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토론회 나온 전문가들 "군사기밀이라 모른다"
인터넷에 떠도는 레이더 수치로만 설명... 질문에 답변도 제대로 못해
[오마이뉴스] 조정훈 | 16.08.29 21:48 | 최종 업데이트 16.08.29 21:48
새누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대구에서 사드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지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구심만 증폭시켰다는 논란만 일었다.
새누리당 사드대책TF는 29일 오후 대구시 라이온스회관 5층에서 조원진 최고위원과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철우, 이완영 의원 등을 비롯해 2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 전자파 유해성, 그 진실은?'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사드레이더 전자파의 인체 무해성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군사무기와 관련된 국제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는다"며 사드의 정확한 재원을 모른 채 인터넷 등에 떠도는 추정치를 근거로 발표해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윤명 단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전자파의 인체영향과 인체보호기준, 사드레이더 전자파 안전성 분석 등을 내세우며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김 교수는 "레이더로부터 500m 떨어진 곳에서의 전파 전력밀도는 휴대폰으로부터 14cm가량 떨어진 것과 같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5일 김천혁신도시에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김 교수는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방법이 없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번엔 "'안전펜스 밖에서'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수가 없다"고 한 발 물러선 주장을 폈다. 당시 김 교수는 한국전력기술에서 연 국방부 주최 안보강연에서 사드레이더가 휴대전화보다 전자파의 세기가 약하다며 인체에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PPT자료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 "사드 피해 받고 싶어도 방법이 없어" 국방부의 물밑 사드 홍보강연)
최형도 ETRI 전파기술연구부 부장도 WHO의 전자파에 대한 인체보호기준을 들어 "X밴드 레이더 전자파는 60% 이상이 피부에서 반사되고 입사된 전자파도 대략 0.27cm 이상에서는 흡수되지 않는다"며 "사드레이더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은 한 참석자(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의 질문이 나오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드레이더의 출력이 얼마인지, 사드레이더의 출력이 높아지면 전자파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김윤명 교수는 사드레이더의 전자파 세기를 81kW로 게산한 것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를 근거로 했다고 밝혀 신뢰도에 흠집을 냈고 사드레이더의 강도를 400kW로 가정하면 전자파의 강도도 5배 높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군사무기와 관련된 국제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81kW는 다른 레이더와 비교해서 계산한 것 같다"며 "사드레이더의 전자파는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결국 사드레이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른 채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만을 가지고 수치를 계산하고, 레이더의 정확한 스펙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정확한 근거 없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셈이다.
이에 반해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100%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파가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당론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5년, 10년 후에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앞서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북한이 모든 동력을 총동원해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우리가 아무런 준비 없이 우왕좌왕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인체에 유해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위험하다면 새누리당은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의원은 "저는 전자파에 해가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대한민국에 배치해야 한다"며 "상대는 우리를 죽이려고 핵을 만드는데 우리의 방패는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는 당초 계획된 시작 시간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됐다. 새누리당이 대구시를 통해 라이온스클럽 회관을 대관해 토론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라이온스클럽에서 정치적인 토론회에는 대관을 해줄 수 없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토론회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와 성주군민들이 라이온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왜곡 토론회라며 규탄했다. 이들은 '성주군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사드 배치의 문제를 유해성 논란으로만 한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사드 배치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제기하는 우려와 의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반대대책위와 성주군민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라이온스클럽 관계자는 "정치적인 토론회인 줄 몰랐다"며 대관을 철회했다. 이후 조원진 의원 등이 라이온스 회관을 찾아 담당자들을 설득해 겨우 토론회가 열렸다.
결국 이날 토론회는 앞서 개최한 행사 뒤 급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원형테이블 청소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석자들이 스스로 청소를 해가며 자리에 앉았고 일부는 서서 지켜봐야 했다.
출처 사드 토론회 나온 전문가들 "군사기밀이라 모른다"
인터넷에 떠도는 레이더 수치로만 설명... 질문에 답변도 제대로 못해
[오마이뉴스] 조정훈 | 16.08.29 21:48 | 최종 업데이트 16.08.29 21:48
▲ 새누리당 사드대책TF가 29일 오후 대구 라이온스회관에서 사드 전자파 토론회를 열었지만 의혹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 조정훈
새누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대구에서 사드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지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구심만 증폭시켰다는 논란만 일었다.
새누리당 사드대책TF는 29일 오후 대구시 라이온스회관 5층에서 조원진 최고위원과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철우, 이완영 의원 등을 비롯해 2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드 전자파 유해성, 그 진실은?'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사드레이더 전자파의 인체 무해성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군사무기와 관련된 국제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는다"며 사드의 정확한 재원을 모른 채 인터넷 등에 떠도는 추정치를 근거로 발표해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 김윤명 단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25일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전기술에서 열린 안보교육 강의에서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29일 대구에서 열린 새누리당 사드대책TF토론회에서는 "안전휀스 밖에서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수가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 사진은 김 교수가 지난 25일 공개한 PPT자료(위)와 29일 공개한 PPT자료(아래). ⓒ 조정훈
주제 발표에 나선 김윤명 단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전자파의 인체영향과 인체보호기준, 사드레이더 전자파 안전성 분석 등을 내세우며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김 교수는 "레이더로부터 500m 떨어진 곳에서의 전파 전력밀도는 휴대폰으로부터 14cm가량 떨어진 것과 같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5일 김천혁신도시에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김 교수는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방법이 없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번엔 "'안전펜스 밖에서' 사드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 수가 없다"고 한 발 물러선 주장을 폈다. 당시 김 교수는 한국전력기술에서 연 국방부 주최 안보강연에서 사드레이더가 휴대전화보다 전자파의 세기가 약하다며 인체에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PPT자료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 "사드 피해 받고 싶어도 방법이 없어" 국방부의 물밑 사드 홍보강연)
▲ 새누리당 사드관련TF가 대구에서 사드의 유해성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에게 안심하다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 조정훈
최형도 ETRI 전파기술연구부 부장도 WHO의 전자파에 대한 인체보호기준을 들어 "X밴드 레이더 전자파는 60% 이상이 피부에서 반사되고 입사된 전자파도 대략 0.27cm 이상에서는 흡수되지 않는다"며 "사드레이더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은 한 참석자(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의 질문이 나오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드레이더의 출력이 얼마인지, 사드레이더의 출력이 높아지면 전자파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김윤명 교수는 사드레이더의 전자파 세기를 81kW로 게산한 것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를 근거로 했다고 밝혀 신뢰도에 흠집을 냈고 사드레이더의 강도를 400kW로 가정하면 전자파의 강도도 5배 높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군사무기와 관련된 국제적 수치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81kW는 다른 레이더와 비교해서 계산한 것 같다"며 "사드레이더의 전자파는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결국 사드레이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른 채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만을 가지고 수치를 계산하고, 레이더의 정확한 스펙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정확한 근거 없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셈이다.
이에 반해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100%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파가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당론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5년, 10년 후에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구라이온스클럽이 새누리당의 사드 토론회에 대해 정치적인 토론회라며 대관을 거부했다가 다시 허락하는 바람에 이완영, 조원진, 김광림, 이철우 의원이 앉은 테이블에 청소가 되지 않아 천을 깔지도 못한 채 토론이 진행됐다. ⓒ 조정훈
토론에 앞서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북한이 모든 동력을 총동원해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우리가 아무런 준비 없이 우왕좌왕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인체에 유해하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위험하다면 새누리당은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의원은 "저는 전자파에 해가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대한민국에 배치해야 한다"며 "상대는 우리를 죽이려고 핵을 만드는데 우리의 방패는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는 당초 계획된 시작 시간보다 1시간 가량 지연됐다. 새누리당이 대구시를 통해 라이온스클럽 회관을 대관해 토론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라이온스클럽에서 정치적인 토론회에는 대관을 해줄 수 없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토론회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와 성주군민들이 라이온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왜곡 토론회라며 규탄했다. 이들은 '성주군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사드 배치의 문제를 유해성 논란으로만 한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사드 배치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제기하는 우려와 의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누리당 사드대책TF가 29일 오후 대구라이온스회관에서 사드 관련 토론회를 열기로 하자 사드반대대구경북대책위와 성주군민들이 라이온스회관 앞에서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 조정훈
사드반대대책위와 성주군민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라이온스클럽 관계자는 "정치적인 토론회인 줄 몰랐다"며 대관을 철회했다. 이후 조원진 의원 등이 라이온스 회관을 찾아 담당자들을 설득해 겨우 토론회가 열렸다.
결국 이날 토론회는 앞서 개최한 행사 뒤 급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원형테이블 청소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석자들이 스스로 청소를 해가며 자리에 앉았고 일부는 서서 지켜봐야 했다.
출처 사드 토론회 나온 전문가들 "군사기밀이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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