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의지’라는 한미해상훈련, 군당국 이번에도 ‘뻥튀기’
연례훈련에 ‘과대포장’... 미군 보도자료는 작년과 똑같아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6-10-12 11:46:27 | 수정 : 2016-10-12 11:46:27
한국 해군과 일부 언론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관해 강력한 응징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한미 양국 해군이 최초로 '불굴의 의지 2016(Invincible Spirit 2016)'라는 이름으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실제로는 양국 해군이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합동훈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대다수 한국 언론들은 한국 해군의 발표를 인용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가 10일부터 시작한 한미 해군 연합훈련에 참가한다"며 "이번 훈련은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한미 동맹의 강력한 응징의지를 전달하고 양국 해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미 해군이 2010년 7월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대응해 '불굴의 의지'라는 명칭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한 이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언론들은 "이번 훈련에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순양함(CG) 등 미군 해군함정이 참가한다"며 '美 항공모함 한반도 출격', '롱펀치 날려 핵시설 무력화한다' 등의 제목으로 이번 연합훈련의 의미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함정과 항공모함에서 각종 미사일로 적 함정과 항공기는 물론 적의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훈련도 진행된다"며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 및 연합작전 수행능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0일 이번 훈련을 관할하는 미 7함대가 공식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이른바 '불굴의 의지'라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미 해군 파이터 투나잇(전투태세) 유지를 위해 훈련 실시(US, ROK Navies Conduct Exercise Ensuring Alliance Remains Ready to ‘Fight Tonight)'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보도자료에는 "미국은 주기적으로 해군 작전력 훈련과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지역 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The Ronald Reagan Carrier Strike Group (CSG))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레이건호 함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한미 해군의 연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예(example)"라며 "한미 양국은 주기적인 훈련을 실시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을 공유하고 해상훈련을 통해 양국의 유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주기적으로 양국이 반잠수함, 반지상군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통신 훈련, 공중방어 훈련, 대기뢰 훈련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미 해군의 보도자료는 이번 훈련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라는 것이다. 미 해군은 지난해 10월 26일에도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똑같은 연례 훈련을 실시했고 한국 언론도 이를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나온 보도자료가 이번 보도자료와 거의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한국 언론은 이번 훈련에 관해 "한미 해군, 동해서 연합훈련,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참가"라는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마치 핵항모가 동해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미군 보도자료는 이에 관한 언급은 물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나 '불굴의 의지'라는 표현도 없다.
이에 관해 한국 해군 관계자는 올해 훈련과 예년 훈련의 차이점을 묻자 "핵항모가 참여하고 한미의 대규모 군사자산이 참여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 해군 측 보도자료는 '불굴의 의지'라는 표현도 없고, 지난해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고 되묻자 "미군 보도자료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핵항모가 한반도 인근 해상에 있느냐"의 질의에 "군사 작전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면서 "다만 서남해상에서 작전을 수행 중으로 안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 해군 측 보도자료는 작년과 동일하다"라는 질의에 "이번 훈련은 처음이고, 예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세부적인 사항은 군사 작전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핵항모가 한반도 인근 항해나 입항이 예정돼 있느냐"는 질의에 "훈련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로널드 레이건 호는 지난해에도 10월 23일 부산항에 입항한 다음 10월 26일부터 나흘간 펼쳐진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고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복귀한 바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를 대체한 '로널드 레이건' 호는 대규모 강습단과 함께 운영되며 주기적이고 연례적으로 한반도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한국 서해상이나 인근 지역으로는 전개되지 못한다. 지난해에도 한국 해군 행사 참석 등 비군사적인 목적으로만 부산항에 입항했을 뿐이다. 한반도와는 멀리 떨어진 원거리 서남해상에서 연례적으로 이번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핵항공모함이 한국에서는 크게 '뻥튀기'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등 위협이 강화되자, 미국은 핵 '확산 억지력(extended deterrence)'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폭기인 B1-B의 한반도 전개가 '에어쇼'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일자, 오산 기지에 행사 참석을 이유로 착륙한 바 있다. 하지만 B1-B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없는 전폭기다. 이를 박근혜 정부는 크게 '뻥튀기'해서 선전했을 뿐이다. 핵항공모함 역시 한반도 인근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펼칠 수는 없다.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 등을 자극하는 '준전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출처 [단독] ‘불굴의 의지’라는 한미해상훈련, 군당국 이번에도 ‘뻥튀기’
연례훈련에 ‘과대포장’... 미군 보도자료는 작년과 똑같아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6-10-12 11:46:27 | 수정 : 2016-10-12 11:46:27
▲ 지난해 10월 30일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10만2000t급)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다. 아래는 우리 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뉴시스
한국 해군과 일부 언론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관해 강력한 응징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한미 양국 해군이 최초로 '불굴의 의지 2016(Invincible Spirit 2016)'라는 이름으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실제로는 양국 해군이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합동훈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대다수 한국 언론들은 한국 해군의 발표를 인용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가 10일부터 시작한 한미 해군 연합훈련에 참가한다"며 "이번 훈련은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한미 동맹의 강력한 응징의지를 전달하고 양국 해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미 해군이 2010년 7월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대응해 '불굴의 의지'라는 명칭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한 이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언론들은 "이번 훈련에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과 이지스순양함(CG) 등 미군 해군함정이 참가한다"며 '美 항공모함 한반도 출격', '롱펀치 날려 핵시설 무력화한다' 등의 제목으로 이번 연합훈련의 의미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함정과 항공모함에서 각종 미사일로 적 함정과 항공기는 물론 적의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훈련도 진행된다"며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 및 연합작전 수행능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10일 이번 훈련을 관할하는 미 7함대가 공식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이른바 '불굴의 의지'라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한미 해군 파이터 투나잇(전투태세) 유지를 위해 훈련 실시(US, ROK Navies Conduct Exercise Ensuring Alliance Remains Ready to ‘Fight Tonight)'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보도자료에는 "미국은 주기적으로 해군 작전력 훈련과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지역 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The Ronald Reagan Carrier Strike Group (CSG))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레이건호 함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훈련은 한미 해군의 연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예(example)"라며 "한미 양국은 주기적인 훈련을 실시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을 공유하고 해상훈련을 통해 양국의 유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주기적으로 양국이 반잠수함, 반지상군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통신 훈련, 공중방어 훈련, 대기뢰 훈련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최근 한미해상합동훈련에 관한 미 7함대 보도자료 전문 ⓒ해당 보도자료 캡처
'준전시 상태' 몰아가는 박근혜 정부... '안보 정국' 조성이 맘대로 될까?
한마디로 미 해군의 보도자료는 이번 훈련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라는 것이다. 미 해군은 지난해 10월 26일에도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똑같은 연례 훈련을 실시했고 한국 언론도 이를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나온 보도자료가 이번 보도자료와 거의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한국 언론은 이번 훈련에 관해 "한미 해군, 동해서 연합훈련,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참가"라는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마치 핵항모가 동해로 들어오는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미군 보도자료는 이에 관한 언급은 물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나 '불굴의 의지'라는 표현도 없다.
이에 관해 한국 해군 관계자는 올해 훈련과 예년 훈련의 차이점을 묻자 "핵항모가 참여하고 한미의 대규모 군사자산이 참여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 해군 측 보도자료는 '불굴의 의지'라는 표현도 없고, 지난해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고 되묻자 "미군 보도자료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핵항모가 한반도 인근 해상에 있느냐"의 질의에 "군사 작전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면서 "다만 서남해상에서 작전을 수행 중으로 안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 해군 측 보도자료는 작년과 동일하다"라는 질의에 "이번 훈련은 처음이고, 예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차이점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세부적인 사항은 군사 작전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핵항모가 한반도 인근 항해나 입항이 예정돼 있느냐"는 질의에 "훈련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로널드 레이건 호는 지난해에도 10월 23일 부산항에 입항한 다음 10월 26일부터 나흘간 펼쳐진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고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복귀한 바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를 대체한 '로널드 레이건' 호는 대규모 강습단과 함께 운영되며 주기적이고 연례적으로 한반도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한국 서해상이나 인근 지역으로는 전개되지 못한다. 지난해에도 한국 해군 행사 참석 등 비군사적인 목적으로만 부산항에 입항했을 뿐이다. 한반도와는 멀리 떨어진 원거리 서남해상에서 연례적으로 이번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핵항공모함이 한국에서는 크게 '뻥튀기'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등 위협이 강화되자, 미국은 핵 '확산 억지력(extended deterrence)'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폭기인 B1-B의 한반도 전개가 '에어쇼'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일자, 오산 기지에 행사 참석을 이유로 착륙한 바 있다. 하지만 B1-B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없는 전폭기다. 이를 박근혜 정부는 크게 '뻥튀기'해서 선전했을 뿐이다. 핵항공모함 역시 한반도 인근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펼칠 수는 없다.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 등을 자극하는 '준전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한미 연례 해상합동훈련을 이렇게 또 '뻥튀기'하는 것은 대국민 안심용이라기보다는 박근혜 정부가 '준전시 상태'를 만들려 하기에 더욱 위험하다. 또 그 과정에서 실체를 각색해서 국민들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보도로 또 핵항공모함이 행사가 아니라, 군사작전으로 부산항에 입항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군사 작전권도 없는 한국 정부가 아무리 '안보 정국'을 만들려고 애써도 그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국제정치 현실이다.
출처 [단독] ‘불굴의 의지’라는 한미해상훈련, 군당국 이번에도 ‘뻥튀기’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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