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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고 조약 아니라면 뒤집어야

조약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고 조약 아니라면 뒤집어야
[민중의소리] 사설 | 최종업데이트 2016-01-13 07:29:03


▲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015년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국제회의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내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외교부가 어제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송기호 변호사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지난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 외교부 장관 공동발표문에 대해 “교환한 각서 또는 서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28일의 공동발표문이 국제법상 조약이 아님을 외교부가 확인한 것을 의미한다.

국제법상 조약이란 서면형식으로 국가 간에 체결돼야 하고 국제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국제적 합의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이번 합의는 양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부 장관이 공개적인 내외신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입장으로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같은 입장으로 자국민에게 합의의 의미를 소개했다. 해석하면 두 나라 장관이 정치적 언약을 했을 뿐 이행에 대한 아무런 강제규정이 없음을 의미한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국제법상 조약이라면 박근혜는 명백하게도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60조1항에 따르면 이는 국회비준절차를 거쳐야 한다.

절대군주제 시절 비밀특사를 통한 궁정외교라면 모를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어기고 국민의 주권제약을 명령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당연하게도 탄핵대상이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외교부는 조약이 아닌 정치적 언약의 수준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그래놓고도 다시는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고 또 다른 권리를 요구하지도 않겠다는 권리 포기선언을 피해자와 국민에게 강제한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송기호 변호사에 따르면 정치적 언약, 또는 확약이라고 할 경우에도 이를 법리적으로 해석하면 일국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대외적으로 구속력을 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12월 28일 합의는 한국 정부가 국제적 비난 대상인 일본군 성 노예 범죄행위에 대해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과 다를 게 없다.

정부 스스로 조약이 아니라고 확답을 주었으니 남은 것은 이 문제투성이 정치적 언약을 뒤집는 것이다.

2005년 12월 16일 유엔총회가 채택한 국제인도법 위반 피해자의 구제 및 배상에 관한 결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리를 단순한 재산권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권리로 규정한다.

피해자들의 권리는 국제공동체가 보호해야 할 책임에 해당하고 한국 정부가 그 책임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할 권한이 없음은 명백하다.

일본군 성 노예 피해에 대한 구제는 인권의 본질적인 가치에 해당하므로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이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자신의 권리를 대리하여 청구하거나 처분할 권한이 없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일본의 국가적 범죄행위를 사죄하고 그에 따른 배상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이상 합의는 이미 무효이고 또 뒤집어야 마땅하다.


출처  [사설] 조약이라면 대통령 탄핵감이고 조약 아니라면 뒤집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