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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작년 내부문건에선 “북한·몽골…국정화 나라들은 후진국”

총리실, 작년 내부문건에선 “북한·몽골…국정화 나라들은 후진국”
국감 대비해 정부 입장 정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문건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5-11-06 06:00:02 | 수정 : 2015-11-06 09:17:51


2014년 9월 25일 교육부에서 제출한 ‘주요국의 교과서 발행체제 비교’ 자료 中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작성한 내부문건에서 국정교과서를 발행 중인 해외사례로 북한·스리랑카·몽골·베트남 등을 열거하면서 이들 나라를 ‘후진국’으로 규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리실은 정부의 역사 해석권 독점에 따른 교과서 이슈의 정치쟁점화를 국정화의 단점으로 꼽기도 했다. 정부가 후진적 방식인 국정화를 채택할 경우 국론분열과 사회적 갈등이 첨예해질 것이라는 점을 익히 예견하고도 국정화를 밀어붙인 것이다. 5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총리실의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문건은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문건에는 국정교과서의 단점으로 ‘정부의 역사 해석권 독점 비판’ ‘교과서 개발단계의 정치 쟁점화 우려’ ‘학습자의 교과서 선택권 제한 등이 적시돼 있다.

문건은 검정교과서의 장점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과서 개발’ ‘시장 경쟁을 통한 교과서 질 제고’ ‘역사해석의 다양성 보장’ 등을 나열했다. 국정교과서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획일적인 역사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문건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총리실 교육문화여성정책관실이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의 답변을 돕기 위해 각종 정치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문건은 또한 ‘미국·영국·프랑스·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은 자유발행제를,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각각 검정과 국·검정 혼용을, ‘북한·스리랑카·몽골·베트남 등 후진국’은 국정을 채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건은 ‘주요쟁점 및 답변기조’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에 대한 입장으로 “학생들의 올바르고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위해 역사교육이 매우 중요하므로 현행 검정 체계가 바람직한지, 국정 체계로 전환해야 하는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명시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따른 문제점은 지난해 교육부 의뢰로 한국교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연구용역 보고서에도 적시돼 있다. 보고서는 국정화의 단점으로 ‘국가주의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배층 위주의 서술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나열했다. 용역 보고서는 이어 “특정 역사관을 국가가 옹호, 제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면서 “실제로 국가발행제로 전환될 경우 집필진 구성에 따라서는 이른바 ‘이념논쟁’이 더 확산되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보고서 작성에는 최근 논란이 된 교육부 ‘비밀 태스크포스(TF)’에서 일하고 있는 유상범 연구관이 연구협력관으로 참여했다.


출처  [단독] 총리실, 작년 내부문건에선 “북한·몽골…국정화 나라들은 후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