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산’이 빚은 촌극들
‘친박 인증’ 곽성문, ‘황당 해명’ 김성주
[경향신문] 유정인 기자 | 입력 : 2015-02-17 20:27:41 | 수정 : 2015-02-17 20:40:36
박근혜가 떨군 ‘박하산(친박 낙하산)’들은 착륙 과정에서 숱한 논란을 낳으며 휘청였다.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에 출근을 저지당하거나 야당 비판에 ‘망언’으로 대응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친박 인증서’에 가까운 지원서가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지원서에서 곽 사장은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박근혜)와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게 돼 측근이 됐고, ‘친박그룹’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적었다. 곽 사장은 ‘친박 자기소개서’ 해명 자리에서도 “(사장 응모는) 주변 친박 의원들과 상의했다”고 답해 여당으로부터도 ‘부적절 답변’이란 질타를 받았다.
대선 캠프에 ‘깜짝 카드’로 참여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적십자비 장기미납’이 드러나자 “그만큼 (적십자사가) 많은 국민들 머릿속에 잊혀진 봉사단체가 됐고…”라는 ‘황당 해명’을 했다. 국감에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는가 하면, 성주그룹 직원을 간부회의에 참석시켜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안세영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역시 국감장에서 과거 야당 규탄 성명에 서명한 것이 문제가 되자 “제 이름이 있나요? 아, 나 미치겠네”라고 해 실소를 자아냈다.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은 박근혜 지지선언과 ‘우편향’ 교학사 교과서 지지성명 전력이 문제가 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해 수개월간 임시 집무실에 머물렀다. ‘용산참사’ 강제진압 책임자인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노조의 출근저지에 막혀 첫날 출근이 무산됐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친박 인증’ 곽성문, ‘황당 해명’ 김성주… ‘박하산’이 빚은 촌극들
수첩 밖 새인물 안 써… ‘내편’ 무리한 기용, 밉보이면 찍어내
깜깜이 인사에 ‘참사’ 반복… 비선 국정개입 의혹 나와
김기춘·3인방은 치마폭에… 김장수·김관진은 ‘회전문’
[경향신문] 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27:49 | 수정 : 2015-02-17 20:42:41
박근혜 인사스타일은 집권 2년 내내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근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능력 있고 도덕성에 있어서도 국민들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는 그런 인재를 찾는 데 있어서 저만큼 관심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단 논란과 낙마, 장관 후보자들 사퇴 등 인사참사는 인선 때마다 매번 반복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첩인사’는 박근혜 인사를 집약하는 대표어가 됐다. 박근혜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15년간 정치현장에서 만난 사람을 수첩에 일일이 기록해 두었다가, 인사 때 기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첩인사가 ‘제한된 인재풀’일 수밖에 없고, 결국 새누리당에서도 “도대체 저런 사람을 누가 추천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의 ‘깜깜이 인사’가 반복됐다. 가령 재임 기간 내내 자질 논란을 불렀던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세미나에서 차분히 토론하는 장면을 보고, 박근혜가 수첩에 적어뒀다가 낙점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을 달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도 수첩인사 논란과 무관치 않다. 배경을 알 수 없는 인사가 반복되다보니, 정윤회씨나 ‘문고리 권력 3인방’, 원로자문그룹 ‘7인회’ 등이 뒤에 있다는 추측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해 6월 친일 발언 등 각종 논란 끝에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누가 추천했는지는 지금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당시 “7인회 특정 인사가 추천했다더라” “정윤회씨가 뒤에 있다” 등의 소문이 난무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오기 인사’는 또 다른 상징어다. 특히 국민 눈높이보다는 박근혜 뜻에 맞는 강경보수 인사들을 중용해왔다. 박근혜가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치켜세운 김기춘 비서실장은 유신헌법 초안을 작성한 바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등은 언론인 시절 극우 칼럼으로 논란을 빚었다. ‘한번 쓴 사람은 끝까지 쓴다’는 것도 오기 인사의 예다. 여론의 압도적인 교체 요구를 외면한 채 ‘문고리 3인방’을 그대로 끌고 가고, 김 실장 교체 여론을 오랫동안 외면한 것이 단적인 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찍어낸 것은 오기 인사의 다른 면이다.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지며 다섯 달 만에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이명박 정부 때 지명된 ‘수첩 밖 인사’로,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등이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 유출에 관여하는 등 찍어내기에 일조했다.
회전문 인사’도 빈번해지고 있다. 인재풀이 제한된 수첩인사의 결과물일 수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김장수 초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때 부실대응 논란을 빚다가 지난해 5월 물러났지만 1년도 안돼 핵심요직으로 복귀했다. 김관진 현 안보실장은 이전까지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은 주일대사에서 자리바꿈을 했다.
자연히 인사참사는 빈번하게 반복되고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2013년 박근혜 방미 때 인턴 성추행 논란을 일으켜 ‘국격’을 떨어뜨린 것은 대표적인 일이다. 지난해엔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연쇄낙마한 후 사의를 표했던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는 ‘빽도 총리’ 코미디가 벌어지기도 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수첩 밖 새인물 안 써… ‘내편’ 무리한 기용, 밉보이면 찍어내
영남대·서강대 학맥 ‘약진’
이상천·이덕훈 등 18명… 박근혜 ‘정치적 고향’인 대구 경북대 출신도 7명
[경향신문] 유정인 기자 | 입력 : 2015-02-17 20:39:17 | 수정 : 2015-02-17 20:42:44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장 인사에선 박근혜와 ‘학맥’으로 이어진 이들의 ‘약진’도 다수 눈에 띈다. ‘학맥 코드’ 지적을 받는 이들은 대개 박근혜의 ‘서강대 동문’들이거나 박근혜가 한때 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영남대 출신들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발탁돼 재직 중인 237개 공공기관장 중 영남대 관련 인사는 학부 출신 7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영남대는 정관 1조에 “대한민국 교육이념과 설립자 박정희 선생의 창학정신에 입각해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는 박근혜 일가와 뗄 수 없는 곳이다.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초대 이사장은 박근혜의 대표적 ‘영남대’ 인맥으로 꼽힌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76년부터 영남대에서 교수직을 맡아, 박근혜의 이사장 재직기(1980~1989년)를 거쳐 2001년 총장직에 올랐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8대 대선 캠프에 참여한 국립공원관리공단 박보환 이사장(18대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인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도 영남대 출신이다.
서강대 관련 인사는 학부 출신 5명을 포함한 8명이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지난 대선 박근혜를 측면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 출신이다. 이 은행장이 선임과정에서 제기된 서금회 배경설에 “실체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서금회 파워’라는 얘기가 나온다.
홍기택 한국산업은행장 역시 서강대 출신으로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 몸담았던 ‘친박’ 인사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여한 김경한 국토위원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교수를 맡은 경우다. 이 외에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과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서강대 출신이다.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지역의 경북대 출신 기관장도 7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영남대·서강대 학맥 ‘약진’
세월호 이후 교체된 24명이 ‘정피아’… ‘아버지 인맥’도 상당수
237개 공공기관장 분석
낙하산 인사 막겠다더니… ‘관피아’ 떠난 자리 정치인 출신·친박 임명
금융권 등 전문성 부족… 공공기관 사정 더 악화
[경행신문] 유정인·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39:27 | 수정 : 2015-02-17 21:14:47
박근혜는 지난 대선 전후 ‘낙하산 인사’ 근절을 누차 약속했다. 대선 전에는 “낙하산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권 분권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당선인 때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트리는 낙하산 인사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은 현재 이런 발언들은 허언이 됐다. 경향신문의 분석 결과,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은 ‘정피아(정치인 출신 기관장)’ 혹은 ‘박피아(친박 출신 기관장)’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로 인연이 거슬러 올라가는 공공기관장들도 있었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34일째인 지난해 5월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 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늑장·부실 대응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피아’를 계기로 공직사회 적폐청산 의지를 밝힌 것이지만 불똥은 엉뚱하게 튀었다. 해피아는 물론 관료 출신인 ‘관피아’가 척결대상이 되면서 공공기관장 인사 때 ‘정피아’ 혹은 ‘박피아’의 갈 자리가 생기는 등 숨통이 트인 것이다.
실제 세월호 이후 교체된 83개 기관장 중 24곳(38.1%)의 수장은 ‘정피아’였으며, 이 중 18개 기관장은 명확한 ‘박피아’였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신임 사장에 ‘친박’ 인사인 함승희 전 국회의원을 선임한 것은 노골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함 사장은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전임 사장 2명이 모두 강원지사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하면서 강원랜드 사장은 ‘선거출마 경력 쌓기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박근혜 정부도 이런 악습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특히 어느 분야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몇몇 인사들과 전직 의원 등이 국책은행 기관장은 물론 금융권 감사 자리를 꿰찼다. 기술보증기금 감사인 박대해씨는 정당 당직자 출신으로,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로 당선됐다. 기업은행은 여당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양종오씨를 IBK캐피탈 감사, 대선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 서동기 이사를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수출입은행 공명재 감사도 새누리당 대선 캠프 출신이다.
해당 정부기관 관료 출신인 관피아와 달리, 정피아나 박피아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공공기관 사정은 전보다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피아’ 중 다수가 박근혜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박근혜의 ‘아버지 인맥’을 중시한다는 정치권 풍설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 부친은 박 전 대통령의 최장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장의 아들이다. 김정렴 회장은 1969년 10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9년3개월간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1971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특채돼 관계에 입문했다. 유신 시절 청와대에 근무한 ‘유신행정관’ 출신으로,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상임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을 때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등 현 여권과 ‘악연’도 있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979년 10·26 사태 때 피격당한 박 전 대통령을 치료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성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을 치료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가 박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실려온 국군서울지구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었던 만큼 치료에 관계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성 이사장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세월호 이후 교체된 24명이 ‘정피아’… ‘아버지 인맥’도 상당수
현정부 임명한 기관장 ‘박피아’ ‘정피아’ 35%
(1) 인사 분석
237개 공공기관 기관장 전수조사
85곳 ‘정치인 낙하산’… 친박 많아
박근혜 “전문성 강조”와 배치
[경향신문] 유정인·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54:46 | 수정 : 2015-02-17 22:09:16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이 낙하산 인사에 통칭되는 ‘정피아’(정치+마피아, 정치인 출신 기관장) 혹은 ‘박피아’(친박+마피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17일 박근혜 정부 2주년을 맞아 지난 1월 말 기획재정부가 지정·발표한 316개 공공기관중 박근혜 정부에서 기관장이 바뀐 공공기관 237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우선 237곳 중 ‘정피아’가 수장으로 취임·재직 중인 기관은 85개(35.9%)로 조사됐다. 이 중 71개 기관(30.0%) 수장 69명(겸직 포함)은 박근혜 대선캠프 및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대통령 직속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박피아’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 이상이 낙하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는 “인사 원칙의 첫 번째 기준은 전문성”이라는 박근혜의 대선 전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박피아’를 출신별로 분류하면 48개 기관장(46명, 겸직 포함)이 2007·2012년 대선캠프에 참여했으며, 10개 기관장은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이다.
청와대나 대통령 직속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6개 기관, 2012년 대선 때 지지선언을 한 단체 인사들이 5개 기관이다.
세월호 참사 후 인선 흐름이 ‘관피아’에서 ‘정피아·박피아’로 바뀐 것도 주목된다. 세월호 이전 임명된 154명 중 중앙부처·군·검경 출신은 58명(37.7%)이었으나, 세월호 후엔 9명(10.8%)에 그쳤다.
반면 정치권 출신들은 급격히 늘어났다. 세월호 참사 후 교체된 83개 기관장 중 24곳(38.1%) 수장은 새누리당 등 여권 출신 정피아였으며, 24곳 중 18개 기관의 장은 ‘박피아’로 분류됐다. 내부승진은 20명에 불과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현정부 임명한 기관장 ‘박피아’ ‘정피아’ 35%
‘친박 인증’ 곽성문, ‘황당 해명’ 김성주
[경향신문] 유정인 기자 | 입력 : 2015-02-17 20:27:41 | 수정 : 2015-02-17 20:40:36
박근혜가 떨군 ‘박하산(친박 낙하산)’들은 착륙 과정에서 숱한 논란을 낳으며 휘청였다.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에 출근을 저지당하거나 야당 비판에 ‘망언’으로 대응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친박 인증서’에 가까운 지원서가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지원서에서 곽 사장은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박근혜)와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게 돼 측근이 됐고, ‘친박그룹’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적었다. 곽 사장은 ‘친박 자기소개서’ 해명 자리에서도 “(사장 응모는) 주변 친박 의원들과 상의했다”고 답해 여당으로부터도 ‘부적절 답변’이란 질타를 받았다.
대선 캠프에 ‘깜짝 카드’로 참여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적십자비 장기미납’이 드러나자 “그만큼 (적십자사가) 많은 국민들 머릿속에 잊혀진 봉사단체가 됐고…”라는 ‘황당 해명’을 했다. 국감에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는가 하면, 성주그룹 직원을 간부회의에 참석시켜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안세영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역시 국감장에서 과거 야당 규탄 성명에 서명한 것이 문제가 되자 “제 이름이 있나요? 아, 나 미치겠네”라고 해 실소를 자아냈다.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은 박근혜 지지선언과 ‘우편향’ 교학사 교과서 지지성명 전력이 문제가 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해 수개월간 임시 집무실에 머물렀다. ‘용산참사’ 강제진압 책임자인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노조의 출근저지에 막혀 첫날 출근이 무산됐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친박 인증’ 곽성문, ‘황당 해명’ 김성주… ‘박하산’이 빚은 촌극들
수첩 밖 새인물 안 써… ‘내편’ 무리한 기용, 밉보이면 찍어내
깜깜이 인사에 ‘참사’ 반복… 비선 국정개입 의혹 나와
김기춘·3인방은 치마폭에… 김장수·김관진은 ‘회전문’
[경향신문] 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27:49 | 수정 : 2015-02-17 20:42:41
박근혜 인사스타일은 집권 2년 내내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근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능력 있고 도덕성에 있어서도 국민들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는 그런 인재를 찾는 데 있어서 저만큼 관심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단 논란과 낙마, 장관 후보자들 사퇴 등 인사참사는 인선 때마다 매번 반복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 대화 나누는 청와대 인사들 김기춘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앞줄 왼쪽부터) 등 청와대 참모진이 17일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청와대 본관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정지윤 기자 |
‘수첩인사’는 박근혜 인사를 집약하는 대표어가 됐다. 박근혜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15년간 정치현장에서 만난 사람을 수첩에 일일이 기록해 두었다가, 인사 때 기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첩인사가 ‘제한된 인재풀’일 수밖에 없고, 결국 새누리당에서도 “도대체 저런 사람을 누가 추천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의 ‘깜깜이 인사’가 반복됐다. 가령 재임 기간 내내 자질 논란을 불렀던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세미나에서 차분히 토론하는 장면을 보고, 박근혜가 수첩에 적어뒀다가 낙점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을 달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도 수첩인사 논란과 무관치 않다. 배경을 알 수 없는 인사가 반복되다보니, 정윤회씨나 ‘문고리 권력 3인방’, 원로자문그룹 ‘7인회’ 등이 뒤에 있다는 추측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해 6월 친일 발언 등 각종 논란 끝에 낙마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누가 추천했는지는 지금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당시 “7인회 특정 인사가 추천했다더라” “정윤회씨가 뒤에 있다” 등의 소문이 난무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오기 인사’는 또 다른 상징어다. 특히 국민 눈높이보다는 박근혜 뜻에 맞는 강경보수 인사들을 중용해왔다. 박근혜가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치켜세운 김기춘 비서실장은 유신헌법 초안을 작성한 바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등은 언론인 시절 극우 칼럼으로 논란을 빚었다. ‘한번 쓴 사람은 끝까지 쓴다’는 것도 오기 인사의 예다. 여론의 압도적인 교체 요구를 외면한 채 ‘문고리 3인방’을 그대로 끌고 가고, 김 실장 교체 여론을 오랫동안 외면한 것이 단적인 예다.
회전문 인사’도 빈번해지고 있다. 인재풀이 제한된 수첩인사의 결과물일 수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김장수 초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때 부실대응 논란을 빚다가 지난해 5월 물러났지만 1년도 안돼 핵심요직으로 복귀했다. 김관진 현 안보실장은 이전까지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은 주일대사에서 자리바꿈을 했다.
자연히 인사참사는 빈번하게 반복되고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2013년 박근혜 방미 때 인턴 성추행 논란을 일으켜 ‘국격’을 떨어뜨린 것은 대표적인 일이다. 지난해엔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연쇄낙마한 후 사의를 표했던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는 ‘빽도 총리’ 코미디가 벌어지기도 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수첩 밖 새인물 안 써… ‘내편’ 무리한 기용, 밉보이면 찍어내
영남대·서강대 학맥 ‘약진’
이상천·이덕훈 등 18명… 박근혜 ‘정치적 고향’인 대구 경북대 출신도 7명
[경향신문] 유정인 기자 | 입력 : 2015-02-17 20:39:17 | 수정 : 2015-02-17 20:42:44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장 인사에선 박근혜와 ‘학맥’으로 이어진 이들의 ‘약진’도 다수 눈에 띈다. ‘학맥 코드’ 지적을 받는 이들은 대개 박근혜의 ‘서강대 동문’들이거나 박근혜가 한때 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영남대 출신들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발탁돼 재직 중인 237개 공공기관장 중 영남대 관련 인사는 학부 출신 7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영남대는 정관 1조에 “대한민국 교육이념과 설립자 박정희 선생의 창학정신에 입각해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는 박근혜 일가와 뗄 수 없는 곳이다.
▲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왼쪽)·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초대 이사장은 박근혜의 대표적 ‘영남대’ 인맥으로 꼽힌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76년부터 영남대에서 교수직을 맡아, 박근혜의 이사장 재직기(1980~1989년)를 거쳐 2001년 총장직에 올랐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8대 대선 캠프에 참여한 국립공원관리공단 박보환 이사장(18대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인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도 영남대 출신이다.
서강대 관련 인사는 학부 출신 5명을 포함한 8명이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지난 대선 박근혜를 측면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 출신이다. 이 은행장이 선임과정에서 제기된 서금회 배경설에 “실체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서금회 파워’라는 얘기가 나온다.
홍기택 한국산업은행장 역시 서강대 출신으로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 몸담았던 ‘친박’ 인사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여한 김경한 국토위원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교수를 맡은 경우다. 이 외에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과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서강대 출신이다.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지역의 경북대 출신 기관장도 7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영남대·서강대 학맥 ‘약진’
세월호 이후 교체된 24명이 ‘정피아’… ‘아버지 인맥’도 상당수
237개 공공기관장 분석
낙하산 인사 막겠다더니… ‘관피아’ 떠난 자리 정치인 출신·친박 임명
금융권 등 전문성 부족… 공공기관 사정 더 악화
[경행신문] 유정인·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39:27 | 수정 : 2015-02-17 21:14:47
박근혜는 지난 대선 전후 ‘낙하산 인사’ 근절을 누차 약속했다. 대선 전에는 “낙하산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권 분권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당선인 때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트리는 낙하산 인사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은 현재 이런 발언들은 허언이 됐다. 경향신문의 분석 결과,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은 ‘정피아(정치인 출신 기관장)’ 혹은 ‘박피아(친박 출신 기관장)’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로 인연이 거슬러 올라가는 공공기관장들도 있었다.
세월호 이후 ‘관피아→정피아’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34일째인 지난해 5월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 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늑장·부실 대응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피아’를 계기로 공직사회 적폐청산 의지를 밝힌 것이지만 불똥은 엉뚱하게 튀었다. 해피아는 물론 관료 출신인 ‘관피아’가 척결대상이 되면서 공공기관장 인사 때 ‘정피아’ 혹은 ‘박피아’의 갈 자리가 생기는 등 숨통이 트인 것이다.
실제 세월호 이후 교체된 83개 기관장 중 24곳(38.1%)의 수장은 ‘정피아’였으며, 이 중 18개 기관장은 명확한 ‘박피아’였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신임 사장에 ‘친박’ 인사인 함승희 전 국회의원을 선임한 것은 노골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함 사장은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전임 사장 2명이 모두 강원지사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하면서 강원랜드 사장은 ‘선거출마 경력 쌓기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박근혜 정부도 이런 악습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특히 어느 분야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몇몇 인사들과 전직 의원 등이 국책은행 기관장은 물론 금융권 감사 자리를 꿰찼다. 기술보증기금 감사인 박대해씨는 정당 당직자 출신으로,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로 당선됐다. 기업은행은 여당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양종오씨를 IBK캐피탈 감사, 대선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 서동기 이사를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수출입은행 공명재 감사도 새누리당 대선 캠프 출신이다.
해당 정부기관 관료 출신인 관피아와 달리, 정피아나 박피아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공공기관 사정은 전보다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왼쪽부터) |
‘박정희 비서실장’ 아들부터 유신행정관까지
‘박피아’ 중 다수가 박근혜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박근혜의 ‘아버지 인맥’을 중시한다는 정치권 풍설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 부친은 박 전 대통령의 최장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장의 아들이다. 김정렴 회장은 1969년 10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9년3개월간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1971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특채돼 관계에 입문했다. 유신 시절 청와대에 근무한 ‘유신행정관’ 출신으로,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상임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을 때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등 현 여권과 ‘악연’도 있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979년 10·26 사태 때 피격당한 박 전 대통령을 치료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성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을 치료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가 박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실려온 국군서울지구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었던 만큼 치료에 관계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성 이사장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세월호 이후 교체된 24명이 ‘정피아’… ‘아버지 인맥’도 상당수
현정부 임명한 기관장 ‘박피아’ ‘정피아’ 35%
(1) 인사 분석
237개 공공기관 기관장 전수조사
85곳 ‘정치인 낙하산’… 친박 많아
박근혜 “전문성 강조”와 배치
[경향신문] 유정인·이용욱 기자 | 입력 : 2015-02-17 20:54:46 | 수정 : 2015-02-17 22:09:16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이 낙하산 인사에 통칭되는 ‘정피아’(정치+마피아, 정치인 출신 기관장) 혹은 ‘박피아’(친박+마피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17일 박근혜 정부 2주년을 맞아 지난 1월 말 기획재정부가 지정·발표한 316개 공공기관중 박근혜 정부에서 기관장이 바뀐 공공기관 237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공공기관장 3명 중 1명 이상이 낙하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는 “인사 원칙의 첫 번째 기준은 전문성”이라는 박근혜의 대선 전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박피아’를 출신별로 분류하면 48개 기관장(46명, 겸직 포함)이 2007·2012년 대선캠프에 참여했으며, 10개 기관장은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이다.
청와대나 대통령 직속위원회 출신 인사들이 6개 기관, 2012년 대선 때 지지선언을 한 단체 인사들이 5개 기관이다.
세월호 참사 후 인선 흐름이 ‘관피아’에서 ‘정피아·박피아’로 바뀐 것도 주목된다. 세월호 이전 임명된 154명 중 중앙부처·군·검경 출신은 58명(37.7%)이었으나, 세월호 후엔 9명(10.8%)에 그쳤다.
반면 정치권 출신들은 급격히 늘어났다. 세월호 참사 후 교체된 83개 기관장 중 24곳(38.1%) 수장은 새누리당 등 여권 출신 정피아였으며, 24곳 중 18개 기관의 장은 ‘박피아’로 분류됐다. 내부승진은 20명에 불과했다.
출처 [박근혜 정부 2년] 현정부 임명한 기관장 ‘박피아’ ‘정피아’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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