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부, 갤럭시노트7 대응에 안전불감증 노출
미국에서 먼저 “갤럭시노트7 전원 꺼야 한다”고 안내
국내는 뒤늦게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 통해 공지
“이통사들과 협의에 시간 필요해”
정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잇따른 사고에 늑장 대처
[한겨레] 이완·김규원·황금비 기자 | 등록 : 2016-10-11 18:02 | 수정 : 2016-10-12 06:44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탄생한 갤럭시노트7이 ‘1차 리콜’을 거쳐 ‘2차 리콜’에 이르면서 불과 54일 만에 단명하고 말았다. 10일 생산 일시중지부터 11일 단종 발표까지 이틀간 숨 가쁘게 진행된 갤럭시노트7의 퇴장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
우선 삼성전자가 국내와 미국에서 보여준 다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서는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라”고 권고한 반면, 국내에서는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인 11일 저녁에서야 사용중지 권고를 내렸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미 한국시각으로 11일 아침 누리집 뉴스룸을 통해 판매 중단을 알리며 “갤럭시노트7이나 (배터리를 바꾼) 갤럭시노트7 교환품을 가진 소비자들은 전원을 꺼야 한다”고 공지했다.
충전 때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이상연소 현상이 방전 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단 전원을 끄라고 안내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법인은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안내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질의·응답’ 페이지에서도 안전을 위해 전원을 끄고 환불 등을 받으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11일 아침 국내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소비자 안전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삼성전자는 “타 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결정해 알려드리겠다”고만 밝혔다. 미국법인의 권고와 달리 전원을 끄라는 권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도 삼성전자가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즉각 성명을 내어 “그 누구도 갖고 있는 휴대폰으로 인해 자신이나 가족, 자산이 위험해져서는 안 된다”며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보고된 과열과 발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고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리콜 발표 때도 사용중지 권고를 하지 않다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등이 권고를 하자 뒤늦게 배터리 충전 용량을 낮추는 등 이를 따라간 바 있다.
한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소비자 안전을 챙기지 않는 대응을 보며 실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저녁 누리집 뉴스룸을 통해 “현재 갤럭시 노트7을 사용하고 계신 고객 여러분들은 전원을 끄고 교환 또는 환불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사용중지 권고를 했다. 미국보다 뒤늦은 사용중지 권고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통사들과 교환 절차를 합의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합의 없이 사용중지 권고만 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역시 적극적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1일 아침 “10일 오후 ‘사고조사 합동회의’에서 새 갤럭시노트7 제품에서도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거쳐 갤럭시노트7의 사용·판매·교환 중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술표준원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제품이 소비자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으면 사업자한테 수거 등을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10일까지 교환된 갤럭시노트7의 이상연소 사고가 세계적으로 8건이나 보고됐는데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 조처를 미루고 있었다.
특히 10일 오전까지도 “교환된 갤노트7의 사고에 따른 삼성전자의 생산 중단과 관련해 사전에 협의하거나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가 지난 5일 비행기에서 발생한 이상연소 제품을 수거해 조사에 들어가고, 지난 주말 미국 주요 이통사들이 갤노트7을 소비자에게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한 셈이다.
기술표준원은 10일 오후에야 합동회의를 소집해 “교환된 갤럭시노트7에서도 결함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결론을 냈다. 기술표준원은 지난 8월 24일 갤노트7의 첫 이상연소 소식이 보도된 뒤에도 7일 동안이나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가 늑장 대응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교환된 갤노트7의 결함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라 행정 조처를 먼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사고가 일어나 삼성전자와 협의해 이번 권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삼성·정부, 갤럭시노트7 대응에 안전불감증 노출
미국에서 먼저 “갤럭시노트7 전원 꺼야 한다”고 안내
국내는 뒤늦게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 통해 공지
“이통사들과 협의에 시간 필요해”
정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잇따른 사고에 늑장 대처
[한겨레] 이완·김규원·황금비 기자 | 등록 : 2016-10-11 18:02 | 수정 : 2016-10-12 06:44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탄생한 갤럭시노트7이 ‘1차 리콜’을 거쳐 ‘2차 리콜’에 이르면서 불과 54일 만에 단명하고 말았다. 10일 생산 일시중지부터 11일 단종 발표까지 이틀간 숨 가쁘게 진행된 갤럭시노트7의 퇴장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
우선 삼성전자가 국내와 미국에서 보여준 다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서는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라”고 권고한 반면, 국내에서는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인 11일 저녁에서야 사용중지 권고를 내렸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미 한국시각으로 11일 아침 누리집 뉴스룸을 통해 판매 중단을 알리며 “갤럭시노트7이나 (배터리를 바꾼) 갤럭시노트7 교환품을 가진 소비자들은 전원을 꺼야 한다”고 공지했다.
충전 때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이상연소 현상이 방전 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단 전원을 끄라고 안내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법인은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안내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질의·응답’ 페이지에서도 안전을 위해 전원을 끄고 환불 등을 받으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11일 아침 국내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소비자 안전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삼성전자는 “타 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결정해 알려드리겠다”고만 밝혔다. 미국법인의 권고와 달리 전원을 끄라는 권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도 삼성전자가 판매와 교환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즉각 성명을 내어 “그 누구도 갖고 있는 휴대폰으로 인해 자신이나 가족, 자산이 위험해져서는 안 된다”며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보고된 과열과 발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고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리콜 발표 때도 사용중지 권고를 하지 않다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등이 권고를 하자 뒤늦게 배터리 충전 용량을 낮추는 등 이를 따라간 바 있다.
한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소비자 안전을 챙기지 않는 대응을 보며 실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저녁 누리집 뉴스룸을 통해 “현재 갤럭시 노트7을 사용하고 계신 고객 여러분들은 전원을 끄고 교환 또는 환불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사용중지 권고를 했다. 미국보다 뒤늦은 사용중지 권고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통사들과 교환 절차를 합의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합의 없이 사용중지 권고만 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누리집에 10일(현지시각) 올린 갤럭시노트7 사용 중단 및 교환·환불 안내문. 교환 전 제품은 물론 교환받은 새 제품도 전원을 끄고 환불 등의 조처를 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소비자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역시 적극적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1일 아침 “10일 오후 ‘사고조사 합동회의’에서 새 갤럭시노트7 제품에서도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거쳐 갤럭시노트7의 사용·판매·교환 중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술표준원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제품이 소비자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으면 사업자한테 수거 등을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10일까지 교환된 갤럭시노트7의 이상연소 사고가 세계적으로 8건이나 보고됐는데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 조처를 미루고 있었다.
특히 10일 오전까지도 “교환된 갤노트7의 사고에 따른 삼성전자의 생산 중단과 관련해 사전에 협의하거나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가 지난 5일 비행기에서 발생한 이상연소 제품을 수거해 조사에 들어가고, 지난 주말 미국 주요 이통사들이 갤노트7을 소비자에게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한 셈이다.
기술표준원은 10일 오후에야 합동회의를 소집해 “교환된 갤럭시노트7에서도 결함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결론을 냈다. 기술표준원은 지난 8월 24일 갤노트7의 첫 이상연소 소식이 보도된 뒤에도 7일 동안이나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가 늑장 대응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교환된 갤노트7의 결함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라 행정 조처를 먼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사고가 일어나 삼성전자와 협의해 이번 권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삼성·정부, 갤럭시노트7 대응에 안전불감증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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