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더 먹었다고 임금 절반 줄인다?

한 살 더 먹었다고 임금 절반 줄인다?
정부, 공기업 임금피크제 강행... 불법·편법 횡행
[민중의소리] 현석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7-06 20:41:59


정부가 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강행하면서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강행한 사례가 등장했다. 6일 민주노총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공기업인 ‘남부발전(주)’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 전직원의 동의서를 강요해 과반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남부발전(주)’이 도입하려는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자에 대해 연장 첫 해 60%의 임금을 지급하고 두 번째 해는 50%만 지급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남부발전(주)’은 부서별 설명회를 개최하고 개별적 면담 등을 통해 강압적으로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부발전(주)’에는 민주노총 산하 남부발전본부와 기업노조인 남부발전노조 등 두 개의 복수노조가 존재하지만 전체노동자의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사측은 이를 이용해 전 직원의 동의를 받아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단체협약 무력화와 취업규칙 변경시도

‘남부발전(주)’과 노조가 2014년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을 제정 또는 개폐하는 경우 조합과 협의한다. 다만, 불이익 변경시에는 조합과 합의해야 한다’(제6조 2항)고 명시되어 있다. 노사의 단체협약은 법적인 효력을 갖는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단체협약은 무시됐다.

현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노동자집단 과반수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과반수 동의는 ‘찬반 자유의사 개진이 보장되는 집단적 토론’을 거친 ‘집단적 동의’를 구하도록 되어있다.

이 때문에 ‘남부발전(주)’은 동의서를 받으며 ‘충분한 설명을 듣고 토론했다’는 부분을 명시했다. 노조는 이를 ‘명백한 불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같은 사례가 전 사업장으로 번질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이 법적 근거도 없는 노동부 가이드라인으로 손쉽게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6일 성명을 통해 “법적 효력을 갖는 노사 간 체결한 단체협약이 정부정책에 불과한 ‘임금피크제 도입’과정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무력화됐다”면서 “노동자에 대한 일방적인 희생요구이자 노조에 대한 공격의도가 내포돼 있는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용우 남부발전본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강압에 의해 동의서를 작성했다는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명백히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이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 살 더 먹었다고 임금 절반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