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왜 하필 경북 성주로 정했을까
평택 미군기지도 방어 못 하는 사드, 오스카 벙커 방어용?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6-09-04 14:07:02 | 수정 : 2016-09-04 14:14:25
지난 2월 15일,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THAAD)의 (지역) 배치 기준'에 관한 질문에 "군사적 효용성과 그다음에 우리 주민의 안전, 환경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배치지역을 선정하게 된다"고 답했다. 또 "군사적 효용성은 한국 기준인지, 미군 기준인지"에 관해서는 "미(군) 측의 기준을 가장 중요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사드의 지역 선정은 주한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답변이 파문이 일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같은 날 국회에서 이 발언을 다소 주워 담기는 했으나,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한미 당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동맹 결정'이라는 용어로 포장하며 마치 한국이나 한국군에도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는데, 국방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모양새를 뒤틀리게 하고 말았다. 그리고 사드를 성주에 있는 성산포대에 배치하겠다는 결정이 발표됐다. 어쨌든 사드 배치 결정의 전부이든, 부분이든 성주 배치 결정 과정에서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 지난 2015년 6월 12일,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한국은 사드 방어가 필요하다(South Korea Needs THAAD Missile Defense)'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다. 이 글의 결론은 도표에서 보듯이, 사드의 사거리가 200km이기에 수도권 전체를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보수적 연구기관이 늘 하던 방식이지만, 이 글 역시 한국의 미군 무기(사드) 도입의 정당성을 알리는 근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과적으로 사드의 성주 배치가 결정되는 바람에, 이 글은 스스로 가짜였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성주 배치가 발표되자, 많은 기자들이 '그렇다면, 수도권 방어는 포기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관련 기사를 쏟아낼 만큼 이 보수 연구기관의 '바람잡이' 글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조금만 눈여겨본다면,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사드 포대를 대략 평택 근처 어디쯤 배치한 것으로 가정하고 거기에 사거리 200km의 부채꼴을 표시해 마치 수도권이 다 방어가 되는 것처럼 그린 이 도표는 그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었다.
우선, 휴전선으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지점에 사드 포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300km까지 나가는 북한의 신형 방사포가 수두룩한데, 1조 원이 넘는 무기를 그대로 공격하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사드 한 개 포대 48기 미사일이 북한 신형 방사포를 다 요격한다고 해도 남은 방사포는 막을 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한미 당국도 성주 배치를 결정하면서 이 점을 자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글의 가장 결정적인 결함은 그것이 아니다. 사드 사거리 200km 내에는 다 방어가 된다는 사기(?)를 친 것이 가장 결정적인 결함이자 하자이다.
사드는 적국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고도 150km에서 40km 이상의 단계에서 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 체제이다. 수도권 서울을 향하는 미사일이 고도 40km 이상 평균 잡아 100km에 위치하고 있을 때에 그 위치는 어디일까? 각종 미사일의 다양한 속도를 감안하더라도 수도권과 한참 떨어진 북한 지역에서 서울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이다. 그리고 사드 미사일은 그곳까지 날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클링너가 그린 저 도표보다 사드는 훨씬 더 수도권 쪽에 배치되어야 그나마 그 거리까지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 신형 방사포는 고사하고 장사정포의 사정거리까지 와야 실질적으로 수도권 방어가 가능한 것이다.
즉, 사드의 사거리 200km는 방어의 거리가 아니고 그야말로 단순히 사드 요격 미사일의 사거리일 뿐이다. 단순 (피타고라스) 계산으로 사드가 최대 요격 고도 150km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하고자 상공으로 발사돼 200km를 항해한 다음 목표물을 요격했을 때, 실제 사드 포대와 목표물 간의 거리는 132km에 불과하다. 결국, 사드 포대는 보호하고자 하는 군사 기지 등 전략적 자산 근처에 배치되어야 하는 것이고, 미군 괌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괌 기지에, 본토에는 미 육군 기지 내에 배치된 이유이기도 하다. 공격 미사일이 떨어지는 종말 고도에서 요격하는 요격 미사일이 보호하고자 하는 목표물 근처에 있어야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도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렇다면, 미군은 왜 사드의 성주 배치를 결정했을까? 더 솔직히 이야기해 보자. 사드 문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정책의 일환이고 핵심은 레이더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미국은 백령도에 이 레이더를 설치해 중국을 감시하려 했지만, 중국의 강력한 경고로 추진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이 레이더는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그리고 '한미 동맹 결정'을 모양새로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사드 포대가 사거리 종심이 짧은 한국 지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미군도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쨌든 사드 포대도 와야 한다.
사드 레이더 설치 지역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제1 타격권이 된다.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에서 사드 기지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평택에 있는 미군 오산기지를 비롯한 각 기지들은 신형 PAC(패트리엇)-3 미사일로 방어망을 구축해 놓았다. 어차피 레이더 설치 시 제1 타격권이 될 것인데, 그렇다면 이 사드 포대는 어디에 설치해야 할까? 3년 이상 미 국방부 등을 취재하며 사드 이슈를 보도하고 있는 기자는 이미 미군이 원하는 사드 한국 설치 예정지역이 대구권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사드 설치 예정 지역인 성주 성산포대와 평택에 있는 오산 미군기지 거리는 거의 175km가 넘는다. 위에서 언급한 데로 성주 배치 사드는 오산기지를 방어하지 못 한다. 오산 기지를 향하는 미사일이 사드 요격 거리 고도에 있을 때에는 평택보다 한 참 북쪽이다. 그만큼 사드 요격 미사일은 더 멀리 날아가야 한다. 성주에서는 오산기지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군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고각 발사를 운운하지만, 이는 땅덩어리가 좁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간단히 타격할 단거리 미사일을 놔두고 비싼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이유도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미군은 평택에 있는 미군기지도 방어 못 하는 사드를 왜 성주 지역 배치에 동의해 줬을까? 한국 국방부는 성주 배치 결정 발표에서 뜬금없는 '원전 보호'를 또 다른 명분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미사일이 원전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전이 설치된 것이나 북한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이 실전 배치된 것은 모두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냥 미사일만 원전에 날려도 핵무기 이상의 효과가 나는데, 이제 와서 사드 배치 이유로 생뚱맞게 '원전 보호'를 거론하는 오히려 속내가 보일 뿐이다.
한국 국방부 대변인도 사드의 지역(성주) 배치의 가장 중요한 점이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미국의 성주(대구권) 지역 사드 배치는 주한미군에게 무슨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군사기밀이기도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다 알려져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 칠곡에 위치해 있는 미군 기지인 캠프 캐롤에는 유사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막대한 전략물자가 비축되어 있는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최소 몇 년간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물자가 비축되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군사 전략상 중요한 군사 기지이다.
다소 공개된 'CP 탱고'는 청계산 지하에 단단한 화강암 터널 속에 지하벙커 형태로 구축됐다. 수천 평 크기의 미로로 이어진 회의실,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개월 이상 미군 관계자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공개됐다. 또 미 본토의 중앙정보부(CIA)나 국방부의 정보국(DIA)과도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는 지하 벙커이며, 첩보 군사위성이나 무인기 등에서 전해오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전략 시설이다.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는 '오스카 벙커'의 규모와 능력은 이로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성산포대는 전략물자가 비축된 왜관에 위치한 캠프 캐롤과 오스카 벙커가 있는 대구의 캠프 워커 중간에 위치해 있다. 이제 사드 배치에 있어서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다. 미군이 사드 레이더와 함께 모양새를 맞추기 위해 도입해야 할 사드 포대의 배치 지역을 성주를 포함한 대구권으로 굳이 고집하는 이유이다.
출처 [최초분석] 미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왜 하필 경북 성주로 정했을까
평택 미군기지도 방어 못 하는 사드, 오스카 벙커 방어용?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6-09-04 14:07:02 | 수정 : 2016-09-04 14:14:25
지난 2월 15일,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THAAD)의 (지역) 배치 기준'에 관한 질문에 "군사적 효용성과 그다음에 우리 주민의 안전, 환경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배치지역을 선정하게 된다"고 답했다. 또 "군사적 효용성은 한국 기준인지, 미군 기준인지"에 관해서는 "미(군) 측의 기준을 가장 중요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사드의 지역 선정은 주한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답변이 파문이 일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같은 날 국회에서 이 발언을 다소 주워 담기는 했으나,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한미 당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동맹 결정'이라는 용어로 포장하며 마치 한국이나 한국군에도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처럼 광고(?)했는데, 국방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모양새를 뒤틀리게 하고 말았다. 그리고 사드를 성주에 있는 성산포대에 배치하겠다는 결정이 발표됐다. 어쨌든 사드 배치 결정의 전부이든, 부분이든 성주 배치 결정 과정에서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드 평택 배치’, 애초부터 현실성 없는 주장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 지난 2015년 6월 12일,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한국은 사드 방어가 필요하다(South Korea Needs THAAD Missile Defense)'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다. 이 글의 결론은 도표에서 보듯이, 사드의 사거리가 200km이기에 수도권 전체를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보수적 연구기관이 늘 하던 방식이지만, 이 글 역시 한국의 미군 무기(사드) 도입의 정당성을 알리는 근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과적으로 사드의 성주 배치가 결정되는 바람에, 이 글은 스스로 가짜였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성주 배치가 발표되자, 많은 기자들이 '그렇다면, 수도권 방어는 포기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관련 기사를 쏟아낼 만큼 이 보수 연구기관의 '바람잡이' 글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당시에도 조금만 눈여겨본다면,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사드 포대를 대략 평택 근처 어디쯤 배치한 것으로 가정하고 거기에 사거리 200km의 부채꼴을 표시해 마치 수도권이 다 방어가 되는 것처럼 그린 이 도표는 그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었다.
▲ 사드 사거리 200km를 근거로 수도권 방어용으로 사드 도입을 주장한 헤리티지 재단 도표. ⓒ해당 문서 캡처
우선, 휴전선으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지점에 사드 포대를 설치한다는 것은, 300km까지 나가는 북한의 신형 방사포가 수두룩한데, 1조 원이 넘는 무기를 그대로 공격하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사드 한 개 포대 48기 미사일이 북한 신형 방사포를 다 요격한다고 해도 남은 방사포는 막을 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한미 당국도 성주 배치를 결정하면서 이 점을 자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글의 가장 결정적인 결함은 그것이 아니다. 사드 사거리 200km 내에는 다 방어가 된다는 사기(?)를 친 것이 가장 결정적인 결함이자 하자이다.
사드는 적국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고도 150km에서 40km 이상의 단계에서 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 체제이다. 수도권 서울을 향하는 미사일이 고도 40km 이상 평균 잡아 100km에 위치하고 있을 때에 그 위치는 어디일까? 각종 미사일의 다양한 속도를 감안하더라도 수도권과 한참 떨어진 북한 지역에서 서울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이다. 그리고 사드 미사일은 그곳까지 날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클링너가 그린 저 도표보다 사드는 훨씬 더 수도권 쪽에 배치되어야 그나마 그 거리까지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 신형 방사포는 고사하고 장사정포의 사정거리까지 와야 실질적으로 수도권 방어가 가능한 것이다.
즉, 사드의 사거리 200km는 방어의 거리가 아니고 그야말로 단순히 사드 요격 미사일의 사거리일 뿐이다. 단순 (피타고라스) 계산으로 사드가 최대 요격 고도 150km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하고자 상공으로 발사돼 200km를 항해한 다음 목표물을 요격했을 때, 실제 사드 포대와 목표물 간의 거리는 132km에 불과하다. 결국, 사드 포대는 보호하고자 하는 군사 기지 등 전략적 자산 근처에 배치되어야 하는 것이고, 미군 괌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괌 기지에, 본토에는 미 육군 기지 내에 배치된 이유이기도 하다. 공격 미사일이 떨어지는 종말 고도에서 요격하는 요격 미사일이 보호하고자 하는 목표물 근처에 있어야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도 기본적인 상식이다.
성주 인근에 위치한 주한미군 극비 전략 자산들, ‘사드는 미군 방어용’ 증명
그렇다면, 미군은 왜 사드의 성주 배치를 결정했을까? 더 솔직히 이야기해 보자. 사드 문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정책의 일환이고 핵심은 레이더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미국은 백령도에 이 레이더를 설치해 중국을 감시하려 했지만, 중국의 강력한 경고로 추진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이 레이더는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그리고 '한미 동맹 결정'을 모양새로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사드 포대가 사거리 종심이 짧은 한국 지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미군도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쨌든 사드 포대도 와야 한다.
사드 레이더 설치 지역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제1 타격권이 된다.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에서 사드 기지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평택에 있는 미군 오산기지를 비롯한 각 기지들은 신형 PAC(패트리엇)-3 미사일로 방어망을 구축해 놓았다. 어차피 레이더 설치 시 제1 타격권이 될 것인데, 그렇다면 이 사드 포대는 어디에 설치해야 할까? 3년 이상 미 국방부 등을 취재하며 사드 이슈를 보도하고 있는 기자는 이미 미군이 원하는 사드 한국 설치 예정지역이 대구권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사드 설치 예정 지역인 성주 성산포대와 평택에 있는 오산 미군기지 거리는 거의 175km가 넘는다. 위에서 언급한 데로 성주 배치 사드는 오산기지를 방어하지 못 한다. 오산 기지를 향하는 미사일이 사드 요격 거리 고도에 있을 때에는 평택보다 한 참 북쪽이다. 그만큼 사드 요격 미사일은 더 멀리 날아가야 한다. 성주에서는 오산기지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군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고각 발사를 운운하지만, 이는 땅덩어리가 좁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간단히 타격할 단거리 미사일을 놔두고 비싼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이유도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 사드 배치 예정인 성산포대 인근에 위치한 오스카 벙커와 캠프 캐롤의 위치도. ⓒ‘구글어스’ 캡처
그렇다면, 미군은 평택에 있는 미군기지도 방어 못 하는 사드를 왜 성주 지역 배치에 동의해 줬을까? 한국 국방부는 성주 배치 결정 발표에서 뜬금없는 '원전 보호'를 또 다른 명분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미사일이 원전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전이 설치된 것이나 북한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이 실전 배치된 것은 모두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냥 미사일만 원전에 날려도 핵무기 이상의 효과가 나는데, 이제 와서 사드 배치 이유로 생뚱맞게 '원전 보호'를 거론하는 오히려 속내가 보일 뿐이다.
한국 국방부 대변인도 사드의 지역(성주) 배치의 가장 중요한 점이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미국의 성주(대구권) 지역 사드 배치는 주한미군에게 무슨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군사기밀이기도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다 알려져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 칠곡에 위치해 있는 미군 기지인 캠프 캐롤에는 유사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막대한 전략물자가 비축되어 있는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최소 몇 년간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물자가 비축되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군사 전략상 중요한 군사 기지이다.
또 대구에 위치한 미군 기지인 캠프 워커에는 지하에 아직도 극비로 분류되고 있는 미군의 '오스카 벙커'가 위치해 있다. '작전지원소 및 후방 지휘소(Operations Support Center and Rear Command Post)'의 약자를 따서 불리는 이 오스카(OSCAR) 벙커는 유사시 한반도 전쟁은 물론 미군의 동북아시아 핵심 지휘통제 역할을 하는 극비의 전쟁지휘사령부이다. 수도권의 청계산에 위치한 주한미군의 또 다른 지하 벙커인 'CP 탱고(Tango)'가 지난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의 방문으로 그 존재가 공개된 것에 반해 이 오스카 벙커는 아직도 극비에 쌓여 있다. 다만 'CP 탱고' 벙커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미 전략사령부 등과 화상으로 연결되어 있는 주한미군의 극비 지하 시설이다.
다소 공개된 'CP 탱고'는 청계산 지하에 단단한 화강암 터널 속에 지하벙커 형태로 구축됐다. 수천 평 크기의 미로로 이어진 회의실,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개월 이상 미군 관계자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공개됐다. 또 미 본토의 중앙정보부(CIA)나 국방부의 정보국(DIA)과도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는 지하 벙커이며, 첩보 군사위성이나 무인기 등에서 전해오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전략 시설이다.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는 '오스카 벙커'의 규모와 능력은 이로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성산포대는 전략물자가 비축된 왜관에 위치한 캠프 캐롤과 오스카 벙커가 있는 대구의 캠프 워커 중간에 위치해 있다. 이제 사드 배치에 있어서 미군의 군사적 효용성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다. 미군이 사드 레이더와 함께 모양새를 맞추기 위해 도입해야 할 사드 포대의 배치 지역을 성주를 포함한 대구권으로 굳이 고집하는 이유이다.
출처 [최초분석] 미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왜 하필 경북 성주로 정했을까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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