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조 원 기부설? 그건 대국민 사기극이다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7-02-12 14:54:26 | 수정 : 2017-02-12 14:54:26
“얼마면 (불구속이) 되겠니? 얼마면 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뭐 이런 대화가 한바탕 오간 기분이다. 며칠 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조~2조 원의 상생기금을 내놓는다는 설(設)이 언론에 보도됐다. 8일 오전 삼성전자가 “그런 내용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하면서 소동은 가라앉았지만, 뒷맛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사연은 이렇다. 7일 오후에 <뉴스토마토>라는 매체가 ‘단독’ 마크를 달고 “이재용 부회장이 1조 원대 사재 출연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서울경제신문>이 받아 8일 조간 1면에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과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삼성계열사 지분 중 1조~2조 원을 출연해 사회공헌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를 본 삼성은 이날 오전 “일부 매체가 보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재 출연 및 상생기금 조성 계획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런데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정말로 개그스러웠던 대목은 따로 있다. ‘이재용 1조 원 기부설’에서 1조 원은 이재용이 기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과 이재용은 1조 원을 자기가 기부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1조 원은 원래부터 비리기업 삼성이 무려 9년 전에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한 돈이었다.
삼성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기부금 1조 원은 이재용의 아버지 이건희가 9년 전 기부를 약속했던 돈이다. 최초 보도한 <뉴스토마토>도 1조 원에 대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고 본인도 사재를 부담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보도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약속한 사회 환원 금액이 이미 1조 원을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재용이 지금 1조 원을 내놓는다면, 이건희의 약속에 이재용이 보탤 금액은 한 푼도 없다. 그냥 9년 전 이건희의 약속을 지금 이행하면 1조 원이 채워진다.
특검 발표 닷새 후 이건희는 자신을 불구속시켜 준 것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차명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한 뒤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이 추정한 ‘나머지’의 액수는 1조 원을 훌쩍 넘었다.
그런데 그걸 이건희가 언제 냈을까? 황당하게도 아직 내지 않았다. 돈을 내고 구속을 면한 관행도 화가 나는데, 약속한 돈마저 안 내고 버티는 파렴치한 짓을 삼성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과 이재용은 최근 자신들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자 아버지가 내기로 한 돈을 상생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새로 포장해 낼 것을 검토하는 모양이다. 이 정도면 거의 파렴치 사기범 수준이다.
그래서 이튿날 <서울경제신문> 보도에서는 이재용이 내놓겠다는 상생기금은 1조~2조 원으로 숫자가 살짝 바뀌었다. 출연 기금이 최대 2조 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자기들이 생각해도 1조 원을 내놓는다는 건 말이 안 됐을 것이다.
그런데 설혹 이재용이 1조 원을 더 보탠다 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재용이 보유한 재산 8조 원 자체가 불법과 편법으로 모은 재산이기 때문이다.
이재용은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재용은 자신의 재산 8조 원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 증여받은 돈은 고작 60억 원이고 이에 대한 증여세도 이미 다 냈다.
그런데 그중에서 고작 1조를 내놓으면서, 사회 환원이니 상생기금이니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삼성은 대대로 사고를 치고 난 뒤 오너들이 나서 “개인 재산을 사회 환원하겠다”면서 법망을 피해갔다. 하지만 그들의 사회 환원 약속은 매번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건희의 아들 이재용은 바로 직전 해에 삼성생명 주식을 고작 주당 9,000원에 사들였다. 그러니까 이건희는 아들이 9,000원에 인수한 주식을 무려 80배나 뻥튀기해 70만 원짜리라고 우긴 셈이다.
삼성의 지배자들은 자기 재산을 진심으로 사회를 위해 사용할 의지가 없다. 내놓을지 안 내놓을지도 확실치 않지만, 내놓는다고 해도 그것은 또 하나의 대국민 사기극일 뿐이다.
출처 이재용 1조 원 기부설? 그건 대국민 사기극이다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 발행 : 2017-02-12 14:54:26 | 수정 : 2017-02-12 14:54:26
“얼마면 (불구속이) 되겠니? 얼마면 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뭐 이런 대화가 한바탕 오간 기분이다. 며칠 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조~2조 원의 상생기금을 내놓는다는 설(設)이 언론에 보도됐다. 8일 오전 삼성전자가 “그런 내용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하면서 소동은 가라앉았지만, 뒷맛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사연은 이렇다. 7일 오후에 <뉴스토마토>라는 매체가 ‘단독’ 마크를 달고 “이재용 부회장이 1조 원대 사재 출연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서울경제신문>이 받아 8일 조간 1면에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과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삼성계열사 지분 중 1조~2조 원을 출연해 사회공헌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를 본 삼성은 이날 오전 “일부 매체가 보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재 출연 및 상생기금 조성 계획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런데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정말로 개그스러웠던 대목은 따로 있다. ‘이재용 1조 원 기부설’에서 1조 원은 이재용이 기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삼성과 이재용은 1조 원을 자기가 기부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1조 원은 원래부터 비리기업 삼성이 무려 9년 전에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한 돈이었다.
9년 전 내기로 한 1조 원, 아직도 안 냈다고?
삼성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기부금 1조 원은 이재용의 아버지 이건희가 9년 전 기부를 약속했던 돈이다. 최초 보도한 <뉴스토마토>도 1조 원에 대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고 본인도 사재를 부담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보도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약속한 사회 환원 금액이 이미 1조 원을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재용이 지금 1조 원을 내놓는다면, 이건희의 약속에 이재용이 보탤 금액은 한 푼도 없다. 그냥 9년 전 이건희의 약속을 지금 이행하면 1조 원이 채워진다.
▲ 박근혜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의철 기자
9년 전 이건희는 어떤 이유로 1조 원대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을까? 그 유명한 ‘삼성 비자금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무려 1,199개나 되는 이건희의 차명계좌를 발견했다. 차명계좌란 당연히 횡령했거나 탈세를 목적으로 만든 검은돈을 관리하는 계좌다.
이 1,199개의 계좌에 들어있던 돈이 무려 4조 5,000억 원이었다. 특검은 이걸 발견해 놓고도 “이건희가 나쁜 의도로 차명계좌를 만든 것은 아니다”는 황당한 논리로 구속을 면하게 해 줬다.
특검 발표 닷새 후 이건희는 자신을 불구속시켜 준 것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차명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한 뒤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이 추정한 ‘나머지’의 액수는 1조 원을 훌쩍 넘었다.
그런데 그걸 이건희가 언제 냈을까? 황당하게도 아직 내지 않았다. 돈을 내고 구속을 면한 관행도 화가 나는데, 약속한 돈마저 안 내고 버티는 파렴치한 짓을 삼성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과 이재용은 최근 자신들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자 아버지가 내기로 한 돈을 상생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새로 포장해 낼 것을 검토하는 모양이다. 이 정도면 거의 파렴치 사기범 수준이다.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습관적 기부 사기
그래서 이튿날 <서울경제신문> 보도에서는 이재용이 내놓겠다는 상생기금은 1조~2조 원으로 숫자가 살짝 바뀌었다. 출연 기금이 최대 2조 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자기들이 생각해도 1조 원을 내놓는다는 건 말이 안 됐을 것이다.
그런데 설혹 이재용이 1조 원을 더 보탠다 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재용이 보유한 재산 8조 원 자체가 불법과 편법으로 모은 재산이기 때문이다.
이재용은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재용은 자신의 재산 8조 원을 증여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 증여받은 돈은 고작 60억 원이고 이에 대한 증여세도 이미 다 냈다.
문제의 본질은 온갖 편법을 동원해 그 60억 원을 8조 원으로 불렸다는 데에 있다. 이 말은 한국 사회가 이재용으로부터 압류해야 할 돈의 총액은 증여세 4조 원이 아니라 8조 원 전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중에서 고작 1조를 내놓으면서, 사회 환원이니 상생기금이니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삼성은 대대로 사고를 치고 난 뒤 오너들이 나서 “개인 재산을 사회 환원하겠다”면서 법망을 피해갔다. 하지만 그들의 사회 환원 약속은 매번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다.
1999년 삼성자동차 경영 실패에 책임지고 이건희는 “2조 8,000억 원 상당의 삼성생명 주식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2조 8,000억 원이라는 금액은 당시 비상장 회사였던 삼성생명 주식을 주당 70만 원으로 계산해 나온 수치였다.
▲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14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있다. ⓒ정병혁 기자
하지만 이건희의 아들 이재용은 바로 직전 해에 삼성생명 주식을 고작 주당 9,000원에 사들였다. 그러니까 이건희는 아들이 9,000원에 인수한 주식을 무려 80배나 뻥튀기해 70만 원짜리라고 우긴 셈이다.
이재용이 사들인 가격대로 이건희의 기부액을 다시 계산하면 그가 삼성자동차 경영실패에 책임을 지고 내놓겠다고 한 재산은 고작 350억 원 정도였다.
삼성의 지배자들은 자기 재산을 진심으로 사회를 위해 사용할 의지가 없다. 내놓을지 안 내놓을지도 확실치 않지만, 내놓는다고 해도 그것은 또 하나의 대국민 사기극일 뿐이다.
지금 한국 사회가 이재용에게 요구하는 것은 되지도 않을 1조 원 기부설이 아니다.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는 것, 그것이 바로 한국 사회가 이재용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출처 이재용 1조 원 기부설? 그건 대국민 사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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