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위원장 재판, 문제는 수사기관의 공안탄압이다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19 18:24:31
작년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재판이 지난 18일 첫 공판기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재판부가 유무죄를 판단하게 될 한 위원장의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집회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이지만 사실 이 사건의 본질은 수사당국의 공안탄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안당국은 쉬운해고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한 위원장을 표적으로 삼은 듯했다.
한 위원장은 2014년 12월 민주노총 사상 첫 조합원 직선제로 치러진 위원장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악’에 맞선 총파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이후 작년 4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와 5월 노동절 집회 등 대규모 노동자 투쟁의 선봉에 섰다.
당초 최대한 빠르게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려던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의 결속력이 강화된 건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노동계의 지속적인 투쟁의 여파로 노동법 개정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각계각층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는 여당마저 일방적으로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4~5월 대규모 노동자 투쟁을 ‘폭력집회‧시위’로 규정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를 덧씌워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한 위원장을 고립시켜 노동계의 ‘노동개악 저지’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공안당국의 의도라는 것 외에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어 보였다.
한 위원장이 수배로 피신해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노총은 작년 11월 ‘노동법 개악 저지’를 슬로건에 포함시킨 민중총궐기에 10만 군중을 운집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결국 공안당국은 조계사로 피신해 있던 한 위원장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공안당국은 민중총궐기의 불법성을 부각시키기에 급급했다. 경찰 수사 단계부터 한 위원장을 ‘불법시위 주동자’로 지칭하며 전례없는 ‘소요죄’를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정 지역의 공공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 손괴를 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적용되는 소요죄 조항은 전두환 군부정권에서 민주화 세력을 압살하는 과정에서 이용됐었다.
‘무리수’라는 비판이 확산되자 검찰은 결국 기소 단계에서 소요죄를 빼고 특수공무집행방해죄와 집시법 위반 혐의 등만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집시법 위반 사범 한명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여론몰이와 체포 작전을 벌인 셈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공판은 지난 1월 기소된 이래 무려 6회에 걸친 준비기일을 거쳐 3개월여 만에 시작됐다.
재판에서 쟁점은 대규모 집회에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에게 적용된 공무집행방해죄는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회 공판에서 제기된 경찰 공무집행의 위법적 요소는 ▲경찰의 위법한 집회금지 통고 및 금지통고 준수를 위한 공권력 남용 ▲경찰버스를 질서유지선으로 사용한 공무집행 ▲범죄행위가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설치한 선제적 차벽 ▲참가자들에 대한 물대포 조준‧직사 살수 등 크게 네 가지다.
집회‧시위에서 경찰의 공무집행이 위법이었다면 이에 저항한 행위도 정당하다는 것이 요즘 법원의 판단 추세다. 부디 사법부가 공안몰이의 희생양이 된 한 위원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 본다.
출처 [기자수첩] 한상균 위원장 재판, 문제는 수사기관의 공안탄압이다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19 18:24:31
▲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민중의소리
작년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도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재판이 지난 18일 첫 공판기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재판부가 유무죄를 판단하게 될 한 위원장의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집회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이지만 사실 이 사건의 본질은 수사당국의 공안탄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안당국은 쉬운해고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한 위원장을 표적으로 삼은 듯했다.
한 위원장은 2014년 12월 민주노총 사상 첫 조합원 직선제로 치러진 위원장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악’에 맞선 총파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이후 작년 4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와 5월 노동절 집회 등 대규모 노동자 투쟁의 선봉에 섰다.
당초 최대한 빠르게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려던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의 결속력이 강화된 건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노동계의 지속적인 투쟁의 여파로 노동법 개정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각계각층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는 여당마저 일방적으로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4~5월 대규모 노동자 투쟁을 ‘폭력집회‧시위’로 규정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를 덧씌워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한 위원장을 고립시켜 노동계의 ‘노동개악 저지’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공안당국의 의도라는 것 외에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어 보였다.
한 위원장이 수배로 피신해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노총은 작년 11월 ‘노동법 개악 저지’를 슬로건에 포함시킨 민중총궐기에 10만 군중을 운집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결국 공안당국은 조계사로 피신해 있던 한 위원장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공안당국은 민중총궐기의 불법성을 부각시키기에 급급했다. 경찰 수사 단계부터 한 위원장을 ‘불법시위 주동자’로 지칭하며 전례없는 ‘소요죄’를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정 지역의 공공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과 협박, 손괴를 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적용되는 소요죄 조항은 전두환 군부정권에서 민주화 세력을 압살하는 과정에서 이용됐었다.
‘무리수’라는 비판이 확산되자 검찰은 결국 기소 단계에서 소요죄를 빼고 특수공무집행방해죄와 집시법 위반 혐의 등만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집시법 위반 사범 한명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여론몰이와 체포 작전을 벌인 셈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공판은 지난 1월 기소된 이래 무려 6회에 걸친 준비기일을 거쳐 3개월여 만에 시작됐다.
재판에서 쟁점은 대규모 집회에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에게 적용된 공무집행방해죄는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회 공판에서 제기된 경찰 공무집행의 위법적 요소는 ▲경찰의 위법한 집회금지 통고 및 금지통고 준수를 위한 공권력 남용 ▲경찰버스를 질서유지선으로 사용한 공무집행 ▲범죄행위가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설치한 선제적 차벽 ▲참가자들에 대한 물대포 조준‧직사 살수 등 크게 네 가지다.
집회‧시위에서 경찰의 공무집행이 위법이었다면 이에 저항한 행위도 정당하다는 것이 요즘 법원의 판단 추세다. 부디 사법부가 공안몰이의 희생양이 된 한 위원장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 본다.
출처 [기자수첩] 한상균 위원장 재판, 문제는 수사기관의 공안탄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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