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열차 안전정비 규정 안지키고 운행
KTX 유지보수 세칙 어긴 코레일, “시스템 오류 일뿐”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6-10-11 21:59:43 | 수정 : 2016-10-11 22:30:48
철도노조 파업이 15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부 KTX 차량이 안전 정비 주기를 지키지 않고 운행된 정황이 확인됐다. 코레일측은 이에 대해 “시스템상의 오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11일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관리시스템 코비스(KOVIS) ‘유지보수이력조회’ 결과에 따르면 일부열차가 ‘고속철도 유지보수 세칙’을 어기고 점검을 받아야 하는 주행거리보다 더 많은 거리를 운행했다.
세칙상 KTX 열차는 주행거리 5천km, 2만km, 5만5천km 마다 한 번씩 정비를 받고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도의 특성상 철저한 점검·정비는 필수다. 작은 결함이라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지보수 이력조회 결과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10일 이력조회 결과 KTX 1호 차량은 중정비(SWT·체계검수)를 받아야 하는 검수주기 5만5천km보다 1천879km 더 달리고 나서야 지난달 29일 정비를 위해 입고됐다. 또 KTX 14호 차량은 2만km마다 한 번씩 받아야 하는 정비(RGI·주행기어검수)주기 보다 1천230km를 더 달리고 나서 6일에 입고돼 정비를 받았다. 4호 차량은 규정보다 1천km가량을 더 달려 주행거리 2만1천214km로 입고됐다. KTX 25호 차량 역시 규정보다 118km를 더 달렸다.
코레일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는 “이들 열차는 적어도 하루 또는 1회 이상 더 운행을 하고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행거리 규정은 안전에 따른 최대치를 규정하고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유지보수 세칙을 어겼다는 사실에 대해 <민중의소리>가 취재를 시작하자 주행거리에 문제가 있었던 일부 열차들의 기록이 규정에 맞게 수정됐다.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가 처음 세칙 위반을 확인한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하지만 하루만인 11일 오전과 오후 유지보수이력을 재 조회하자 운행 기록상 문제가 발견됐던 1호차의 주행기록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호 차는 애초 10일 조회에서 주행거리 5만6천879km가 기록되어 있었지만 11일 조회에서는 4만2천507km로 1만km 이상 줄어 있었다. 25호 차 역시 10일 주행거리가 2만118km였으나 11일 조회에서는 1천600km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문제가 제기됐던 4호 차는 규정을 어긴 운행 거리 2만1천114km가 그대로 조회됐다.
철도공사는 이같은 기록 변경이 “조작이 아니라 오류 수정”이라는 입장이다. 차량기지 관계자는 “1호차량의 경우 실제 주행거리가 초과 된 것이 아니라 코비스 시스템의 주행거리 보정 오류로 주행거리가 중복계산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가 자주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이런 오류를 처음 본다”며 “전산팀에서 오류 원인을 확인중”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차량의 주행거리에 수정에 대해서는 “정비를 마치고 정비 완료를 전산처리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측은 “정비주기는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으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인 해명자료를 제시해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KTX 열차 점검 주기가 초과하는 이유에 대해 “파업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이 운행률을 낮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레일은 애초 파업 3주차인 10월 셋째 주부터는 KTX와 통근 열차(수도권 전철) 운행률을 60%가량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인력 부족을 고려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순만 사장은 지난 7일 돌연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운행률을 100%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정비검수 주기 준수, 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것으로 열차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으나 당장 정비검수 주기가 맞지 않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무리한 열차 운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들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고 토로했다.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5천km마다 이뤄지는 정비에만 투입되고 있다. 2만km와 5만5천km 주기로 시행되는 검수에는 현장 관리직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나서고 있어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운행률을 낮추지 않을 경우 안전 운행은 장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무리하게 운행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체인력 투입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무리한 운행률 고집을 그만두고 정부는 하루 빨리 대화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단독] KTX열차 안전정비 규정 안지키고 운행
KTX 유지보수 세칙 어긴 코레일, “시스템 오류 일뿐”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6-10-11 21:59:43 | 수정 : 2016-10-11 22:30:48
철도노조 파업이 15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부 KTX 차량이 안전 정비 주기를 지키지 않고 운행된 정황이 확인됐다. 코레일측은 이에 대해 “시스템상의 오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11일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관리시스템 코비스(KOVIS) ‘유지보수이력조회’ 결과에 따르면 일부열차가 ‘고속철도 유지보수 세칙’을 어기고 점검을 받아야 하는 주행거리보다 더 많은 거리를 운행했다.
세칙상 KTX 열차는 주행거리 5천km, 2만km, 5만5천km 마다 한 번씩 정비를 받고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고속철도의 특성상 철저한 점검·정비는 필수다. 작은 결함이라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지보수 이력조회 결과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10일 이력조회 결과 KTX 1호 차량은 중정비(SWT·체계검수)를 받아야 하는 검수주기 5만5천km보다 1천879km 더 달리고 나서야 지난달 29일 정비를 위해 입고됐다. 또 KTX 14호 차량은 2만km마다 한 번씩 받아야 하는 정비(RGI·주행기어검수)주기 보다 1천230km를 더 달리고 나서 6일에 입고돼 정비를 받았다. 4호 차량은 규정보다 1천km가량을 더 달려 주행거리 2만1천214km로 입고됐다. KTX 25호 차량 역시 규정보다 118km를 더 달렸다.
코레일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는 “이들 열차는 적어도 하루 또는 1회 이상 더 운행을 하고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행거리 규정은 안전에 따른 최대치를 규정하고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코레일 KTX열차 유지보수이력조회 결과. 10일과 11일 이력조회 결과상 주행 거리가 변경되어 있다. ⓒ민중의소리
취재 시작되자 뒤바꾼 수치...운행기록 1만km 줄어
철도공사가 고속철도 유지보수 세칙을 어겼다는 사실에 대해 <민중의소리>가 취재를 시작하자 주행거리에 문제가 있었던 일부 열차들의 기록이 규정에 맞게 수정됐다.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가 처음 세칙 위반을 확인한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하지만 하루만인 11일 오전과 오후 유지보수이력을 재 조회하자 운행 기록상 문제가 발견됐던 1호차의 주행기록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호 차는 애초 10일 조회에서 주행거리 5만6천879km가 기록되어 있었지만 11일 조회에서는 4만2천507km로 1만km 이상 줄어 있었다. 25호 차 역시 10일 주행거리가 2만118km였으나 11일 조회에서는 1천600km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문제가 제기됐던 4호 차는 규정을 어긴 운행 거리 2만1천114km가 그대로 조회됐다.
철도공사는 이같은 기록 변경이 “조작이 아니라 오류 수정”이라는 입장이다. 차량기지 관계자는 “1호차량의 경우 실제 주행거리가 초과 된 것이 아니라 코비스 시스템의 주행거리 보정 오류로 주행거리가 중복계산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가 자주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이런 오류를 처음 본다”며 “전산팀에서 오류 원인을 확인중”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차량의 주행거리에 수정에 대해서는 “정비를 마치고 정비 완료를 전산처리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측은 “정비주기는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으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인 해명자료를 제시해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승객안전 담보로 하는 운행률 유지 문제 없나
일부에서는 KTX 열차 점검 주기가 초과하는 이유에 대해 “파업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이 운행률을 낮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레일은 애초 파업 3주차인 10월 셋째 주부터는 KTX와 통근 열차(수도권 전철) 운행률을 60%가량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인력 부족을 고려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순만 사장은 지난 7일 돌연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운행률을 100%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홍 사장은 “정비검수 주기 준수, 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것으로 열차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으나 당장 정비검수 주기가 맞지 않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무리한 열차 운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고양고속철도차량기지 관계자들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고 토로했다.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5천km마다 이뤄지는 정비에만 투입되고 있다. 2만km와 5만5천km 주기로 시행되는 검수에는 현장 관리직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나서고 있어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운행률을 낮추지 않을 경우 안전 운행은 장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무리하게 운행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체인력 투입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무리한 운행률 고집을 그만두고 정부는 하루 빨리 대화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단독] KTX열차 안전정비 규정 안지키고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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