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없는 정권의 미래는?’
“김기춘 후임 인사, ‘역전의 계기’ 아닌 ‘폭탄’ 될 수도”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 입력 : 2015-02-19 16:02:33 | 수정 : 2015-02-19 16:05:50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사진)은 지난 17일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취임에 대해 “최소 지지율로 통과된 이완구 총리의 태생적 한계와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라는 자리의 한계가 중첩돼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마저도) 지난해 4월 정홍원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뒤 10개월 만에 새 총리를 임명했다는 것은 국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대근 위원은 이날 공개한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제 68회 ‘김기춘 없는 정권의 미래는?’ 편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을 설 연휴 전에 지명하지 못한 것으로 미뤄 인물난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서실장 인사가 마지막 남은 역전의 계기가 아니라 또 다른 정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근혜는 설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이완구 신임 총리를 국회에서 인준 받았고, 통일부 장관 등 4명의 장관을 교체했다.
이대근 위원은 이완구 총리 인준에 대해 “부적격자라고 해서 낙마시키면 세 번째 총리 후보자 낙마가 되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의 타격이 너무 커져서 여당은 물론 야당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면서 “그래서 야당이 본회의 보이콧 대신 표결에 참여해 정상적으로 인준 절차를 밟는 것으로 타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여야가 ‘폭발물 해체반’이 돼 박근혜 정권이 매설한 폭발물을 해체한 것이다. 잘못 건드리면 폭발해서 정권 뿐 아니라 이 나라가 위기에 처할 수 있었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 이대근 위원은 “새누리당의 비박계 지도부가 똘똘 뭉쳐 인준에 성공했지만 인사 내용이 타당하고 국정방향이 옳아서 박근혜를 밀어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비상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위기 탈출을 위한 응급조치로 인준을 통과시킨 것”이라며 “이제 여당과 박근혜의 역학 관계가 달라질 것이다. 박근혜으로서는 부적절 인사로 여당에 큰 신세를 진 셈이 됐다. 과거처럼 여당을 청와대 부속 기관처럼 마음대로 부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총리가 ‘책임총리’를 거론하는 데 대해 “일단 최소 지지율로 통과된 이완구 총리의 태생적 한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는 본래 존재감이 없고 역할이 제한적인 자리다. 총리는 정권의 도덕성,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로, 총리 지명 발표를 할 때 ‘사람 잘 골랐다’고 좋은 인상을 주면 정권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게 거의 유일한 역할”이라면서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이완구 총리는 이미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총리 임명 과정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특별히 대통령으로부터 헌법상의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 받지 않는 이상 그의 용도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에 관해서는 “호남총리론을 제기해 충청총리론이라는 역풍을 불러왔고, 총리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부적절한 제안으로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정치력, 지도력이 매우 허약한 당 대표임을 드러냈다. 언제 어떤 실수를 할지 불안하다”면서도 “불안한 리더십 치고는 인준 과정을 큰 무리 없이 해냈다. 의원들의 이탈표가 거의 없이 결속력을 보여 결과적으로 그의 리더십 훼손을 막았다”고 했다.
이대근 위원은 “여전히 박근혜 정권에 불안이 드리워져 있다”면서 “인사는 국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총리 인사 하나 하는데 10개월이 걸린다는 것은 곧 국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내각이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할리 없다. 내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지 않는 한 장관 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17일 부분 개각으로 4명의 장관을 교체했지만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 그저 비게 된 자리를 땜질한 개각”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4명의 여당 의원이 입각한 상황에서 2명이 추가된 데 대해 “무려 6명의 장관을 의원으로 충원할 정도로 무리했다는 것은 인사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대근 위원은 “설 연휴는 민심 형성의 중요한 계기인데, 박근혜가 내놓은 민심 반전 카드라는 게 고작 김기춘 실장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다. 이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을 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박근혜는 ‘김기춘 없는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이건 우리 모두에게도 모험이 될 것이다. 우리 각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이대근의 단언컨대] “김기춘 후임 인사, ‘역전의 계기’ 아닌 ‘폭탄’ 될 수도”
“김기춘 후임 인사, ‘역전의 계기’ 아닌 ‘폭탄’ 될 수도”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 입력 : 2015-02-19 16:02:33 | 수정 : 2015-02-19 16:05:50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사진)은 지난 17일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취임에 대해 “최소 지지율로 통과된 이완구 총리의 태생적 한계와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라는 자리의 한계가 중첩돼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마저도) 지난해 4월 정홍원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뒤 10개월 만에 새 총리를 임명했다는 것은 국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대근 위원은 이날 공개한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제 68회 ‘김기춘 없는 정권의 미래는?’ 편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을 설 연휴 전에 지명하지 못한 것으로 미뤄 인물난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서실장 인사가 마지막 남은 역전의 계기가 아니라 또 다른 정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근혜는 설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이완구 신임 총리를 국회에서 인준 받았고, 통일부 장관 등 4명의 장관을 교체했다.
이대근 위원은 이완구 총리 인준에 대해 “부적격자라고 해서 낙마시키면 세 번째 총리 후보자 낙마가 되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의 타격이 너무 커져서 여당은 물론 야당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면서 “그래서 야당이 본회의 보이콧 대신 표결에 참여해 정상적으로 인준 절차를 밟는 것으로 타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여야가 ‘폭발물 해체반’이 돼 박근혜 정권이 매설한 폭발물을 해체한 것이다. 잘못 건드리면 폭발해서 정권 뿐 아니라 이 나라가 위기에 처할 수 있었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 이대근 위원은 “새누리당의 비박계 지도부가 똘똘 뭉쳐 인준에 성공했지만 인사 내용이 타당하고 국정방향이 옳아서 박근혜를 밀어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비상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위기 탈출을 위한 응급조치로 인준을 통과시킨 것”이라며 “이제 여당과 박근혜의 역학 관계가 달라질 것이다. 박근혜으로서는 부적절 인사로 여당에 큰 신세를 진 셈이 됐다. 과거처럼 여당을 청와대 부속 기관처럼 마음대로 부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총리가 ‘책임총리’를 거론하는 데 대해 “일단 최소 지지율로 통과된 이완구 총리의 태생적 한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대통령제 하에서 총리는 본래 존재감이 없고 역할이 제한적인 자리다. 총리는 정권의 도덕성,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로, 총리 지명 발표를 할 때 ‘사람 잘 골랐다’고 좋은 인상을 주면 정권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게 거의 유일한 역할”이라면서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이완구 총리는 이미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총리 임명 과정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특별히 대통령으로부터 헌법상의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 받지 않는 이상 그의 용도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에 관해서는 “호남총리론을 제기해 충청총리론이라는 역풍을 불러왔고, 총리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부적절한 제안으로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정치력, 지도력이 매우 허약한 당 대표임을 드러냈다. 언제 어떤 실수를 할지 불안하다”면서도 “불안한 리더십 치고는 인준 과정을 큰 무리 없이 해냈다. 의원들의 이탈표가 거의 없이 결속력을 보여 결과적으로 그의 리더십 훼손을 막았다”고 했다.
이대근 위원은 “여전히 박근혜 정권에 불안이 드리워져 있다”면서 “인사는 국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총리 인사 하나 하는데 10개월이 걸린다는 것은 곧 국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내각이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할리 없다. 내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지 않는 한 장관 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17일 부분 개각으로 4명의 장관을 교체했지만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 그저 비게 된 자리를 땜질한 개각”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4명의 여당 의원이 입각한 상황에서 2명이 추가된 데 대해 “무려 6명의 장관을 의원으로 충원할 정도로 무리했다는 것은 인사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대근 위원은 “설 연휴는 민심 형성의 중요한 계기인데, 박근혜가 내놓은 민심 반전 카드라는 게 고작 김기춘 실장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다. 이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을 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박근혜는 ‘김기춘 없는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이건 우리 모두에게도 모험이 될 것이다. 우리 각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이대근의 단언컨대] “김기춘 후임 인사, ‘역전의 계기’ 아닌 ‘폭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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