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반대 3가지 이유

국회,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반대 3가지 이유
일·중 비해 위생조건 미흡
광우병 8년새 18차례 발생
한우농가에 심각한 타격
[한겨레] 정은주 기자 | 등록 : 20111228 21:27 | 수정 : 20120103 14:01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국회심의결과보고서에서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이유로 제시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수입위생조건안이 일본, 중국 등 주변국보다 미흡하고, 광우병이 캐나다에서만 2003년 이후 18차례나 발생했으며, 국내 한우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 6월 두 나라가 타결한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30개월 미만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지만 특정위험물질(SRM)과 기계적 회수육·분리육, 분쇄육, 쇠고기 가공품, 십이지장에서 직장까지 내장 전체 등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또 캐나다 수출 육류작업장은 우리나라가 현지점검 등을 통해 승인하고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면 검역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조건보다 진일보한 것이라고 심의보고서는 평가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특정위험물질이 아닌 내장 부위 등을 수입해야 하고 수입 중단 절차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의보고서는 주변국이 캐나다와 체결한 수입위생조건보다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은 20개월 이하의 뼈 있는 쇠고기, 중국과 대만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국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산 쇠고기의 수입이 예상되므로 캐나다산 수입위생조건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캐나다의 광우병 검사비율이 낮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하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대표는 “일본은 전수 조사하고, 유럽연합은 48개월령 이상을 전수 검사하지만 캐나다는 도축 소의 1.3~1.5%만 광우병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심의보고서는 특히 축산농가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축사시설 현대화 등 축산업에 대한 예산상의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자율도태 산업에 대한 보상금 지원과 사료 구매자금 상환 기간 연장 등을 주요 대책으로 꼽았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수입 쇠고기가 국내산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쇠고기 유통이력제와 원산지표시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농식품위는 “현시점에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적절하지 않다고 의원 다수가 반대했다”고 종합의견을 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패소 판정을 받으면 더 불리한 조건으로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우리나라가 2008년 광우병 발생국인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자 캐나다는 2009년 4월 세계무역기구에 우리나라를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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