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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우리 조합원 75%가 총궐기 참여…경찰 병력도 두렵지 않아”

“우리 조합원 75%가 총궐기 참여…경찰 병력도 두렵지 않아”
[11.14 민중총궐기] 광주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지회 정준현 지회장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1-11 22:05:06


▲ 10월 21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조합원들이 현대위아 광주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 지회의 2015 임단협 승리를 기원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제공: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샤시와 타이어모듈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 광주공장에는 5개의 사내하청업체가 있다.

이 업체들의 소속 노동자들이 올해 4월 25일 공동으로 전국금속노조 산하 광주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지회(부품사비지회)를 만들었다. 이 지회는 이번 민중총궐기에 270여 명 조합원 중 200명(74%) 이상이 상경할 예정이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그 동안 수도권 집회에는 간부들만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조결성 이후 처음 맞는 전태일 열사 기일이자, 특히 농민과 빈민도 함께하는 민중총궐기로 확대된 만큼 일반 조합원도 되도록 전원 참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새내기 조합원으로서 투쟁을 통해 배우면서 더 많은 기운을 얻으려 합니다” 정준현(42) 지회장이 설명했다.


부품공장이라고 직원도 부품 취급? 노조 생긴 후 점차 변화

“완성차 생산일정에 무조건 맞춰줘야 하니 물량이 쏟아지면 점심도 못 먹고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정이 급하면 회사 간부들이 생산직 직원들을 막 대하기도 했죠” 정 지회장이 계속 설명했다.

“라인 특성상 같은 자세로 서서 쉬지 않고 장시간 업무를 하다 보니 30대 초반에도 만성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직원도 많아요. 여유인력도 없어서 아파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다보면 허리디스크로 수술까지 받게 되는데 그렇게 몸이 망가지면 부품 갈아 끼우듯이 여지없이 쫓겨났습니다” 그런 설움과 불만이 쌓여 노조를 만들게 됐다.

노조가 만들어진지 6개월이 조금 지났는데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정 지회장은 “처음엔 두려움도 있었는데 노조가 만들어지고 조금씩 상황이 개선됐습니다. 일부 하청업체는 인력도 충원하고 생산현장에서 비인격적 대우도 줄어들고 원청이나 하청업체 간부들이 우리말을 들어주기 시작했어요. 모든 불만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 해도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두 감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회사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조합원들이 뭉치고 투쟁을 하면서 업무 환경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 부품사비지회는 2015 단체교섭에서 20회에 가까운 교섭이 진전이 없자 10월 19일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이후 소중한 성과를 따냈다. 노사는 ▲기본급 70,015원 인상 ▲토요일 휴무 유급화 ▲근로수당, 가족수당 상향 평준화 ▲전임자 타임오프 4,500시간 ▲사외 조합 사무실 제공 등에 합의하고 10월 30일 조인식을 가졌다.


“우리 나이가 몇인데 그까짓 것에 움츠려듭니까” 드높은 결의

14일 민중총궐기는 주최 측 예상 15만, 경찰 예상으로도 8만이 서울에 집결한다. 박근혜 정권 이후 세월호 참사, 노동 개악, 쌀값 폭락, 한국사 국정화 강행 등을 거치며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분노는 커진 상황이다. 노조, 농민단체 등에서 그동안 개별 요구안을 가지고 싸웠다면, 총궐기를 계기로 공동의 투쟁을 계속하자는 열의도 높아진 상황이다. 경찰도 당일 최고 수준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지방의 기동대 경력도 서울로 집결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벽 설치나 엄정 처벌 방침 등을 언론에 흘리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 지회장은 “대규모 상경집회가 처음이긴 한데 경찰이 그렇게 한다고 갈 사람이 안 가거나 하지는 않죠. 우리 나이가 얼만데 그런 것을 무서워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정 지회장과 간부들은 한 사람의 조합원이라도 참여시키기 위해 노조원 교육과 간담회를 진행해 왔다.

그는 “저희는 노조를 시작한 후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꾸준히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고, 조금씩이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라며 “이번 민중총궐기도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하나의 계기점으로 앞으로 노동개악과 국정교과서 투쟁에 더 크게 힘을 모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는 소망을 밝혔다.

▲ 10월 21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조합원들이 현대위아 광주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 지회의 2015 임단협 승리를 기원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제공: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 10월 21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조합원들이 현대위아 광주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 지회의 2015 임단협 승리를 기원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제공: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출처  [인터뷰] “우리 조합원 75%가 총궐기 참여…경찰 병력도 두렵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