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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북한 붕괴 걱정할 때인가

지금이 북한 붕괴 걱정할 때인가
[민중의소리] 사설 | 발행 : 2016-08-23 07:23:19 | 수정 : 2016-08-23 07:27:10


▲ 최민의 사사만평 - 정권 붕괴


박근혜가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북한 체제의 동요와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속적인 공포정치’, ‘무너지는 엘리트층’, ‘주요 인사들의 탈북과 망명’을 동요의 근거로 들었다. 최근 태영호 주 영국 공사의 탈북 등을 엘리트층의 동요로 인한 체제 붕괴 조짐으로 보는 듯 하다. 그러나 과거 북한 최고위층이자 주체사상 정립에 공을 세웠다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탈북했지만 북한은 붕괴되지 않았다. 수십 년째 이어지는 북한 붕괴론은 이제 대다수 국민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는 “북한이 남남갈등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국민 단합도 강조했다. 이는 명백히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군민과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을 겨냥한 것이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국민을 북한의 대남선전에 놀아나는 사람들이라고 몰아붙인 것은 주권자에 대한 언어테러다. 국민들이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말려들어 그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박근혜의 인식은 사실과도 상반되며 대단히 위험하다. 자신만이 옳으며 자신을 따르는 국민만 정상적 국민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대다수 국민은 박근혜의 북한 붕괴론에 대해 ‘지금 북한 걱정할 때인가’라는 냉소를 보내고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방어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사드를 배치하려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청와대는 비리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민정수석을 감싸기 위해 ‘국기 문란’이라는 격한 용어를 동원했다.

조선산업을 망가뜨린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에 여권 실세가 출석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추경예산까지 무산될 위기이다.

법을 수호해야할 경찰 조직의 총수로 과거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법망을 피해간 인사가 내정돼 있다.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은 거리에 나앉아 밥을 굶고 있고, 백남기 농민은 9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

누구 말마따나 이것이 나라인가.

국민이 자신의 일터와 가정에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안보이고 이는 당연히 대통령과 정부가 진 의무이다. 정권위기 탈출을 위해 북한위협론을 과장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거꾸로 국가안보를 해치는 일이다. 국민은 북한보다 대한민국 청와대가 더 걱정이다.


출처  [사설] 지금이 북한 붕괴 걱정할 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