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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서 ‘김무성 보디가드’ 행세한 남성, 알고보니 경찰

동국대서 ‘김무성 보디가드’ 행세한 남성, 알고보니 경찰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8-21 20:37:07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서울 동국대학교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위해 이를 반대하며 출입구에서 항의하는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 대표의 오른쪽 검정색 양복을 입은 사람이 중부서 소속 장모 경위다. ⓒ정의철 기자

지난 20일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 때 사복 경찰이 김 대표를 밀착 경호하다가 학생들의 강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과 동국대 총학생회, 본지가 촬영한 사진‧영상 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관 3~4명이 학위수여식 현장에 파견돼 김 대표에 대한 근접 경호를 했다. 본지 취재진의 카메라에는 장모 경위가 학위수여식 장소를 진입하는 김 대표를 수행하면서 항의하는 학생들과 취재 기자들의 접근을 저지하는 등 적극적인 경호 행각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은 "정치학도로서 부끄럽다", "이렇게 받는 학위가 명예롭나", "김무성 물러가라" 등 김 대표를 비판하며 학위 수여를 반대했다.

김 대표의 학위수여식에 반발하던 학생들은 경호를 한 남성들이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 “경찰이 어떻게 여당 수행비서 노릇을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은 정보관 파견 및 근접경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정상적인 신변보호 활동이었다는 입장이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사진에 나온 사람이 동국대 담당 형사인 것은 맞지만, 유력 정치인들이 관내 행사에 참석하면 신변보호 차원에서 하는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말했다. 또 “동국대의 경우 이사장 선출 문제 등과 관련해 학내 불협화음이 있어왔고, 전날 교수협의회에서 김 대표 학위수여식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충돌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불상사가 발생할까봐 예방 차원에서 형사들을 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별도로 전날 학교 측이 경찰 측에 김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를 구두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이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학교에 들어가 여당 대표를 밀착 경호한 행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통상 일선 경찰서는 관할 구역 내 대학교를 담당하는 경위급 정보관을 두는데, 이들은 평소 학내 정보를 수집해 상부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의 학위수여식과 같은 정계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 지근거리에서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해당 인사들의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 근접경호를 하지는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 측에서 직접 경호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는 경찰이 학내에 들어와 집회‧시위나 분쟁 현장에 개입했으나, 이후에는 이 같은 행위가 정서적으로 금기시된 분위기다.

박문수 동국대 문과대 학생회장은 “대한민국 경찰이 김무성의 개인 수행원도 아닐 텐데 학교에 들어와 여당 대표가 가는 길을 열어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교직원인지 수행원인지 구분도 안 되는 옷차림으로 무엇을 하고자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출처  [단독] 동국대서 ‘김무성 보디가드’ 행세한 남성, 알고보니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