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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옥시, ‘살균제 보고서’ 유리한 결과만 수령

옥시, ‘살균제 보고서’ 유리한 결과만 수령
불리한 결과에 용역 중단도
[민중의소리] 박소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24 15:10:31


▲ 지난 4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와 국가의 책임을 묻는 전문가 의견 개진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의 살인죄 처벌의 필요성과 정부의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가 있는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자신들이 의뢰한 유해성 실험에서 자사에 유리한 내용이 있는 보고서만 수령하고 불리한 내용이 있는 보고서의 수령은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 내용 가운데 유리한 내용만을 발취해 검찰에 제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연합뉴스>가 24일 검찰 관계자 등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옥시는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이에 대한 반박을 제출하고자 서울대 수의과대 ㄱ 교수 연구팀에 원료 물질인 PHMG 저농도 실험을, 정부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는 고농도 실험을 각각 의뢰했다. ㄱ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임신한 쥐를 이용해 PHMG가 뱃속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생식독성 실험과 일반 쥐를 대상으로 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했다.

ㄱ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생식독성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해 11월 14일 중간보고 형태로 옥시 측에 전해진 자료에 따르면 임신한 쥐 15마리 가운데 13마리의 새끼가 죽은 것이다. 이런 결과는 옥시가 중간보고를 받기 불과 사흘 전인 11월 11일 ‘가습기 살균제가 폐 질환(폐 섬유화) 사망을 초래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동물 흡입독성실험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은 보고받은 옥시는 ㄱ 교수 연구팀에 생식독성실험과 흡입독성실험 보고서를 각각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독성학 연구 관행상 각 실험 결과를 하나의 보고서에 담고 결론을 도출하는 게 상식이지만 옥시의 이례적인 요구를 ㄱ 교수 연구팀은 수락했다. 결국, ㄱ 교수 연구팀은 흡입독성 실험을 마무리한 뒤 2012년 4월 18일 옥시의 요구대로 별도의 실험보고서를 냈다. 당시 보고서에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PHMG가 간·신장 등에 영향을 주는 등 전신독성 가능성도 있으니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가장 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사용한 옥시레킷벤키저의 공식 입장 발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올 1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옥시는 흡입독성실험 보고서 가운데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검찰에 제출했다. 먼저 나온 생식독성 실험은 수령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이를 서울대 측에 요구해 임의제출 받았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옥시는 흡입독성실험 보고서가 나오기 전 연구용역비 2억5천만 원 외에 자문료 명목으로 ㄱ 교수 개인계좌에 수천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ㄱ 교수 연구팀의 흡입독성실험 결과에 신빙성을 주기 위해 다국적 컨설팅업체를 통해 이른바 ‘주문형 보고서’를 만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미국계 다국적 컨설팅업체 ‘그래디언트’(Gradient) 보고서를 첨부해 제출했다.


불리한 결과 나오자 용역 중단, ‘뒷거래 의혹’에 검찰 조사

옥시가 연구용역 결과를 좌지우지하려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옥시는 고농도 실험을 각각 의뢰했던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보고서도 수령을 거부한 사실이 지난 22일 KBS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옥시는 보고서 수령 거부 뿐만아니라 연구용역비 3억 원 가운데 잔금 1억 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CL은 지난 2012년 5월 옥시가 의뢰한 동물실험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다.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28일 동안 살균제 흡입 결과를 조사한 결과 선홍빛으로 건강했던 폐는 저농도로 살균제를 흡입하자 혈관이 터져 부어올랐고, 폐뿐 아니라 간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관찰된 것이다. 당시 KCL은 고농도 흡입군에서 폐 섬유화가 나타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폐 질환 초기 증상과 일치한 결과였다. 하지만 옥시는 이런 결과를 전달받고 실험 조건이 정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면서 용역 계약을 중단하고 보고서도 작성하지 말라고 요구한 뒤 대신 다른 연구팀의 보고서를 편집해 살균제와 폐는 상관없다는 의견서를 내놨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ㄱ교수팀의 흡입독성 실험 데이터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연구팀이 옥시의 부탁을 받고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손봤는지, 연구팀과 옥시 사이에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출처  옥시, ‘살균제 보고서’ 유리한 결과만 수령… 불리한 결과에 용역 중단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옥시
“폐 손상 황사 때문일 수도” 의견서
[민중의소리] 이정미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24 12:06:09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측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의 폐 손상에 대해 “봄철 황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옥시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한 직후 자사 제품과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지적한 2012년 질병관리본부(질본) 역학조사를 반박하는 의견서를 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이철희)에 제출된 이 의견서는 대형로펌 김앤장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의견서에서 폐질환은 유전, 음주·흡연 등 복합적인 요소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봄철 황사와 가습기에서 번식한 세균으로 인해 폐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전문가위원 20명이 만장일치로 옥시 제품과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은 오히려 옥시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서울대와 호서대에 용역 의뢰한 실험 결과 중 유리한 대목만 발췌하거나 내용을 왜곡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해, 의도적 왜곡과 은폐가 적발되면 관련자를 형사처벌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주 옥시 측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 주요 임원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옥시는 지난 21일 이메일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 분들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경청해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다”며 “그 고통과 아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옥시, “폐 손상 황사 때문일 수도” 의견서





“‘옥시’, 이건 사과가 아니다. 살인자는 감옥에나 가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옥시’ 사과 거부
[민중의소리] 양아라 수습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21 20:24:36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은 21일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옥시의 사과 발표를 두고 “이건 사과가 아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이날 오후 3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검찰 수사 이후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피해자와 가족들은 “옥시의 사과문이 아니라 입장발표문”이라고 평가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옥시는 처음부터 정부발표를 부인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조작된 연구를 대학연구진에게 의뢰하였고 연구자들을 돈으로 매수했다”며 “판매초기부터 소비자들의 건강피해 의견이 제기되었지만 무시했고 급기야 검찰 수사를 앞두고 모두 지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가족은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361회 동안 일인시위를 통해 사과하고 피해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단 한 번도 옥시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수 십여 차례의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였고 문전박대하며 만나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가습기 피해자와 가족은 옥시가 ‘저희는 오랫동안 제품의 안전 관리 수칙을 준수 해 온바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옥시의 입장은 지금도 ‘안전관리 수칙을 지켰다’는 것”이며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와 동물실험 조사결과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정부의 1~2차 조사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530명”이라며 “사망자 146명 중 옥시 사용자만 103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752명의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3차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중 70~80%가 옥시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또한, 피해자와 가족은 옥시와 일부 민사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의 합의 내용에 대해 “피해자를 인정해 합의하는 것이 아니다”며 “가족단위 합의로, 가족 중 특히 3~4단계의 다른 피해자가 있는 경우 보상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합의 내용에 대해 “향후 민형사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모든 내용은 비공개”라고 밝혔다.

결국 이들은 “사과도 없고 일방적인 합의가 옥시가 말하는 합의요 종결인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다른 피해자들도 해결하자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검찰 수사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 회사 정책상 의혹 행위 용납되지 않는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옥시의 입장에 대해 “당연히 심각하겠지. 회사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니까”라며 “감추고 지우고 조작하고 매수하고 부인하고 그런 행위는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은 ‘2014년에 50억 인도적 기금 기탁, 이번에 추가로 50억 더 출연하겠다’는 옥시의 보상 방안에 대해 “당신들의 친구, 환경부에 기탁한 거 아닌가”라며 “당신들은 살인자다. 감옥에나 가라!”라고 응수했다.


출처  “‘옥시’, 이건 사과가 아니다. 살인자는 감옥에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