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법정서 드러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민낯’

법정서 드러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민낯’
사기죄 구속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압수수색 당하자
홍보계약 맺은 금호그룹 사장에 전화 “검찰에 가면 잘 말해라” 회유

[경향신문] 구교형·박광연 기자 | 입력 : 2016.12.21 06:00:02 | 수정 : 2016.12.21 06:00:03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62·오른쪽 사진)이 지난 8월 사기·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58·왼쪽)가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자 직접 ‘구명’에 나섰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7년 전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뉴스커뮤니케이션스에 거액을 입금하고 현안 해결을 요청했는데, 금호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송 전 주필을 조만간 불러 금호그룹 관련 의혹과 함께 2009~2011년 대우조선해양의 도움으로 유럽 호화 출장을 다녀오고 조카들을 부당 취업시켰다는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박 전 대표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오모 전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68)은 송 전 주필이 지난 8월 8일 오후 9시쯤 전화를 걸어왔다고 진술했다. 오 전 사장 진술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박수환 대표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금호그룹과의 계약서가 압수된 것 같으니 잘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서초동(검찰)에서 부를 수도 있다. 불려가게 되면 계약서 내용대로만 이야기하라”고도 했다.

2009년 4월 금호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압박받았다. 그러자 이를 유예하기 위해 뉴스커뮤니케이션스와 홍보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표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금호그룹은 11억원을 뉴스커뮤니케이션스에 송금했는데, 이는 박삼구 회장과 ‘2인자’인 오 전 사장만 아는 비밀이다.

오 전 사장과의 통화 첫날 송 전 주필은 “주무시는데 깨운 것 같으니 내일 오전에 다시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때만 해도 오 전 사장 휴대전화에 송 전 주필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았다. 신문사 최고위 임원이 밤늦은 시간 박 전 대표를 위해 친분관계가 두텁지 않은 이를 상대로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튿날에도 송 전 주필은 “서초동(검찰)에서 부르면 가서 얘기 잘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사장님도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과거 송 전 주필이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할 때 회식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다. 오 전 사장은 “송 전 주필이 논설위원실로 간 후 거의 만나지 못했다”며 “행사장에서 마주치면 인사 정도 하는 사이로 거의 10년 만에 통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주필은 조선일보에서 평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거쳐 주필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오 전 사장은 당시 박 전 대표를 접촉한 이유에 대해 “민유성 산업은행장과 일주일에 2~3번 만날 정도로 친분이 두텁고 돈독한 관계라는 정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표를 사회 고위층 인맥을 내세워 각종 현안을 해결해주겠다며 여러 기업에서 32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출처  [단독] 법정서 드러난 송희영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