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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먹튀·공장폐쇄’ 하이디스 노조 무기한 대만 원정투쟁

기술먹튀·공장폐쇄’ 하이디스 노조 무기한 대만 원정투쟁
[민중의소리] 옥기원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5-25 14:31:40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된 고(故) 배재형 전 하이디스 지회장의 동료들이 대만 영풍위그룹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무기한 대만 원정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는 “원정투쟁단이 25일 오전11시 김포공항을 통해 대만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번 원정투쟁에는 이상언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 고 배재형씨의 부인(37) 등 10여명이 참여한다. 지난 2월 4박 5일간의 2차 대만 원정에 이어 3번째 원정투쟁이다.

▲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등 노동자들이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공단 정문 앞에서 故 배재형 노동열사 정신계승 및 대책위 투쟁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옥기원 기자

원정투쟁단은 이번 원정을 통해 하이디스의 모기업인 대만 영풍위그룹에 하이디스 문제 해결을 직접 촉구하고 ▲고 배재형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 인정과 책임자 처벌 ▲하이디스 공장폐쇄·정리해고 철회 ▲유가족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이디스지회 관계자는 “지속적인 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해 직접 대만 원정투쟁에 나서게 됐다”며 “영풍위 그룹이 문제해결에 나설 때까지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인 하이디스는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2003년 중국 기업 BOE그룹에 매각된 뒤 2006년 부도 처리됐다. 이후 2007년 다시 대만 이잉크(E-ink)에 매각됐지만,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는 없이 기술만 빼가는 ‘기술먹튀’ 논란이 제기돼 왔다.

급기야 하이디스는 올해 1월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직원 370여명 가운데 공장 유지에 필요한 인원 등을 제외한 310여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지난달 1일에는 공장을 폐쇄하고, 같은 달 26~30일 4차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지난 6일 연락이 끊긴 배 전 지부장은 11일 강원 설악산의 한 야영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9년 9월부터 4년간 하이디스 노조 2·3대 지회장을 지냈던 배씨는 “제가 다 책임지고 이렇게 갑니다. 끝까지 싸워서 꼭 이겨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출처  ‘기술먹튀·공장폐쇄’ 하이디스 노조 무기한 대만 원정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