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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녹산공단 노동자들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녹산공단 노동자들
녹산희망찾기, 민주노총 부산본부 실태조사결과 발표
4명 중 1명은 ‘노동조건 악화’ 경험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5-18 15:29:32


▲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녹산희망찾기가 18일 부산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산공단 노동자 임금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난해 한 해 동안 부산 녹산공단 노동자 4명 중 1명은 임금삭감 등 노동조건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녹산희망찾기는 18일 부산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녹산희망찾기 등은 지난 3월부터 한 달 보름 동안 182명의 공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주당 노동 50시간, 토요일도 6.8시간 근무
정작 23.7%는 유급수당도 못받아
민주노총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기준법 준수해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26%가 지난 1년 사이 노동조건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취업규칙 변경 및 근로조건 악화를 경험한 사례가 41.3%로 가장 많았고, 기본급 및 각종 수당을 성과에 따라 차등지급이 10.8%, 장기근속자 임금삭감과 실적평가에 따른 징계요건 강화가 8.7%로 나타났다.

녹산공단 노동자들의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50.29시간, 토요일에도 평균 6.8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요휴무 없이 일하는 이들의 월평균 기본급은 170만 원에 불과했으며 잔업, 특근 수당까지 포함한 월 평균 임금은 229만9천460원이었다. 이는 전국 임금노동자 월 평균임금 326만8천855원의 70%(2015년 기준 통계청 기준) 수준이다. 특히 응답자 중 23.7%는 사 측이 주휴일 유급수당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응답자의 42.5%는 “현재 임금으로는 생활이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 만큼 98%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100인 이하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전체 89.51%에 달했다. 또한, 평균 나이는 47세, 평균 근속연수는 5년, 가족 수는 본인 포함 3.9명이었다. 정규직 비율은 83.33%이었으나, 노조 가입률은 불과 1.86%에 불과했다.

신상길 녹산희망찾기 집행위원장은 “소수의 인력으로 공단을 운영하려는 사용자들의 방침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역시 “녹산공단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려면 법정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방안밖에 없다”며 “이를 경총과 박근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을 향해서도 “주휴일 유급보장 여부와 취업규칙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조사하는 공단지역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녹산공단 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