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한번에 34%나 최저임금을 올린 포틀랜드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한번에 34%나 최저임금을 올린 포틀랜드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민중의소리]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5-20 09:47:59


편집자주/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인다는 논쟁은 꽤 오래된 것이지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저임금이 7.5달러인 메인 주에서 유일하게 1월부터 자체적인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포틀랜드 시. 그 액수는 무려 34%를 인상한 10.1달러이다.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을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가 소개했다. 원문은 Portland gave its minimum wage workers a raise. Here's what happened n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자들을 위해 기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요식업이 주사업인 포틀랜드에서 영업시간을 줄인 식당들은 좀 있어도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지 않았다. 경제는 생기가 돌고 실업률은 3%를 밑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취직하려는 사람들의 경력이 높아졌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예정이라 걱정하는 식당 주인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고용주들은 낙관적이다.

포틀랜드 시내의 한 푸드코트에서 피자를 만드는 제시카 로저는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아직 20대인 그녀는 연기학원에 등록할 돈을 모으기 위해 투잡을 뛰고 있다.

푸드코트에서 조금 떨어진 한 셀프 빨래방 카운터에는 로레나 화이트가 낱말퍼즐 책을 들고 앉아있다. 그녀는 일주일에 27시간을 일하며 호텔 레스토랑 웨이터인 남편과 번갈아가며 십대 아들을 챙긴다.

지난 1월, 이 두 사람의 시급은 포틀랜드 시의 최저임금인 10.1달러로 인상됐다. 포틀랜드 시는 시간당 7.25달러에 불과한 연방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최저임금을 도입한 수십 개 도시 중 하나다. 메인 주의 법정 최저임금은 7.5달러이기 때문에, 임금 인상 전 최저임금을 받던 사람들은 지난 1월 1일 이후 34퍼센트의 임금이 인상된 셈이다.

그 전까지 피자집에서 시간당 8.5달러를 받던 제시카에게 새 최저임금은 더 자주 외식을 하고 더 늦게까지 밖에서 놀 수 있는, “사람답게 살 수 있음”을 뜻했다. 시급 7.75달러에서 10.1달러로 시급을 인상 받은 로레나는 덕분에 가계부의 숨통이 조금 트였다. “이제는 고지서 요금을 내고도 용돈 삼을 돈이 조금 남아요.”


미국은 이제 노동시장의 실험실로 바뀌고 있다

포틀랜드 시가 자체 최저임금 인상을 처음 제안했던 2014년만 해도, 이런 생각은 엉뚱한 소리로 치부됐다. 하지만 뉴욕 주와 캘리포니아 주가 주내 법정최저임금을 최대 15달러까지 올리는 계획을 발표한 지금,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목소리는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높아졌다. 시애틀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같은 많은 주요 도시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물론 모든 도시가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앨라배마 주의 버밍햄 시는 지난 2월 시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인상했는데, 이 같은 인상계획이 발표된지 이틀 만에 시의회가 인상 계획을 막아버리기도 했다.)

이런 주와 도시들의 시도들이 하나씩 모여 전국적인 노동시장 실험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정치 지도에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일례로, 민주당이 주 정부나 의회의 다수파를 차지하는 주들(이런 주는 빨간색으로 표시한다)은 대체로 보다 높은 최저임금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주 정부를 공화당이 운영하는 주들, 특히 남부 주들의 경우는 그 반대다. 이대로 간다면 2022년에는 앨라배마 주나 노스 캐롤라이나 주 같은 주들의 최저임금은 뉴욕 주나 캘리포니아 주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

▲ 미국의 최저임금 현황. 붉은색이 진할수록 높다. ⓒcatodb
(위 도표의 정확한 수치는 Minimum wage, US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인 주의 경우에는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주민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메인 주 유권자들은 올해 11월 돌아올 총선거에서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2달러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 투표하게 된다.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주내 전체 노동자들의 4분의 1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미래의 고용을 담보로 지는 빚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이 너무 높이 인상되면 고용인들은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고용을 줄일 것이고, 이로 인해 노동시장에 막 진입하는 젊은 층이나 비숙련 노동자들이 고용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지자들은 이 같은 논리에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고용주에게도 경제적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저임금 업계의 노동자들이 빈곤 상태에서 해방되고, 이에 따라 노동의욕도 향상되고 잦은 이직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용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메인 주의 최저임금 12달러 주민입법 캠페인을 이끄는 마이크 티핑은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 지출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과 불평등 완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포틀랜드 시의 시의원이자 자체 최저임금 조례안을 작성한 존 힌크는 이 논의에 정통한 또 한 사람이다. 연구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중간임금의 60퍼센트 수준을 지급하는 것은 고용률에 아무런 영향이 없거나 있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지자체 수준에서도 그런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존 힌크는 “무엇이 맞는 방법인지 확실한 대답은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경제에 해가 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건 너무 뻔한 말이다”라고 말했다.

어찌되었건 아직 하늘이 무너져 내리진 않았다.


포틀랜드의 새 최저임금은 고용률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몇몇 식당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는 했지만, 포틀랜드의 새 10.1달러 최저임금은 아직까지 고용률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고, 특히 팁을 받는 웨이터같은 직종은 여름 휴가기간에는 이보다 훨씬 더 벌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시의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실업률은 3퍼센트 미만이다. 식당과 호텔 주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저명한 로비스트인 그레그 듀갤 같은 이조차도 “아직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고급 임대주택들의 가격이 대도시인 보스턴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

사실 메인 주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메인 주 의회는 주의 법정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의 폴 르페이지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것이 전직 주의원이자 당시 포틀랜드 시장으로 재직하던 마이클 브레넌 시장이 시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최저임금에 대한 조치를 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014년 1월, 브레넌 시장은 시정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힌크 시의원에 따르면 이 발표는 브레넌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까지도 깜짝 놀라게 했다. “메인 주에 있는 자치시중에 자체적인 최저임금을 법제화 한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미국 전체에서도 그렇게 하는 도시는 몇 없었다.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는 기초단체 수준에서 이런 일을 해도 되냐는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자체적인 최저임금 조례를 가지고 있던 기초단체 수준 도시는 거의 대부분 미 서부에 있었다. 상당한 기간 동안의 토론 후, 마침내 지난여름 포틀랜드의 최저임금 인상안이 통과되었을 때는 이미 시카고와 워싱턴DC, 미주리 주의 캔자스시티와 켄터키 주의 렉싱턴과 같은 중, 동부 지역의 도시들도 자체 최저임금 조례를 도입한 상태였다. 포틀랜드의 최저임금 인상 조례가 통과되기 전, 메인 주의 르페이지 주지사는 포틀랜드의 이같은 최저임금 인상안을 막고 다른 도시들이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주법을 통과시키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나 앨라배마 주 같은 곳은 이러한 주법이 이미 통과된 바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의 노조가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을 이끄는 다른 많은 곳들과 달리, 포틀랜드 시의 식당들은 대부분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개인이 영업하는 식당들이다. 포틀랜드 시 내에 맥도널드는 한군데밖에 없고, 서브웨이 샌드위치 음식점이 몇 군데 있을 뿐이다. 따라서 법정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들의 숫자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포틀랜드에서는 (법정최저임금인) 시급 7.5달러를 받고 일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많은 이들이 시간당 9에서 9.5달러 정도를 받았다. 이런 사람들이 10.1달러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고, 브레넌 전 포틀랜드 시장은 말한다.

▲ 지난해 4월 미네소타에서 열린 최저시급 인상 시위.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시위는 2012년 12월 이후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Fibonacci Blue@flickr


“너무 욕심내지는 맙시다”는 목소리도

포틀랜드 시는 너무 높은 목표에 적절히 대응해 왔다. 지난 11월, 최저임금을 2019년까지 15달러로 올리자는 주민투표 제안이 발의되었으나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셀프빨래방에서 일하는 로레나 화이트는 “시간당 15달러요? 그렇게 욕심내면 안돼요.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그 정도 임금은 감당하지 못할거에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꽤 큰 파급효과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워싱턴 경제정책연구소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쿠퍼는 “고용주들은 직급이나 연차에 따른 임금 격차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와 비슷한 수준의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임금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제시카가 일하는 피자집의 매니저 브랜던 리는 지난 1월1일 최저임금 인상 이후 포틀랜드 시내의 일자리에 지원하는 주변 지역 사람들의 수가 늘었다고 말한다. 지원자들의 수준도 더 훌륭해졌다. 많은 지원자들이 음식점 서빙 일을 오래 해온 사람들이었고, 이는 이들이 새롭게 취업한 음식점에 더 쉽게 적응하고, 갑자기 일을 그만둘 가능성도 낮다는 얘기다.

브랜던은 “갑자기 지원자들의 수준이 좋아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포틀랜드에서 일하고 싶어하죠” 라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포틀랜드 시의 바로 북쪽에 위치한 팔머스 같은 다른 도시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팔머스 시의 최저임금은 메인 주의 다른 지역과 같은 7.5 달러다. 포틀랜드에서 10분 가량 떨어진 팔머스 시의 한 아침식사 전문점의 매니저 주디 다이어는 아직까지는 자신의 직원들이 관두거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 그런 낌새는 없지만, 언젠간 닥쳐올 일이죠.” (이 음식점의 초봉은 시간당 9달러다.)

포틀랜드에서 친환경 세탁소를 운영하는 조 월쉬는 생활임금 지급을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로 삼고 있다. 세탁소를 9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그는 연 수입이 120만 달러에 이르고, 30명에 달하는 그의 직원들은 시간당 평균 13달러를 받고 있다.

월쉬는 포틀랜드 시의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한다. 그는 경쟁 세탁소 업주들이 자신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언급하며 “모든 고용주들이 인건비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면, 이건 나에게 손해보다는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 역시 시간당 15달러의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직원들을 더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더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15달러는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포틀랜드 시의 최저임금은 2017년 10.68달러로 인상될 계획이다. 이후 최저임금은 물가상승과 연동돼 인상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정부의 최저임금이 낮은 이유로 물가상승과 연동되어있지 않은 시스템을 꼽는다.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구매력을 가졌던 시기는 1968년이다. 메인 주 전체에 영향을 미칠 주민투표 인상안 역시 비슷한 물가 연동 시스템을 갖췄다. 이 안에 따르면 주 최저임금은 2020년까지 12달러로 인상되고, 그 이후에는 물가상승률과 연동될 예정이다.

공화당의 르페이지 주지사와 협력하고 있는 기업 단체들은 주의원들에 대상으로 한 로비를 통해 순차적으로 10달러까지 인상되면서 물가와 자동적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은 제외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메인 주의 외식업과 숙박업 단체들을 대변하고 있는 로비스트 듀갤은 이 수정안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수정안이 경제적으로 융성한 남부 해안 도시와 그렇지 못한 내륙 및 농촌 지역 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듀갤은 포틀랜드 시의 경우에는 인건비를 어느정도 지출할 의향이 가진 향토 기업인들이 많지만, 메인 주 전체의 인건비가 너무 비싸질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신이 밥 먹으러 갔던 식당이 그 다음날 폐업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최저 시급 12달러에서는 많은 업체들이 그런 압박감을 느낄 거에요. 시급이 10달러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겠지요.”

포틀랜드 시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가량 떨어진 시골동네인 윈트로프 시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린다 파커는 12달러 최저임금안에 대해 듣자마자 고개를 가로지었다. 그 정도로 높은 임금은 그녀를 낭떠러지로 밀어붙일 것이다. 10달러 시급조차도 그녀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10달러는 그녀가 데리고 있는 3명의 파트타임 직원들이 받는 시급보다 높다. 그녀는 오랫동안 붙어있었을 빛바랜 가격표를 가리키면서,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떠나기 때문에 (인건비에 드는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이 오르면 그 상승분을 대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화에 소비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지역경제 안의 수요가 오른다는 뜻이다.

존 콘젤멘은 제시카가 일하는 피자집이 있는 푸드코트에서 샐러드 바를 운영한다. 그는 이미 새로운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었음에도, 상승하는 비용을 메꾸기 위해 지난 3월 가격을 올렸다. “저는 최저시급 10.1달러가 적당하고 생각해요. 임금이 인상되면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더 많은 현금이 들어가고, 그 현금은 다시 소비되겠죠. 돈은 돌고 도니까요.”


10대들에게도 10달러씩이나?

포틀랜드 시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콜린 켈리는 최저시급 인상에 콘젤멘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8월, 그녀는 식당의 영업일을 주 6일에서 주 5일로 단축했다. 26명인 직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여름 성수기를 위해 알바 몇 명을 더 고용해왔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일에 서툰 10대 알바들에게도 10달러의 시급을 지급하는 것은 그녀에겐 합리적이지 않았다. “10대 애들이 밀크셰이크나 만드는 것에 시간당 10달러씩 지급할 의향은 없어요.”

전문가들 역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젊은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이 취약해진다는 것에 동의한다. 한 연구에서는 최저임금이 10퍼센트 올라갈 때 10대 청소년들의 고용은 1퍼센트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1970년대와 달리 오늘날의 식당이나 소매업 프랜차이즈의 직원들은 대부분 성인이다. 워싱턴DC에 소재한 경제정책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 노동 인구의 10대 청소년 비율이 4명당 1명꼴이었던 것에 비해 2011년엔 8명당 1명꼴로 크게 줄었다.

시애틀의 15달러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워싱턴 대학교 공공정책학 교수인 제이콥 비그도르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더라도,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진짜 문제는 적정한 선을 찾는 것입니다. 시애틀에는 상위 20퍼센트 인구가 조금씩 희생해서 하위 80퍼센트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정책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포틀랜드에 소재한 남메인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Maine)의 마이클 힐라드 노동경제학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에 주목한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한 임금 인상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논의는 그저 임금 인상을 위해 시끌시끌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아주 낮은 수준의 임금에 기대 성장해온 미국식 비즈니스 모델을 고쳐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소매 산업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실일 수 있다. 지난 3월 코스트코는 자사 신입직원들의 시급을 10.5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했다. 그보다 한 달 전 월마트는 2년만에 두 번째 임금 인상을 단행하며 사내 최저시급을 10달러로 인상했다. 타겟 역시 자체 최저시급 인상을 단행했다.

짐 웰러한씨의 사업규모는 이들 대형업체들보다 훨씬 작다. 1914년 그의 아버지가 시작한 신발가게는 이제 6개의 계열사와 1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사업체가 되었다. 버니 샌더스 미국 대선후보의 지지문구를 자신의 차에 붙이고 다니는 짐 웰러한은 시급 12달러 인상 캠페인에 동참한다. 그는 자신의 직원들이 받는 임금을 꽤나 자랑스러워한다. 그의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15달러를 받는다. 게다가 유급휴가와 병가 제도 등의 복지혜택도 많다. 따라서 이직률도 낮다. 많은 직원들이 그의 회사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퇴직한다.

이것이 옛 시절 회사들이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방식이 없어진 것과, 그것이 낳은 결과가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그 결과는 분열된 사회와 심해지는 불평등이다. “우리는 이제 가난한 게토와 부유한 게토로 나눠진 사회가 됐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사회’가 아니에요.”


출처  한번에 34%나 최저임금을 올린 포틀랜드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