서 언론 보도를 종용한 셈이다. 이는 탄원서 내용이 공개되면 증언 유출자로 유씨 쪽이 의심받게 돼, 증거조작으로 국정원에 쏠린 비난을 유씨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으리라는 계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ㄱ씨는 지난해 12월6일 유씨 재판에 나가 북한과 중국 사이의 불법 월경 상황에 대해 비공개로 증언했다. ㄱ씨는 그로부터 한달 남짓 뒤 북한의 가족들이 보위부 조사를 받아 피해를 봤다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 ㄱ씨는 유씨 사건에서 증거조작이 확인된 2월 중순 이후 국정원이 탄원서와 관련해 <동아일보> 등 3개 언론사와 인터뷰를 주선(<한겨레> 9일치 5면, 12일치 8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문화일보(1일) 중앙일보·조선일보(2일) 등이 잇따라 탄원서를 보도한 뒤인 7일 검찰에 유출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유씨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탄원서가 언론에 보도된) 2차 유출보다 (비공개 증언 사실이 북한 당국에 알려진) 1차 유출이 더 중한 것 아니냐. 어떻게 수사할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ㄱ씨 비공개 증언을 지켜본 이는 재판부와 검찰, 유씨, 유씨 변호인 2명이 전부여서, 수사 방향은 유씨와 변호인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ㄱ씨는 “증언 사실 유출(1차 유출)이 꽃을 꺾은 것이라면, 탄원서 유출(2차 유출)은 겨우 줄기를 붙여놓은 꽃을 뿌리째 뽑은 것”이라며 2차 유출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1차 유출로 가족이 보위부 조사를 받았지만 ‘모른다’고 답한 뒤 풀려난 반면, 탄원서 보도로 자신과 통화한 사실까지 공개됐고 현재는 연락이 끊겼다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한편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14일 오후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출처 : [단독] “중앙일보 기자, 국정원에서 탄원서 받았다”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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