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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독일 연수’에 승마협회, 50억 지원 ‘로드맵’

‘최순실 딸 독일 연수’에 승마협회, 50억 지원 ‘로드맵’
‘선수 1명당 50억원’ 계획 세웠다 논란 일자 철회 의혹
김현권 의원실 “훈련 돕기 의심” 협회 “지원된 돈 없다”

[경향신문] 구교형 기자 | 입력 : 2016.10.12 06:00:00 | 수정 : 2016.10.12 06:00:01



대한승마협회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선수 1명당 수십억 원을 투자해 해외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가 이를 뒤늦게 철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에서는 협회 측에서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의 딸 정유연 씨(20)의 독일 연수를 지원하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웠다가 논란이 일자 발을 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이 입수한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 문건(사진)에 따르면 지난해 승마협회는 올림픽 출전이 유력시되는 장애물·마장마술·종합마술 분야 선수들을 종목 담당 코치가 선발해 2016년 1월 1일부터 2020년 7월 30일까지 독일 전지훈련 캠프에 장기간 상주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건은 ‘말 구매’와 관련해 “선수 1인당 3두(약 40억 원 상당) 보유 필요”라고 지적한 뒤 “절정의 기량을 보유한 말 1두를 구입하는 데 20억 원이 들고, 잠재적인 기량을 보유한 어린 말을 2두 구입하는 데 1두당 10억 원씩 든다”고 밝혔다.

소요예산으로는 2020년까지 세 종목 모두 지원하면 608억1000만 원(선수 12명·말 36두)이 들고, 한 종목만 지원하면 202억7000만 원(선수 4명·말 12두)이 든다고 언급했다. 선수 1명당 말 구매(40억 원)와 전지훈련비(10억 원) 등 50억 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문제는 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에 적힌 대로 최 씨의 딸이 올해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승마전문지 ‘유로드레사지(Eurodressage)’는 올해 2월 15일 “스페인의 유명한 기수인 모르간 바르반콘이 자신의 코치이자 말 중개인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랜드를 통해 자신의 말 비타나V를 한국의 ‘삼성팀’에 팔았으며, 이 말은 앞으로 한국팀의 ‘○○정’이 탈 예정이다. 삼성은 독일 지역의 승마장도 마련해 정 씨의 해외 승마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실은 그랑프리 우승 경력이 있는 명마 비타나V를 타는 것으로 보도된 ‘○○정’이 정 씨의 개명 후 이름이고, 승마협회 회장이 삼성전자 임원이라는 점에서 협회가 정 씨의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는 승마협회 요청에 따라 당시 승마단 감독을 맡고 있던 박 모 씨(51)를 독일 현지에 파견했다. 파견 당시 마사회 안에서는 박씨가 정 씨의 개인교습을 돕기 위해 출국했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마사회 내부문건인 ‘승마감독 파견지원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안)’에는 “감독 인건비를 제외한 제반 비용을 승마협회에서 부담한다”고 적혀 있다.

승마협회는 김 의원실에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해외 훈련에 지원된 돈은 전혀 없다”면서 “정 씨는 협회 차원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훈련을 떠난 것이다. 독일에 승마 감독을 지원해달라고 한 것도 마사회 요청에 따라 편의상 그렇게 한 것일 뿐 우리가 관여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김현권 의원은 “승마협회가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 씨의 딸을 돕기 위해 중장기 계획까지 수립했던 것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과도한 비용이 수반되는 지원 계획을 최초에 입안한 사람이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최순실 딸 독일 연수’에 승마협회, 거액 지원 중장기 로드맵 수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