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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촛불은 바람불면 꺼져” 대통령 순장조 ‘막말의 역사’

“촛불은 바람불면 꺼져” 대통령 순장조 ‘막말의 역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막말 부역자들 <국회편>
[한겨레] 정유경 기자 | 등록 : 2016-11-23 08:21 | 수정 : 2016-11-23 11:04


지지율 5%. 밑바닥 민심을 가장 두려워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친박의 반격’에 나섰습니다. 공멸하는 새누리당을 두고 ‘침몰하는 배’ 운운하며 ‘순장조’를 자처한 이들은, 예전에도 청와대가 어려웠던 순간마다 막말을 퍼부으며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던 ‘파이터’들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막말 부역자’들과 그들이 해 온 말들을 소개합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운데)와 조원진(왼쪽)·이장우(오른쪽) 최고위원이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창광 기자



(1) 친박 돌격대 막말 선봉, 김진태(춘천)

지난 8월 ‘우병우 비리’가 ‘최순실 게이트’로 이어지기 직전 <조선일보> 주필의 비리를 폭로해 사태를 반전시켰던 당사자입니다. 김 의원의 폭로 이후 <티브이조선>(TV조선)의 미르·케이(K)재단 보도가 멈췄습니다. 청와대 혹은 비선실세의 요청을 받은 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나옵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월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대표의 호화 해외출장에 동행했던 언론인의 실명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공개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김 의원은 “청와대의 자료를 받아서 발표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엔 여야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될 때, 정작 중앙선관위로부터 고발 당한 김 의원은 쏙 빠지는 ‘특혜’도 누렸습니다.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 얘기 듣는다”던 이정현 당 대표와 싸잡혀 “순천이나 춘천이나”하는 비아냥을 받았습니다.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을 못하면 경찰, 검찰, 법원 당장 폐업하라” 목소리를 높이다가 최순실 관련 질문을 받자 일순 주저하는 김진태 의원 (10월 25일, ▶ 관련 영상 보기 : [영상] 김진태 의원님 #그런데_최순실은?)

"최순실 씨가 (태블릿PC를) 직접 사용했다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 걸로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다. 검찰이 JTBC의 보도경위를 수사해야 한다.” (10월 27일, ▶관련 영상 보기 : [비디오머그] 왜 최순실만? 문재인도 특검하자)

"새누리호는 난파 직전이다. 난 여기서 죽겠다.” (11월 4일)

(광화문 집회에) 불순 세력이 포함돼 있다. (경찰청장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검찰 수사나 특검이 끝나면 박 대통령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 (11월 17일)

(검찰이 대통령을 피의자로 공소장 내자) “훗날 역사는 여론에 굴복한 검찰 치욕의 날로 기록할 것” (11월 20일)

※ 김진태 의원의 경우 막말 리스트가 길어 다 싣기 어렵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이전 발언들을 보시려면 ▶ 송희영 폭로 앞장선 ‘친박 돌격대’ 김진태가 걸어온 길


(2) 궂은 일(?) 도맡은 해결사, 조원진(대구 달서병)

▲ 조원진 최고위원이 11월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김성태 의원(왼쪽 뒷모습)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타공인 친박의 ‘해결사’로, 야당이나 비박계를 공격할 때 앞장서 ‘강성’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지금도 비박을 상대로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것은 패륜”, “당 윤리위 제소감”이라고 퍼붓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땐 사고를 조류독감에 비유했고 유가족에게 막말을 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였는데,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때도 행동대장 노릇을 했습니다. (▶ 관련기사 보기 : ‘세월호 막말’ 새누리 조원진·이완영 의원 ‘공천 관문’ 통과)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 논란 당시엔 절친한 유 의원 대신 청와대의 편에 서 ‘뼈친박’(뼛속까지 친박)으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총선 땐 “진실한 친박을 가려낸다”는 ‘진박감별사’를 자청했고, 탈당 무소속 후보들에게 ‘대통령 존영을 반납하라’는 공문을 보내 극존칭 ‘존영 논란’을 불러일으킨 당사자입니다.

▲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6월 2일,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블로그 갈무리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기다리라며) “유가족이면 잘 쫌 계세요.” (2014년 7월 2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전직 대통령이 유병언하고 밥 먹은 사진이 나왔다. 확인해봤냐?” (2014년 7월 11일, 이후 조 의원은 ‘유병언이 아니라 조윤제 교수의 사진인 것을 알면서도 질문했다’고 시인하면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우리 역사교과서, 좌파·전교조 교과서 7종에는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한 곳에도 서술이 없다.” (2015년 10월 20일)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릴 테지만 조(조원진)가 (찾아)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 (2015년 12월 19일)

박근혜 정부의 사심 없는 개혁에 딴죽 거는 세력들이 나는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다.” (2016년 3월 29일)

(최순실 게이트 이후)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 (2016년 11월 1일)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것은 정치적 패륜행위다. 탄핵은 제2의 정치적 패륜이다.” (2016년 11월 21일)


(3) 적반하장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 박근혜가 지난 8월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소속 대구·경북 초·재선 의원들과 면담하기 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예정지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조원진 의원의 뒤를 이은 새누리당의 국회 정보위 간사로, 최순실 게이트 국면이 확대되기 전 야당을 ‘종북몰이’해 사태를 덮으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장이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거짓 브리핑’을 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 [현장에서] 새누리 정보위 간사 이완영의 질나쁜 거짓말) 이 ‘원죄’ 때문인지 발언을 삼갔지만, 11월 중순부터는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여당 간사로 ‘활약중’ 입니다.

세월호 국정조사 첫날(6월30일)부터 혼자 장시간 조는 모습이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되자 “별 것 아니다. 생리현상 가지고 그러는 건 좀 그렇지 않나”고 큰소리를 쳐 적반하장의 대명사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백남기 농민 사건 땐 “총으로 쏴 죽여도” 운운해 ‘막말 제조기’ 별명을 얻었습니다. 지역구인 성주에 사드 배치 졸속 강행 발표가 나자 반발했지만, 곧 청와대 편으로 돌아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비는 마음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진박임을 증명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내가 당신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하냐?”

“가족들이 전문 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 (2014년 7월 2일)

“미국에서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공무다.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그대로 패버리지 않느냐. 이런 게 선진국 공권력이 아닌가.” (2015년 11월 16일)

“박근혜 정부 성공 비는 마음 둘째라면 서러워할 이완영, 정부에 쓴 소리 하겠습니다. 정부 이번 발표는 잘못된 것입니다.” (2016년 7월 19일)

“(성주에 모여) 사드 배치(반대) 투쟁을 해오신 분들이 외부에서 왔다는 얘기” (2016년 10월 6일)

(최순실 게이트 이후)

“물에 빠질수록 침착해야 한다.” (2016년 11월 4일)


(4) 거기 두 분, 왜 그러세요 이장우(대전 동구)·김태흠(충남 보령·서천)

▲ 지난 8월 3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통과시킨 것을 거론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을 향해 “이게 새정치냐”고 고함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충청권 ‘강성 친박’인 이장우 의원“제발 저런 사람 뽑지 말아 달라”고 동료 의원이 부탁했을 정도로 고성과 파행 유발 등 ‘파이터’로 이름값을 높여온 인물입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 제기됐던 국회 교문위에서 최순실·차은택씨 등의 증인 채택 저지에 적극 나섰는데, 박 대통령의 사과 이후 ‘이름 값에 비하면’ 공개석상에서의 발언이 비교적 줄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11월 들어 당내 비박계 모임을 질타하고 친박 지도부 사퇴를 저지하는 발언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나오라고 하세요. 정정당당하게 대선불복하라고” (2013년 8월 14일)

“새누리당 위원들이 막말을 하는 것 봤습니까?” (2013년 8월 16일)

“(김용판·원세훈에게) 요즘 잠 제대로 못 자지요? 정말로 억울하지요? 저 같아도 정말 억울할 것 같아요.” (2013년 8월 16일)

“종북 얘기할 때 반론하면 종북 세력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8월 29일)

“대통령 성실히 보좌하는 사람들을 문고리 3인방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야말로 국정농단입니다.” (2015년 1월 9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최순실씨가 활개치고 다니던 시절 당 대표가 누구였냐” (2016년 11월 7일)

“대한민국이 전대미문의 비상사태에 처한 지금 저 혼자 살겠다고 물러나면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르냐” (2016년 11월 8일)

이 정부 들어 이노근·김태흠·김진태 등의 막말 ‘파이터’들이 새로 등판했지만, 이장우 의원과 김태흠 의원은 함께 할 때 더욱 빛났는데요. (▶ 관련기사 보기 : 거기 두 분, 왜 그러세요)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 때 회의록을 보면, “북한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우리 박근혜 정부를 흔드는 것이니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 의원에게 야당 의원이 “반대하는 것도 다 종북이냐”고 반복해서 묻자, 김 의원은 “그만 해!” “종북 얘기만 나오면 다 그러네…” 소리치며 거들었습니다. 이 의원은 훈수에 힘입어 “종북 얘기할 때 반론하면 종북세력”이라고 내지릅니다. (▶ 관련기사 보기 : 너네 둘 중 굳이 꼽으라면… ) 이 콤비는 최순실 특검법 표결 때도 나란히 ‘기권’했습니다.

▲ 국회 청소노동자들이 2013년 11월 26일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왼쪽)의 무기계약직 전환 거부 발언을 놓고 국회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정우 선임기자


김태흠 의원도 대표적인 ‘대야 공격수’였습니다. 주로 종북몰이가 특기였는데, 일반 대중에겐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반대하면서 한 망언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엔 비교적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요, 친박계들이 촛불집회를 둘러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반성하는 발언을 할 때 시위꾼도 아닌데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삼가자는 취지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 (2014년 8월 1일)

“이 사람들(국회 청소노동자)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3권 보장돼요. 툭 하면 파업 들어가고 할텐데” (2015년 11월 26일)

“나는 친박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부하고 이런 게 아니고, 윗사람들 나 싫어하는 스타일”, "윤상현 의원과 비교선상으로 (JTBC가) 내보냈는데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2016년 6월 14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촛불집회 참여는) 시민단체나 일반인들이 하는 짓이다. (국회의원이) 시위꾼은 아니지 않나” (2016년 11월 11일)

이 외에도 한 시민단체는 ‘병신년 친박 오적’(이정현·최경환·서청원·홍문종·조원진) 명단에 홍문종 의원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일 때도 이장우 의원과 테니스를 치는 배포를 보인 홍 의원은, 최순실 특검법 표결에서 기권을 택했습니다.

※ P.S. 왜 빠졌나? 친박계 ‘몸통’ 이정현·최경환·서청원

‘행동대장’이라고 부르기엔 ‘거물급’이자,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인 이들은 따로 다뤄야 합니다.

이정현 당 대표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비박계 의원들을 상대로 버티고 있습니다. “상한 국 안에 있는 것이면 국이든 건더기든 시금치든 거기서 거기”라며 비박계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최경환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의 ‘병신 5적’(박근혜·최순실·김기춘·우병우·최경환)으로 꼽힐 만큼,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거론됩니다. 한동안 조용했던 최 의원은 11월 16일이 되어서야 “지도부가 대안 없이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친박계 중진을 소집하는 등 청와대의 반격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친박계의 맏형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도 잊어선 안 될 인물입니다. 총선 공천에서 청와대가 대놓고 서 의원의 지역구를 밀어주면서 당내 분열이 시작됐습니다. “뒤에 숨어서 조직적으로 회유와 협박을 하는 조폭이나 다름없다”는 평을 듣습니다.

▲ 2004년 3월 24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당직자들이 당사를 천막당사로 옮기려고 현판을 내리고 있다. 새 당명으로 새누리당이 확정돼 한나라당의 이름은 14년 3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겨레> 자료사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친박’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친박계가 장악한 새누리당도 공멸하게 될까요? 적어도 ‘순장조’들은 스스로 말했듯 “난파한 새누리호”를 끌고 함께 사라질 각오로 보입니다. 다음 총선은 2020년 4월 15일입니다. 2001년 4월 16일 이전에 태어난 만 19살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선거권을 갖습니다. ‘세월호 세대’가 성인이 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출처  “촛불은 바람불면 꺼져” 대통령 순장조 ‘막말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