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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해경 지휘부는 ‘바다 깜깜이’

왜 허둥대나 했더니… 해경 지휘부는 ‘바다 깜깜이
총경이상 간부 행정직 대거 포진
4명 중 1명 함정근무 경험 없어

[세계일보] 조병욱·권이선 기자 | 입력 2014-05-07 06:00:00 | 수정 2014-05-07 10:58:04



해양경찰청 소속 총경(서장급) 이상 간부 4명 가운데 한 명은 수십년의 근무기간 중 제대로 경비함정을 타본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9명은 해경 소속 파출소 근무 경험조차 없었다. 해경의 ‘선장’격인 지휘부가 바다를 모르는 셈이다. 현장 경험 부족 때문에 대형 재난을 맞을 경우 대응 능력이 떨어져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해양경찰청이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게 제출한 경감 이상 간부 716명에 대한 근무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총경 이상 간부(67명) 가운데 25%(17명)는 경비함정 근무 경험이 없거나 한 달 미만(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파출소 근무 경험자는 7%(5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두 명은 6∼8개월, 다른 세 명은 1년1개월∼3개월 파출소에서 근무했다. 총경은 일선 해양경찰서장이나 5000t급 경비함 함장을 맡는 해경의 핵심 인력이다. 지휘부의 함정 지휘 경험 부족은 순경이나 경장 등 하위 계급 때 경비함정에서 근무하지 않고 외부로부터 경정 특채 등 간부로 바로 들어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군이나 공군은 함장이나 조종사 경력이 없을 경우 고위직 승진이 어렵지만 해경은 반대로 행정직이 고위직에 대거 포진했다. 해경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지방청장급) 이상 간부의 절반은 주특기(직별)가 ‘행정’이었으며 항해는 4명에 그쳤다.

총경 이상 보직자 60여명 가운데 ‘잠수’ 직별로 분류된 간부는 한 명에 불과했다. 경감 이상 보직자 700여명 가운데도 잠수 직별은 고작 7명(0.97%)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때 구조·수색과정에서 해경이 보인 어설픈 대응은 지도부가 신속한 판단을 할 지식과 경험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양경찰청 고위직은 대부분 일반 경찰 승진에서 누락한 간부들이 차지하면서 전문성 축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이 경찰청에서 독립한 1996년 이후 13명의 해경청장 가운데 해경 출신은 두 명에 불과하다.


출처 : [단독] 왜 허둥대나 했더니… 해경 지휘부는 ‘바다 깜깜이’





함정 지휘한 수장, 역대 13명 중 단 1명
일반경찰 ‘낙하산 자리’ 전락 해경청장
함정 지휘한 수장, 역대 13명 중 단 1명

[세계일보] 권이선 기자 | 입력 2014-05-07 06:00:00 | 수정 2014-05-07 07:08:57



역대 해양경찰청장 대다수가 해경이 아닌 ‘일반경찰’ 출신으로, 그동안 해양 관련 전문성이 없는 청장이 해경을 이끌어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역대 해경청장 13명 가운데 처음부터 해경에서 출발한 인사는 권동옥 청장(8대)과 김석균 현 청장뿐이다. 이마저도 김 청장은 행정고시 37회 출신으로 법제처에서 3년간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1997년 경정으로 해경에 특채됐으며, 경비함정 경험이 전무하다. 김 청장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늑장구조 등 때문에 지휘능력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경은 1996년 8월 경찰청에서 독립한 뒤에도 경찰청장 승진에 실패한 일반경찰 출신 인사가 해경청장 자리를 꿰차는 인사관행이 이어져왔다.

첫 해양경찰청장이 된 조성빈 전 청장은 육군사관학교 수료 후 경찰청 정보국장과 차장을 지낸 일반경찰 출신이다. 이후 10년 동안도 해양경찰청장 자리는 해양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일반경찰의 몫이었다.

2006년 8대 해경청장으로 권동옥씨가 해경 출신으로 처음 임명됐다. 권 청장은 인천해양경찰서 등에서 경비통신과장과 함장 등을 지내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임도 해경 출신 인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2년 후 다시 일반경찰 출신인 강희락 경찰청 차장이 해경청장으로 낙점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통하는 강 청장은 1년 뒤 경찰청장이 됐다가 함바비리 사건으로 투옥됐다. 이후 임명된 이길범, 모강인, 이강덕 청장 역시 경찰청 차장이나 서울지방청장을 지내다 해양경찰청장이 됐다.


출처 : 함정 지휘한 수장, 역대 13명 중 단 1명





펜대만 굴린 해경 지휘부… 산소통과 공기통 구분도 못해
경감 이상 716명 경력 전수 조사
[세계일보] 조병욱·권이선 기자 | 입력 2014-05-07 06:00:00 | 수정 2014-05-07 11:12:37



잠수부가 산소통을 메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도맡아 하는 고명석 범정부대책본부 대변인의 설명은 전문가답지 못했다.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경무관)인 고 대변인은 잠수사들의 구조·수색 활동을 설명하면서 수차례 ‘산소통’을 언급했다.

해경 지휘부의 현장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고 대변인은 20년 가까운 해경 근무기간 중 경비함정이나 해경 파출소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법학 석사 보유자다. 현장근무 경험이 없다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잠수사가 사용하는 것은 ‘산소통’이 아니라 ‘공기통’이라고 말한다. 잠수사가 수중에서 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질소나 헬륨이 포함된 공기통이 필요한데도 고 대변인은 산소통이라고 말한 것이다.


현장경험 부족한 해경 지휘부

6일 해양경찰청이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실에 제출한 경감 이상 간부 716명의 경력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경 파출소 근무경험이 전혀 없거나 1년 미만인 간부는 476명에 달했다. 66%가 넘는 간부들이 현장경험이 없는 셈이다. 전체 간부 가운데 121명이 경비함정을 한 번도 타보지 않았거나 1년 미만 승선했다. 1∼2년 승선한 간부는 46명, 2∼3년은 32명이었다. 배를 모르는 인사들이 해경 간부로 근무한 것이다.

경무관 이상 고위 간부의 절반이 함정 근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경 승진에서는 배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요소였다. 또 항해나 기관 직렬로 분류됐지만 실제 경비함정 근무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1년 내외의 짧은 기간만 근무한 간부도 50여명에 이르렀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법제처에서 공무원을 하다 해경에 특채된 김석균 해경청장(치안총감) 외에도 이정근 남해지방청장(치안감), 김광준 기획조정관(치안감), 국제협력관으로 보직이동된 이용욱 전 정보수사국장(경무관)도 경비함정 근무경험이 전혀 없다. 이들은 대부분 파출소 근무경험도 없이 해경청과 지방청 등의 주요 행정부서만 두루 거친 뒤 고위직까지 올랐다.


‘잠수’ 직별은 전체 간부의 1%에 불과

평균 근무기간이 20년이 넘는 해경 간부들의 직급별 경력도 현장경험 부족이 심각했다. 직급별로는 경감 448명 가운데 경비함정 근무경험이 한 번도 없거나 1년 미만인 간부도 66명(15%)에 달했다. 경감은 250t급 이상 경비정장을 맡을 수 있는 계급이다.

1000t급 이상 경비함장을 맡을 수 있는 경정 201명 가운데도 경비함정 경험이 전혀 없거나 1년 미만인 경우가 37명(12%)에 달했다. 경정과 경감은 해경 간부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위치다. 이들 가운데 파출소 근무경험이 없거나 1년 미만인 경우는 412명(63%)에 달했다.

이번 여객선 사고처럼 특수한 상황을 지휘할 현장지휘관 부족도 드러났다. 700명이 넘는 해경 간부 가운데 잠수 관련 특기자는 7명에 그쳤다. 특수직렬인 만큼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해양 관련 사고를 전담하는 부서인 만큼 전문성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해상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인 만큼 주요 간부들의 경비함정이나 파출소 근무경험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해양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전문직렬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본청 경감 이상 근무자 중 특채된 경찰관(행정, 항공, 전산 등)의 경우 현장 근무경력이 없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간부들도 순환보직으로 현장 근무를 늘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자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상 수색·구조 경험이 없는 해경 지휘부가 적합한 구조지시를 하지 못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외유학파 간부, 해양전공자 한 명뿐

해경 재직 중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총경급 이상 간부의 대부분이 해양 관련 학문이 아닌 법·행정 등을 전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외연수가 해양경찰이라는 전문화보다는 승진에 유리한 법과 행정 공부에 편중돼 공무원 국외훈련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해경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실에 제출한 총경 이상 간부 67명에 대한 학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경 재직 중 유학을 다녀온 간부 10명 중 한 명만이 해양 관련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해양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양동신 해경청 수사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해양 관련 전공 대신 법학이나 행정학을 선택했다.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청장은 2001년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해경청 한 국장도 인디애나대에서 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 다른 경무관은 중국에서 법학 석사를 받았고, 한 총경은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에서 형사정책학을 공부하는 등 해외유학파 가운데 해양과 관련한 전공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출처 : [단독] 펜대만 굴린 해경 지휘부… 산소통과 공기통 구분도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