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강행, 공권력의 폭력과 사람 건강
생명권 침해당하는 한반도와 성주(星州) 소성리
[민중의소리] 허명석 (길벗 한의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청년회원) | 발행 : 2017-05-08 14:11:36 | 수정 : 2017-05-08 14:18:54
국정농단으로 결국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다. 하지만 그 수치스러운 범죄행각을 공모한 정당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고 말았다. 탄핵과 조기대선은 그간의 한국 정치를 민중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적폐를 가려 청산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정계에서는 사실상 대통령만 사퇴했지, 자유한국당은 94석(31.1%)이라는 국회 의석수를 버젓이 차지하고 있으며, 분단과 전쟁, 미국에 기생한 채 국민생명을 담보로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권의 외교·안보농단 적폐 중 적폐로 일컬어지는 사안이다. 안보문제는 국민, 또는 시민의 ‘생명’문제로 직결되며, 자국민의 생명권을 포기하면서 외국을 지켜준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사드 한국 배치야말로 동북아 패권을 놓고 공포의 균형이 또다시 깨어지는, 그런 군사적 갈등에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권이 짓밟혀온 과정의 결정적 귀추인 것이다.
건강이 극한으로 부정되는 것이 전쟁이다. 그리고 전쟁이란, 전쟁을 원했던 사람은 생명을 보전하고, 원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시민들은 생명을 잃어버리게 되는 건강 양극화의 극단적 상태를 의미한다. 더군다나 현대사에서 한차례 전쟁을 겪었던 시민들로서,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큼 본인의 생명과 건강이 최고조로 위협당하는 공포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시대의 진보가치는 약자가 받는 차별을 없애는 것을 크게 한 축으로 한다. 나는 여기에서 전쟁이 가져오는 어떤 섬뜩하고 냉혹한 차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국가 간의 전쟁위협이란 마땅히 온전한 삶을 누려야 할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써 차별하는, 차별 중에서도 최악의 차별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성주 군민들, 김천 군민들, 원불교 교인들, 전국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외침은 위와 같은 공포와 차별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간생명의 본질적 요구이다. 하지만, 4월 말부터 지금까지 이런 인간 본연의 마땅한 요구가 공권력의 폭력 앞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지난 4월 26일, 사드포대가 경북 성주 해당부지에 오전 일찍 배치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토 일부를 미국에게 떼어준 지 6일 만이었다.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새벽 1시경부터 수천 명의 경찰들이 헬멧과 방패를 갖춘 채 마을을 둘러싸고 사람들을 고립시켰다. 새벽 4시, 사드 엑스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를 비롯해 8대의 사드 장비가 경찰들의 호위 아래 마을길을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은 주민들과 원불교 교무들을 강제로 들어냈고, 그 충돌로 인해 주민과 교무 6명이 탈진, 타박상, 골절(갈비뼈, 손목)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 그밖에 12명이 다쳤는데 대부분이 할머니들이었고, 지금도 그 현장의 시민들은 80대 할머니를 폭력적으로 끌어낸 장면을 잊지 않은 채 절규하고 있다.
더해서 “마치 계엄령 내려진 듯”이란 어떤 증언과, 임순분 부녀회장의 “제발 민주경찰이라면 미군의 편이 아닌 주민들의 편을 들어 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무시를 했다”라는 언론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강제적, 폭력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임순분 부녀회장은 그대로 경찰의 팔꿈치에 앞니를 가격당하고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 때, 웃으며 사드 차량 안에서 핸드폰 영상으로 주민들을 촬영하던 미군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사드배치가 얼마나 반인륜적 행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전국민에게 각인되었다. 그 이후로도 경찰들은 대치상황에서 연행도 불사하며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겁박하고 있다. 4월 28일, 30일 연이어 공권력은 폭력적 상황을 일으켰다.
성주의 일상은 완전히 망가졌다. 사드 배치 자체가 한반도에 사는 사람 생명권의 심각한 침해인데, 배치과정 또한 인권 유린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생명으로 더없이 가득 찬 소중한 존재이다. 성주에서, 나아가 이런 나라에서 의료인은 어떤 건강을 외칠 수 있는가. 생명과 인권, 인륜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곳에서 건강이라는 허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차기 대통령은 이런 백해무익, 불법적 사드 배치를 원천적으로 무효화하고,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당사자 국가 간에 반드시 체결하여야 한다. 그래서 사드 배치의 명분을 근원으로부터 단절시켜 이 땅에 평화를 기초로 한 내실 있는 ‘사람 건강’의 가치를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않는다.
출처 [길벗 칼럼] 사드 배치 강행, 공권력의 폭력과 사람 건강
생명권 침해당하는 한반도와 성주(星州) 소성리
[민중의소리] 허명석 (길벗 한의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청년회원) | 발행 : 2017-05-08 14:11:36 | 수정 : 2017-05-08 14:18:54
국정농단으로 결국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다. 하지만 그 수치스러운 범죄행각을 공모한 정당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고 말았다. 탄핵과 조기대선은 그간의 한국 정치를 민중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적폐를 가려 청산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정계에서는 사실상 대통령만 사퇴했지, 자유한국당은 94석(31.1%)이라는 국회 의석수를 버젓이 차지하고 있으며, 분단과 전쟁, 미국에 기생한 채 국민생명을 담보로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권의 외교·안보농단 적폐 중 적폐로 일컬어지는 사안이다. 안보문제는 국민, 또는 시민의 ‘생명’문제로 직결되며, 자국민의 생명권을 포기하면서 외국을 지켜준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사드 한국 배치야말로 동북아 패권을 놓고 공포의 균형이 또다시 깨어지는, 그런 군사적 갈등에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권이 짓밟혀온 과정의 결정적 귀추인 것이다.
건강이 극한으로 부정되는 것이 전쟁이다. 그리고 전쟁이란, 전쟁을 원했던 사람은 생명을 보전하고, 원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시민들은 생명을 잃어버리게 되는 건강 양극화의 극단적 상태를 의미한다. 더군다나 현대사에서 한차례 전쟁을 겪었던 시민들로서,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큼 본인의 생명과 건강이 최고조로 위협당하는 공포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시대의 진보가치는 약자가 받는 차별을 없애는 것을 크게 한 축으로 한다. 나는 여기에서 전쟁이 가져오는 어떤 섬뜩하고 냉혹한 차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국가 간의 전쟁위협이란 마땅히 온전한 삶을 누려야 할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써 차별하는, 차별 중에서도 최악의 차별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성주 군민들, 김천 군민들, 원불교 교인들, 전국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외침은 위와 같은 공포와 차별인식을 바탕으로 한, 인간생명의 본질적 요구이다. 하지만, 4월 말부터 지금까지 이런 인간 본연의 마땅한 요구가 공권력의 폭력 앞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건강과 생명이 부정당하는 전쟁, 그리고 경북 성주
▲ 규탄대회에 참가한 성주시 초전면 소성리 할머니가 사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자환 기자
지난 4월 26일, 사드포대가 경북 성주 해당부지에 오전 일찍 배치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토 일부를 미국에게 떼어준 지 6일 만이었다.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새벽 1시경부터 수천 명의 경찰들이 헬멧과 방패를 갖춘 채 마을을 둘러싸고 사람들을 고립시켰다. 새벽 4시, 사드 엑스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를 비롯해 8대의 사드 장비가 경찰들의 호위 아래 마을길을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은 주민들과 원불교 교무들을 강제로 들어냈고, 그 충돌로 인해 주민과 교무 6명이 탈진, 타박상, 골절(갈비뼈, 손목)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 그밖에 12명이 다쳤는데 대부분이 할머니들이었고, 지금도 그 현장의 시민들은 80대 할머니를 폭력적으로 끌어낸 장면을 잊지 않은 채 절규하고 있다.
더해서 “마치 계엄령 내려진 듯”이란 어떤 증언과, 임순분 부녀회장의 “제발 민주경찰이라면 미군의 편이 아닌 주민들의 편을 들어 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무시를 했다”라는 언론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강제적, 폭력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임순분 부녀회장은 그대로 경찰의 팔꿈치에 앞니를 가격당하고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 때, 웃으며 사드 차량 안에서 핸드폰 영상으로 주민들을 촬영하던 미군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사드배치가 얼마나 반인륜적 행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전국민에게 각인되었다. 그 이후로도 경찰들은 대치상황에서 연행도 불사하며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겁박하고 있다. 4월 28일, 30일 연이어 공권력은 폭력적 상황을 일으켰다.
성주의 일상은 완전히 망가졌다. 사드 배치 자체가 한반도에 사는 사람 생명권의 심각한 침해인데, 배치과정 또한 인권 유린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생명으로 더없이 가득 찬 소중한 존재이다. 성주에서, 나아가 이런 나라에서 의료인은 어떤 건강을 외칠 수 있는가. 생명과 인권, 인륜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곳에서 건강이라는 허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차기 대통령은 이런 백해무익, 불법적 사드 배치를 원천적으로 무효화하고,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을 당사자 국가 간에 반드시 체결하여야 한다. 그래서 사드 배치의 명분을 근원으로부터 단절시켜 이 땅에 평화를 기초로 한 내실 있는 ‘사람 건강’의 가치를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않는다.
출처 [길벗 칼럼] 사드 배치 강행, 공권력의 폭력과 사람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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