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주시민에 “용산단체는 과격폭력 시위대” 문자
“김석기 반대는 박 대통령 물러가라는 것” 여론 호도
경주 시민 “피해자 상처 외면…선거에만 이용” 비판
[한겨레] 박수진 기자 | 등록 : 2016-01-22 11:12 | 수정 : 2016-01-22 13:42
경상북도 경주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서서 새누리당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석기(61)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주시민들에게 보낸 선거운동정보 메시지에 “용산단체 사람들은 과격폭력시위대”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민들이 21일 공개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김 전 청장은 “며칠 전 용산단체 사람들이 경주에 와서 험한 말을 쏟아내고 갔다”며 “그들은 과격폭력시위에 얼굴을 내밀며, 늘 ‘박근혜 물러가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용산 사고는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에 화염병, 염산병, 벽돌을 무차별로 던지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경찰이 정당한 법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였다”며 “저는 당시 경찰총수로서 혼자 책임지고 사퇴했고 ‘정당한 법집행을 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좌파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총장은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용산 사고는 법과 원칙을 지킨 것’이라며 저를 공항공사사장에 임명했다”며 “저는 공항의 모든 부분을 최고로 끌어올려 2년 연속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을 받았고 정부의 공기업 평가에서도 1등을 하여 대통령의 신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저를 음해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이 보낸 메시지를 받은 경주 시민들은 “아무리 선거철이라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 시민 박아무개씨는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자 메시지 내용이 그동안 언론보도에서 보던 것과 다른 내용이 적혀 있어서 당황스러웠다”며 “용산참사 당시 경찰 공권력이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서 인명피해가 난 것도 알고 있는데, 김석기 전 청장이 진압 지휘 책임자로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진압할 수도 있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박 씨는 이어 “7년 전에 있었던 용산 참사는 지역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지역 주민들은 문자 메시지에 적힌 걸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주 시민 이아무개씨는 “아무리 선거철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앞세운 걸 보면 진심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이어 “김석기 전 청장이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부터 청와대에서 지명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들렸다”며 “지역은 도시와 달라서 평소 의정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현직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나 청와대에서 내려보냈다는 등의 얘기를 들으면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정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경주 시민 오아무개씨는 “문자 메시지에 용산참사 원인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화염병을 무차별로 던졌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라고 하더라도 선거 홍보 자료에는 허위내용을 표기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 씨는 또 “용산 참사 피해자 가족이나 피해 경찰 가족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을 외면하고 선거에 이용하는 부분에 대해서 충격이 컸다”며 “김석기 전 청장이 주장하는 내용을 국민이 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석기 전 청장은 지난달 2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경주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해인 2013년 10월 16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임기(3년)가 10개월 남았지만,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썼다. 현재 경주에는 김 전 청장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만 5명이 나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전 청장이 공직에서 중도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이명박 정권 때였던 2011년 3월 7일 임기 3년의 일본 주오사카 총영사관의 총영사로 임명됐다. 하지만 8개월 만에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표를 내고 그해 11월 7일 귀국했다. 이어 이듬해 4월 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경주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친박 현역인 정수성 의원(57.33%)을 상대로 28.87%를 얻어 낙선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용산참사 책임 김석기, 후보 사퇴하라”)
출처 김석기, 경주시민에 “용산단체는 과격폭력 시위대” 문자
“김석기 반대는 박 대통령 물러가라는 것” 여론 호도
경주 시민 “피해자 상처 외면…선거에만 이용” 비판
[한겨레] 박수진 기자 | 등록 : 2016-01-22 11:12 | 수정 : 2016-01-22 13:42
▲ 김석기(61)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주시민들에게 보낸 선거운동정보 메시지
경상북도 경주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서서 새누리당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석기(61)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주시민들에게 보낸 선거운동정보 메시지에 “용산단체 사람들은 과격폭력시위대”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민들이 21일 공개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김 전 청장은 “며칠 전 용산단체 사람들이 경주에 와서 험한 말을 쏟아내고 갔다”며 “그들은 과격폭력시위에 얼굴을 내밀며, 늘 ‘박근혜 물러가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용산 사고는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에 화염병, 염산병, 벽돌을 무차별로 던지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경찰이 정당한 법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였다”며 “저는 당시 경찰총수로서 혼자 책임지고 사퇴했고 ‘정당한 법집행을 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좌파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총장은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용산 사고는 법과 원칙을 지킨 것’이라며 저를 공항공사사장에 임명했다”며 “저는 공항의 모든 부분을 최고로 끌어올려 2년 연속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을 받았고 정부의 공기업 평가에서도 1등을 하여 대통령의 신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저를 음해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이 보낸 메시지를 받은 경주 시민들은 “아무리 선거철이라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 시민 박아무개씨는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자 메시지 내용이 그동안 언론보도에서 보던 것과 다른 내용이 적혀 있어서 당황스러웠다”며 “용산참사 당시 경찰 공권력이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서 인명피해가 난 것도 알고 있는데, 김석기 전 청장이 진압 지휘 책임자로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진압할 수도 있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박 씨는 이어 “7년 전에 있었던 용산 참사는 지역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 모르는 지역 주민들은 문자 메시지에 적힌 걸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주 시민 이아무개씨는 “아무리 선거철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앞세운 걸 보면 진심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이어 “김석기 전 청장이 출마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부터 청와대에서 지명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들렸다”며 “지역은 도시와 달라서 평소 의정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현직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나 청와대에서 내려보냈다는 등의 얘기를 들으면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정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경주 시민 오아무개씨는 “문자 메시지에 용산참사 원인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화염병을 무차별로 던졌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라고 하더라도 선거 홍보 자료에는 허위내용을 표기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 씨는 또 “용산 참사 피해자 가족이나 피해 경찰 가족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는데, 이런 부분을 외면하고 선거에 이용하는 부분에 대해서 충격이 컸다”며 “김석기 전 청장이 주장하는 내용을 국민이 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18일 오전 11시 경북 경주시 서부동 김석기 경주시 국회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서울 용산참사 유가족과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 회원 등 4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 예비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석기 전 청장은 지난달 2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경주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해인 2013년 10월 16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임기(3년)가 10개월 남았지만,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썼다. 현재 경주에는 김 전 청장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만 5명이 나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전 청장이 공직에서 중도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이명박 정권 때였던 2011년 3월 7일 임기 3년의 일본 주오사카 총영사관의 총영사로 임명됐다. 하지만 8개월 만에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표를 내고 그해 11월 7일 귀국했다. 이어 이듬해 4월 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경주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친박 현역인 정수성 의원(57.33%)을 상대로 28.87%를 얻어 낙선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용산참사 책임 김석기, 후보 사퇴하라”)
출처 김석기, 경주시민에 “용산단체는 과격폭력 시위대”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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