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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과 국가배상 책임 비켜간 굴종적 ‘위안부’ 합의

강제성과 국가배상 책임 비켜간 굴종적 ‘위안부’ 합의
‘강제성’ 대신 ‘군 관여 하에’ 애매한 표현
日 정부 ‘재단 지원’으로 ‘국가배상 책임’ 비켜가

[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2-28 16:21:29


▲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의 담판 협상이 열리는 28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노란 목도리가 두려 있다. 26일 일본 언론은 한국 정부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철수 기자


28일 한국과 일본의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됐다. 그러나 핵심인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일본의 국가 배상 책임을 비켜간 합의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우선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강제성'을 인정하는 대신 '관여 하에'라는 애매한 표현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애초에 '군' 위안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군 관여 하에'라는 표현은 동어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한국 정부가 전 위안부분들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 예산으로 자금을 일괄갹출해 한·일 양국 정부가 협력해 모든 전 위안부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치유를 위한 사업을 시행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을 설립하는 내용인데, 일본 정부의 자금이 지원되지만 '국가 배상'과는 거리가 멀다 할 수 있다. 또 재단 설립 주체는 한국 정부이다. 결국, 일본의 '법적 책임'을 비켜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린 조항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는 이번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그동안 한국 정부에 요구해 왔던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일본이 요구해 온 민감한 사안이었던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한 해결에 협조하겠다고 한국 정부가 직접 거론하기까지 했다.

더구나 이번 협상 국면이 일본의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통한 압박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본다면 '굴종적 합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양국 외교장관 기자회견 전문이다.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일·한 간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협의해왔음. 그 결과에 기초하여 일본 정부로서 이하를 표명한다.

1.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함.

아베 내각총리대신은 일본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 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함.

2.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본 문제에 진지하게 임해 왔으며 그러한 경험에 기초하여 이번에 일본 정부의 예산에 의해 모든 前 위안부분들의 마음 상처를 치유하는 조치를 마련함.

구체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前 위안부분들의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을 설립하고 이에 일본 정부 예산으로 자금을 일괄 갹출하고, 일한 양국 정부가 협력하여 모든 前 위안부분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행하기로 함.

3. 일본 정부는 상기를 표명함과 함께 2의 조치를 착실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동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함. 또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함께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동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비판하는 것을 자제함.

앞서 말씀드린 예산 조치에 대해 규모로는 10억엔 정도 산정하고 있다.

이상 말씀드린 것은 양 정상 지시에 따라 협의한 결과이며, 일·한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갈 것을 확신하고 있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양국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협의해왔다. 그 결과에 기초하여 한국 정부로서 이하를 표명한다.

1.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표명과 이번 발표에 이르기까지의 조치를 평가하고,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를 착실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함.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실시하는 조치에 협력함.

2.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 및 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함.

3. 한국 정부는 이번에 일본 정부가 표명한 조치가 착실히 이행된다는 전제로 일본 정부와 함께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비판을 자제함.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넘기기 전에 기시다 외무대신과 그간의 매우 곤란했던 협상에 마침표 찍고 선언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근본 협의의 후속조치가 확실히 이행되어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길 바란다.

과거사 현안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마무리되는 계기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출처  강제성과 국가배상 책임 비켜간 굴종적 ‘위안부’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