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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수사 와중에…핵심 군무원 2명 되레 진급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수사 와중에…핵심 군무원 2명 되레 진급
군 정치관여에 ‘도 넘은 면죄부
[한겨레] 등록 : 2015-09-17 17:55 | 수정 : 2015-09-17 17:56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을 조사중인 국방부가 사령부 본부를 압수수색한 재작년 9월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사령부 현관 앞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류우종 기자

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대선 개입 사건 당시 핵심 지휘계통에 있던 군무원 2명이 수사가 진행중이던 2014년 진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배한 ‘국기문란’ 사건인데도 도를 넘은 ‘면죄부’가 주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실은 20일 <한겨레>가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군 사이버사 정치개입 요원 징계 및 보직 현황’ 자료로 확인됐다.

이를 보면, 국방부 조사본부가 입건한 군 사이버사 요원 21명 가운데 지휘계통에 있었던 박아무개 당시 심리전단(530단) 2대장과 정아무개 총괄과장은 2014년 1월 1일 각각 4·5급 군무원에서 3·4급으로 진급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2014년 11월 이들을 정치 관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3년 10월께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국방부 조사본부와 검찰단의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정치 관여를 지휘한 이들이 오히려 영전한 것이다.

사이버사 징계·보직 현황 보니... 4·5급서 3·4급으로 ‘영전’ 드러나
정치개입 100여명 서면경고 그쳐... 기소유예자 16명 등 그대로 근무


앞서 사이버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작성하는 등 정치에 개입한 심리전단 요원 109명에게 서면경고와 정신교육 조처만을 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기소된 5명을 제외한 기소유예자 16명과 비행사실 통보자 93명이 그 대상으로, 이들은 거의 전원(102명)이 여전히 사이버사에 근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이버사는 국방부의 비행사실 통보 및 징계 요청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2015년 1월 26일 검찰단장 이름의 공문을 사이버사에 보내 “비행사실을 통보하니 징계처분 후 그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사이버사는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고 서면경고만 한 채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사이버사 쪽은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및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자료 유출 등으로 사이버 위협이 고도로 높아지고, 장기간에 걸친 수사 등으로 사실상 와해되다시피 한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2012년 대선 댓글 공작 요원들 가운데 기소유예된 16명의 불기소처분 통지서도 처음 공개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16명 모두에 대해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상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으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기소유예했다. 사이버사의 작전용 아이피(IP) 회선을 변경해 수사에 큰 지장을 준 한아무개씨 등도 같은 이유로 기소유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해철 의원은 “군검찰의 공식적 징계 의뢰를 묵살하고 일부 요원이 진급까지 한 것은 스스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징계 의뢰를 묵살한 사이버사령관에게 책임을 묻고 이제라도 관련자들에게 적절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수사 와중에…핵심 군무원 2명 되레 진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