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사학비리와 김무성, 그리고 야당
[민중의소리] 이원영 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 최종업데이트 2015-08-18 11:58:36
때는 2013년 여름, 출범한지 넉 달쯤 되는 수원대 교협에 민주당 안민석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교육자출신인 그는 수원대가 소재한 경기도 화성시의 이웃인 오산시의 3선의원이기도 하다. 야성에 투철한 안 의원은 학교를 바로 잡는데 뜻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는 세상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당시 수원대는 이인수 총장(설립자 이종욱의 차남)이 무소불위의 비리를 저지르며 교협을 탄압하고 있었다. 안 의원의 그러한 뜻은 가뭄의 단비였다.
그로부터 두어 달 후 가을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되었고, 안 의원의 노력으로 야당은 이인수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하기에 이른다. 최근 몇 년동안 사학의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온 여야간 노력이 있었기에 국회 상임위원회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여야 간사의원이 합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시 야당간사는 유기홍 의원이었고, 여당간사는 김희정 의원이었다. 하지만 그때 등장한 것이 김무성 여당대표였다. 그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교문위 회의장에 나타나서 한차례 손사래를 휘두르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교문위 전체 증인 채택이 무산된 것이다. 불러내기로 합의해놓고 여당간사가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수원대교협은 김희정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 국회의원사무실을 방문하여 항의하기도 하였다.
이 경위는 한겨레21 [1035호 2014-11-04] 의 기사에서 상세히 소개된 바와 같이 “대가성 혐의”를 받고 있다. ([한겨레21] 뒷배 든든한 수원대의 당당한 비리) 이 기사에서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인수를 일컬어 “아주 질이 나쁘다. 법망을 피해 다니면서 줄타기를 벌이는 상지대는 누가 보더라도 초라하고 비굴해 보인다. 그러나 이인수는 아주 당당하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권력의 그늘 아래에서 당당하고 떳떳하다. 하는 짓은 아주 저열하지만 그 천박성을 권력의 그늘 아래 교묘하게 감추고 있다. 권력 안에 숨어 마치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4년에도 새누리당의 저지로 이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이 불발되었다. 이 총장과 그의 부인 최서원 전 고운학원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여야 간사 간 협의까지 마쳤으나 막판에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의 반대로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한겨레21의 기사는 말한다. “여당 관계자는, 수원대 자체는 사학으로서 문제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당대표의 딸이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걸(증인을) 넣으면 우리 당의 체면이…. 보나 마나 야당은 그 문제를 자꾸 끄집어낼 거 아닌가. 정치적으로 뺀 거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까 김 대표가 딸 문제로 정치적 공격을 당할 것을 우려해 이 총장을 증인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새누리당 교문위 회의에서 이 총장을 증인에서 빼도록 강하게 요구한 인물은 김 대표 쪽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관인 것은 안의원 등 소수를 제외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미지근한 태도다. 다른 대학은 가벼운(?) 비리만 있어도 국감증인 소환인데, 수원대에 대해서는 야당의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를 않는 것이다.
이런 저런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필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으로부터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당대표를 역임한 정세균 의원이 이인수를 증인에서 빼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그가 다른 교문위 의원들에게도 압력을 행사한다.”는 요지의 얘기를 들었다.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 그런 정 의원이 2014년에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의원의 설명과 달리, 새정치연합 교문위원들은 여당 교문위원들이 자신들의 당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이 총장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막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
김태년 당시 새정치연합 교문위 간사는 “어찌됐든 여야 간에 한쪽에서라도 완강하게 반대를 해버리면 사실은 채택이 어려운 게 우리 위원회의 사정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겨레21의 기사다. 오히려 야당 쪽 간사가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일까. 최근에는 새로운 인사도 등장했다. 호남쪽의 중진인 P모 의원이라고 한다. 이인수를 위해 전방위로 로비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사학비리 문제를 뿌리까지 따지고 보면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치인은 따로 있다. 2005년의 박근혜의원이다. 상지대 김문기와 수원대 이인수와 같은 독버섯이 서식하게 된 구조적인 환경은 그가 주도한 사학법 개악에 의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그가 장외투쟁을 불사하면서 사학의 족벌체제가 가능하도록 후퇴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제 10년이 지났다. 바로 잡을 때가 되었다. 작년에 발족한 한국대학학회가 오는 8월 19일 의미심장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영남대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박근혜에게 대학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기를 기대하는 학자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흥미진진하다. 올 가을 여의도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출처 ‘[기고] 수원대 사학비리와 김무성, 그리고 야당
[민중의소리] 이원영 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 최종업데이트 2015-08-18 11:58:36
때는 2013년 여름, 출범한지 넉 달쯤 되는 수원대 교협에 민주당 안민석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교육자출신인 그는 수원대가 소재한 경기도 화성시의 이웃인 오산시의 3선의원이기도 하다. 야성에 투철한 안 의원은 학교를 바로 잡는데 뜻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는 세상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당시 수원대는 이인수 총장(설립자 이종욱의 차남)이 무소불위의 비리를 저지르며 교협을 탄압하고 있었다. 안 의원의 그러한 뜻은 가뭄의 단비였다.
그로부터 두어 달 후 가을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되었고, 안 의원의 노력으로 야당은 이인수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하기에 이른다. 최근 몇 년동안 사학의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온 여야간 노력이 있었기에 국회 상임위원회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여야 간사의원이 합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시 야당간사는 유기홍 의원이었고, 여당간사는 김희정 의원이었다. 하지만 그때 등장한 것이 김무성 여당대표였다. 그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교문위 회의장에 나타나서 한차례 손사래를 휘두르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바로 교문위 전체 증인 채택이 무산된 것이다. 불러내기로 합의해놓고 여당간사가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수원대교협은 김희정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구 국회의원사무실을 방문하여 항의하기도 하였다.
김무성 대표 자료사진 ⓒ정의철 기자
이 경위는 한겨레21 [1035호 2014-11-04] 의 기사에서 상세히 소개된 바와 같이 “대가성 혐의”를 받고 있다. ([한겨레21] 뒷배 든든한 수원대의 당당한 비리) 이 기사에서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인수를 일컬어 “아주 질이 나쁘다. 법망을 피해 다니면서 줄타기를 벌이는 상지대는 누가 보더라도 초라하고 비굴해 보인다. 그러나 이인수는 아주 당당하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권력의 그늘 아래에서 당당하고 떳떳하다. 하는 짓은 아주 저열하지만 그 천박성을 권력의 그늘 아래 교묘하게 감추고 있다. 권력 안에 숨어 마치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원대 비리와 여야정치 백태...김무성이나 정세균이나?
2014년에도 새누리당의 저지로 이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이 불발되었다. 이 총장과 그의 부인 최서원 전 고운학원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여야 간사 간 협의까지 마쳤으나 막판에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의 반대로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한겨레21의 기사는 말한다. “여당 관계자는, 수원대 자체는 사학으로서 문제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당대표의 딸이 관련돼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걸(증인을) 넣으면 우리 당의 체면이…. 보나 마나 야당은 그 문제를 자꾸 끄집어낼 거 아닌가. 정치적으로 뺀 거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까 김 대표가 딸 문제로 정치적 공격을 당할 것을 우려해 이 총장을 증인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새누리당 교문위 회의에서 이 총장을 증인에서 빼도록 강하게 요구한 인물은 김 대표 쪽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관인 것은 안의원 등 소수를 제외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미지근한 태도다. 다른 대학은 가벼운(?) 비리만 있어도 국감증인 소환인데, 수원대에 대해서는 야당의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를 않는 것이다.
이런 저런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필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으로부터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당대표를 역임한 정세균 의원이 이인수를 증인에서 빼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그가 다른 교문위 의원들에게도 압력을 행사한다.”는 요지의 얘기를 들었다.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 그런 정 의원이 2014년에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의원의 설명과 달리, 새정치연합 교문위원들은 여당 교문위원들이 자신들의 당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이 총장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막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
김태년 당시 새정치연합 교문위 간사는 “어찌됐든 여야 간에 한쪽에서라도 완강하게 반대를 해버리면 사실은 채택이 어려운 게 우리 위원회의 사정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겨레21의 기사다. 오히려 야당 쪽 간사가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일까. 최근에는 새로운 인사도 등장했다. 호남쪽의 중진인 P모 의원이라고 한다. 이인수를 위해 전방위로 로비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인수 총장의 각종 불법·비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딸이 뇌물성 특혜를 받아 수원대 교수로 특채됐다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2014.07.03. ⓒ제공 : 뉴시스
사학비리 문제를 뿌리까지 따지고 보면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치인은 따로 있다. 2005년의 박근혜의원이다. 상지대 김문기와 수원대 이인수와 같은 독버섯이 서식하게 된 구조적인 환경은 그가 주도한 사학법 개악에 의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그가 장외투쟁을 불사하면서 사학의 족벌체제가 가능하도록 후퇴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제 10년이 지났다. 바로 잡을 때가 되었다. 작년에 발족한 한국대학학회가 오는 8월 19일 의미심장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영남대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박근혜에게 대학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기를 기대하는 학자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흥미진진하다. 올 가을 여의도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글을 쓰는 도중에 충격적인 소식이 왔다. 부산대 고모 교수가 총장선출간선제에 반대하여 투신했다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부산대학교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총장 후보를 선출해서 올려도 시국선언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여러 국·공립대에서 올린 총장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대학의 자율성은 전혀 없고 민주주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에 없다.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이다.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할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의 민주화 나아가 사회의 민주화가 굳건해 질 것이다.”
고인의 말씀이 생생하다.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뜨거운 기운이 가슴을 때린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부산대학교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총장 후보를 선출해서 올려도 시국선언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여러 국·공립대에서 올린 총장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대학의 자율성은 전혀 없고 민주주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에 없다.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이다.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할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의 민주화 나아가 사회의 민주화가 굳건해 질 것이다.”
고인의 말씀이 생생하다.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뜨거운 기운이 가슴을 때린다.
출처 ‘[기고] 수원대 사학비리와 김무성, 그리고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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