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어린이집 ‘연가투쟁’, 정부의 무책임이 불렀다
[민중의소리] 장진환(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 | 최종업데이트 2015-10-27 16:19:08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마치 연례행사처럼 매년 빠지지 않고 들리는 말이 있다. 바로 ‘보육대란’이다. 2013년, 서울시의 보육료 국고보조율 상향조정 주장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5년에는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 문제 등, 해마다 반복되는 보육예산 싸움에 그야말로 ‘대한민국 보육’은 갈 곳을 잃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어린이집 내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했다며 온 나라를 분노로 몰아넣고,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교사와 원장, 대표자는 하루아침에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더니, 이제는 교도소에나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폐쇄회로(CC)TV까지 달아놓고 있다.
예산이 없다고 원가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아이를 키우라더니, 한편으로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없는 예산까지 쥐어짜 감시의 눈을 달아놓는 곳, 바로 대한민국의 어린이집이다.
이른바 ‘전국민 무상보육’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정부가 출범한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돌아본 대한민국의 보육은 우습게도 ‘모순’과 ‘부조리’로 둘러싸인 ‘아비규환’이다.
도대체 어쩌다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이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답은 간단하다. 정부의 무책임과 무신경이 대한민국 보육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국민 모두가 바라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보육시설’은 적절한 예산 지원과 관리에서 비롯된다.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구성하는 ‘역량 있는 교사’, ‘질 좋은 급·간식’, ‘안전한 시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은 결국 예산 지원이 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정부에서 발표한 만 3세 아동의 1인당 보육 원가는 최소 월 36만원이지만, 실제 지원 예산은 이 보다 14만원이 부족한 1인당 22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금과 같이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바꿔보겠다며 국민들을 향해 약속을 했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을 통해 만 3~5세 아동에게 지원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22만원에서 2016년에는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관련 예산을 각 지방교육청으로 떠밀어버렸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대한민국의 보육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상보육’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선택받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자신들의 의무는 다 하지 않은 채 망가진 대한민국의 보육을 외면하고만 있다.
결국 이 모든 짐을 짊어진 것은 일선 보육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어린이집 대표자와 원장, 교사들이다. 그저 정부에서는 주는 보육료를 받으며 조용히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러기엔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기 부끄럽고, 또 미안하다.
내일을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누구 하나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보육인으로서, 당당하게 아이들을 볼 낯이 없다.
그동안 민간 보육인들은 국회로, 정부로, 그리고 거리로 나아가 ‘대한민국 보육 정상화’를 외치고, 또 외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제 그 외침의 열매를 맺고,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당당하고 떳떳한 보육인이 되기 위해 극단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민간어린이집 연가 투쟁 및 비상운영체제 돌입을 통해,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영아반 보육료 10% 인상 ▲3~5세 누리과정 지원예산 30만원 지원 ▲1일 운영시간 8시간 전환 ▲보육교사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 대책 수립 ▲아동학대 예방대책 수립 ▲유보통합 진행과정 상세 공개 등 6대 요구사항을 관철시켜 대한민국 보육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출처 [기고] 민간어린이집 ‘연가투쟁’, 정부의 무책임이 불렀다
[민중의소리] 장진환(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 | 최종업데이트 2015-10-27 16:19:08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마치 연례행사처럼 매년 빠지지 않고 들리는 말이 있다. 바로 ‘보육대란’이다. 2013년, 서울시의 보육료 국고보조율 상향조정 주장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5년에는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 문제 등, 해마다 반복되는 보육예산 싸움에 그야말로 ‘대한민국 보육’은 갈 곳을 잃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어린이집 내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했다며 온 나라를 분노로 몰아넣고,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교사와 원장, 대표자는 하루아침에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더니, 이제는 교도소에나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폐쇄회로(CC)TV까지 달아놓고 있다.
예산이 없다고 원가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아이를 키우라더니, 한편으로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없는 예산까지 쥐어짜 감시의 눈을 달아놓는 곳, 바로 대한민국의 어린이집이다.
이른바 ‘전국민 무상보육’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정부가 출범한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돌아본 대한민국의 보육은 우습게도 ‘모순’과 ‘부조리’로 둘러싸인 ‘아비규환’이다.
박근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대체 어쩌다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이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답은 간단하다. 정부의 무책임과 무신경이 대한민국 보육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국민 모두가 바라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보육시설’은 적절한 예산 지원과 관리에서 비롯된다.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구성하는 ‘역량 있는 교사’, ‘질 좋은 급·간식’, ‘안전한 시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은 결국 예산 지원이 없이는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약속한 지원은 ‘나 몰라라’ 하고 지자체에 떠넘기는 정부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정부에서 발표한 만 3세 아동의 1인당 보육 원가는 최소 월 36만원이지만, 실제 지원 예산은 이 보다 14만원이 부족한 1인당 22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금과 같이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바꿔보겠다며 국민들을 향해 약속을 했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을 통해 만 3~5세 아동에게 지원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22만원에서 2016년에는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관련 예산을 각 지방교육청으로 떠밀어버렸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대한민국의 보육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상보육’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선택받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자신들의 의무는 다 하지 않은 채 망가진 대한민국의 보육을 외면하고만 있다.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누리과정 보육료 공약 이행 등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하는 학부모들과 민간어린이집 대표들 ⓒ제공: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결국 이 모든 짐을 짊어진 것은 일선 보육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어린이집 대표자와 원장, 교사들이다. 그저 정부에서는 주는 보육료를 받으며 조용히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러기엔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기 부끄럽고, 또 미안하다.
내일을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누구 하나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보육인으로서, 당당하게 아이들을 볼 낯이 없다.
그동안 민간 보육인들은 국회로, 정부로, 그리고 거리로 나아가 ‘대한민국 보육 정상화’를 외치고, 또 외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제 그 외침의 열매를 맺고,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당당하고 떳떳한 보육인이 되기 위해 극단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민간어린이집 연가 투쟁 및 비상운영체제 돌입을 통해,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영아반 보육료 10% 인상 ▲3~5세 누리과정 지원예산 30만원 지원 ▲1일 운영시간 8시간 전환 ▲보육교사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 대책 수립 ▲아동학대 예방대책 수립 ▲유보통합 진행과정 상세 공개 등 6대 요구사항을 관철시켜 대한민국 보육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출처 [기고] 민간어린이집 ‘연가투쟁’, 정부의 무책임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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