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조선일보 직접 공격…언론 길들이기 나섰나
친박 김진태 폭로에 이어 청와대도 ‘조선’ 기세꺾기 나서
“송 전 주필 말고도 더 있다” 정권 비판에 경고 메시지 성격도
이석수-‘조선’기자 통화 내용, MBC 입수 경위 안 밝혀
김진태가 폭로한 ‘송희영 비리’, 청와대·사정기관 제공 의심
[한겨레] 최혜정 성연철 엄지원 기자 | 등록 : 2016-08-30 22:57 | 수정 : 2016-08-30 23:26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를 “일부 언론 등 부패한 기득권 세력의 대통령 흔들기”로 규정해온 청와대가, 30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인사 로비 전력을 직접 공개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로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착관계가 드러나게 될 것을 우려한 조선일보가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우병우 수석을 ‘공격’해 이를 덮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 전 주필의 ‘호화 접대’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청와대가 전면에 등장해 ‘로비 의혹’으로 쐐기를 박으면서, 청와대가 최근 조선일보를 겨냥한 폭로전을 ‘진두지휘’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통진당 해산 때문에 현 정부에 불만이 많은 좌파 세력이 합작해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게 이번 우병우 논란의 본질”이라고 규정한 이후, 우병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우 수석 처가 땅 매매 과정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
청와대는 이 특별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의 통화를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사실상 검찰에 이 특감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강성 친박계(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지난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외유 사실을 폭로했다. 이어 청와대가 나서 송 전 주필의 로비 시도를 폭로하며 조선일보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의 인사 청탁 사실을 밝힌 것은 일차적으로는 조선일보의 기세를 꺾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포괄적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안에서는 “지난해 청와대에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를 시도한 사람이 송 전 주필 외에도 정·관·언론계에 많았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가 마음먹으면 폭로할 카드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청와대에 대해 “다분히 의도가 있다. 송희영 전 주필과 조선일보뿐 아니라 언론에 대한 경고다. 권력의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들의 카드를 멋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우병우 수석의 아들 병역 보직 특혜 의혹(직권남용)과 가족회사 ㈜정강의 ‘생활비 떠넘기기’ 의혹(횡령)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박근혜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활용해온 ‘본말전도’ 전략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우병우 수석의 사퇴가 급격한 권력 누수를 가져올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젖어 무리하게 프레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력기관의 정보 공작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30일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자사 기자의 통화 내용이 유출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권력·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조선일보는 “(우 수석 처가의 강남땅 거래 의혹을 처음 보도했던 이명진 기자가) 취재 내용을 공유하려 통화 내용을 요약, 정리해 메모로 법조팀 기자 일부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그간 (이를 보도한) 문화방송 쪽에 에스엔에스(SNS) 대화 내용 입수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불법 도·감청 의혹을 제기했다.
송희영 전 주필의 호화 유럽여행을 폭로한 김진태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도 여전히 석연찮은 대목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매우 민감한 정보를 세세히 담고 있어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쉽게 입수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김 의원은 송 전 주필의 신상은 물론 그가 머문 호텔과 골프 일정, 요트 대여 등을 날짜별로 공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정기관, 정보기관을 압박해 받은 자료라면, 또 청와대가 제공한 자료라면 이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자존감을 버린, 그야말로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청, 조선일보 직접 공격…언론 길들이기 나섰나
친박 김진태 폭로에 이어 청와대도 ‘조선’ 기세꺾기 나서
“송 전 주필 말고도 더 있다” 정권 비판에 경고 메시지 성격도
이석수-‘조선’기자 통화 내용, MBC 입수 경위 안 밝혀
김진태가 폭로한 ‘송희영 비리’, 청와대·사정기관 제공 의심
[한겨레] 최혜정 성연철 엄지원 기자 | 등록 : 2016-08-30 22:57 | 수정 : 2016-08-30 23:26
▲ 29일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를 “일부 언론 등 부패한 기득권 세력의 대통령 흔들기”로 규정해온 청와대가, 30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인사 로비 전력을 직접 공개하고 나섰다. 검찰 수사로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착관계가 드러나게 될 것을 우려한 조선일보가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우병우 수석을 ‘공격’해 이를 덮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 전 주필의 ‘호화 접대’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청와대가 전면에 등장해 ‘로비 의혹’으로 쐐기를 박으면서, 청와대가 최근 조선일보를 겨냥한 폭로전을 ‘진두지휘’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통진당 해산 때문에 현 정부에 불만이 많은 좌파 세력이 합작해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게 이번 우병우 논란의 본질”이라고 규정한 이후, 우병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우 수석 처가 땅 매매 과정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
청와대는 이 특별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의 통화를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사실상 검찰에 이 특감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강성 친박계(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지난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외유 사실을 폭로했다. 이어 청와대가 나서 송 전 주필의 로비 시도를 폭로하며 조선일보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의 인사 청탁 사실을 밝힌 것은 일차적으로는 조선일보의 기세를 꺾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포괄적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안에서는 “지난해 청와대에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를 시도한 사람이 송 전 주필 외에도 정·관·언론계에 많았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가 마음먹으면 폭로할 카드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청와대에 대해 “다분히 의도가 있다. 송희영 전 주필과 조선일보뿐 아니라 언론에 대한 경고다. 권력의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들의 카드를 멋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우병우 수석의 아들 병역 보직 특혜 의혹(직권남용)과 가족회사 ㈜정강의 ‘생활비 떠넘기기’ 의혹(횡령)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박근혜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활용해온 ‘본말전도’ 전략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우병우 수석의 사퇴가 급격한 권력 누수를 가져올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젖어 무리하게 프레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력기관의 정보 공작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30일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자사 기자의 통화 내용이 유출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권력·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조선일보는 “(우 수석 처가의 강남땅 거래 의혹을 처음 보도했던 이명진 기자가) 취재 내용을 공유하려 통화 내용을 요약, 정리해 메모로 법조팀 기자 일부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그간 (이를 보도한) 문화방송 쪽에 에스엔에스(SNS) 대화 내용 입수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불법 도·감청 의혹을 제기했다.
송희영 전 주필의 호화 유럽여행을 폭로한 김진태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도 여전히 석연찮은 대목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매우 민감한 정보를 세세히 담고 있어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쉽게 입수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김 의원은 송 전 주필의 신상은 물론 그가 머문 호텔과 골프 일정, 요트 대여 등을 날짜별로 공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정기관, 정보기관을 압박해 받은 자료라면, 또 청와대가 제공한 자료라면 이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자존감을 버린, 그야말로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청, 조선일보 직접 공격…언론 길들이기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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