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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에 재반격…김무성 VS. 청와대 첨예한 ‘공천 전쟁’

반격에 재반격…김무성 VS. 청와대 첨예한 ‘공천 전쟁
김무성측, 청와대 ‘5 불가론’ 정면반박…‘친박’ 서청원은 김무성 작심 비난
[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01 23:41:5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청와대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여권의 권력투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사실상 '박근혜 대 김무성' 구도의 '공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는 반격에 재반격을 거듭하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반격에 재반격, 김무성과 청와대의 양보 없는 공방전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정면 비판한 청와대에 맞서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던 김무성 대표는 1일 예정됐던 공식·비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일종의 '시위'를 벌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 일정도 취소했다. 전날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만큼, 김 대표가 이 문제에서 물러설 뜻이 없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김 대표가 국군의 날 기념식에 불참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는 김 대표와의 갈등 구도를 염두에 둔 듯한 대목이다.

기존 일정 소화 대신 국회에 나타난 김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부산 회동과 관련해 청와대에 사전 통보하고 청와대 측과 상의했다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김 대표는 "하도 답답하니까 내가 이것까지 밝히는 것이다. 나 혼자 다 한 것처럼 자꾸 비난하고 하니까"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세에 대한 일종의 반격인 셈이다.

그러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숨고르기에 나섰던 청와대는 이날 오후 재반격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26일 만났다는 점을 시인하는 한편, 당시 현 수석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김 대표는 다시 기자들에게 "정확하게 반대 의사라고 얘기했나"라고 확인한 뒤 "현기환 수석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반대한 사실은 들은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반대라고 한다면 수용하겠다"며 "이것 가지고 청와대와 공방을 벌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무성측, 청와대 '5 불가론' 정면 반박하며 측면 지원

김 대표가 청와대와 공방전을 벌이는 사이, 김 대표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은 청와대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5가지 불가론'을 조목조목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내며 측면 지원을 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면서 △역선택에 따른 민심왜곡 △여론조사 응답률이 2%도 안 돼 조직선거 우려 △세금 공천 비난 △전화여론조사 응답과 투표가 다르다는 점 △졸속 합의 등 다섯 가지 문제점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청와대 관계자의 성급한 언급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어 매우 부적절하고 옳지 않다"며 "특히 안심번호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정한 경선을 위해 도입돼 박근혜 대통령이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심번호를 폄하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오히려 안심번호가 역선택과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며, "언론에서도 안심번호를 활용한 대규모 휴대전화 여론조사 경선 방식은 동원 선거와 여론 왜곡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금공천 운운한 것은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라고 청와대에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대표와 김학용(왼쪽) 대표 비서실장(자료사진) ⓒ정의철 기자



'친박' 맏형 서청원, 김무성 겨냥 "긁어 부스럼", "엉터리" 작심 비난

버티는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친박계도 파상 공세를 펼쳤다. 특히 친박계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이 직접 나섰다. 이날 김 대표가 빠진 회의 석상에서 서 최고위원은 "긁어 부스럼", "엉터리"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작심하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김무성-문재인 회동에 대해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중요한 것은 선거구 획정과 의원정수 문제를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 문제는 합의가 안 되고 언론만 부추기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놔서 당이 이 꼴이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여야 대표 합의에 대해 "엉터리"라며 "사전 조율한 사람도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 '전략공천은 없다'고 단언한 데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김 대표의 유감 표명도 요구했다.

이러한 서 최고위원의 공세에 맞서 김 대표는 "개혁안을 관철하기 위해 당 대표가 노력하는 차원에서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게 잘못됐나"라고 항변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출처  반격에 재반격…김무성 VS. 청와대 첨예한 ‘공천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